이윤규 한국군사문제연 연구본부장
사관생도 시절부터 봉급 쪼개 전달
모교는 장학금 명칭 짓고 감사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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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생도 시절부터 50년째 봉급의 일부를 쪼개 모교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예비역 육군대령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이윤규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본부장.
마산삼진중학교는 지난 10일 열린 졸업식에서 제50주년 이윤규 화랑장학 수여식을 함께 개최했다.
화랑장학은 1976년 육군사관학교 3학년 생도였던 이 본부장이 분기 수업료인 월사금(月謝金) 5000원이 없어 학업을 포기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정부 정책에 따라 분기마다 보너스 개념의 봉급으로 지급된 5600원을 모교에 장학금으로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그의 결심은 어릴 적 경험에서 비롯됐다. 삼진중 재학 시절 월사금이 없어 학업을 포기하려는 장애 학우가 있었다. 이 친구를 돕기 위해 학생회와 함께 모금활동을 벌여 3000원을 모았다. 학우는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이 본부장은 언제고 기회가 되면 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
이후 장교로 임관한 그는 생활에 필요한 금액 외에 상여금 등을 아껴 분기마다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진급과 함께 봉급이 늘면서 1명이던 장학금 전달 인원도 2~4명으로 늘렸다. 중학교 교육이 무상교육으로 전환된 후에는 분기마다 전달하던 장학금을 졸업식 때 수여하는 것으로 바꾸고, 대상을 삼진종합고등학교 학생으로까지 확대했다. 2022년부터는 발간한 책 수익금을 바탕으로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이를 감사하게 여겨 ‘이윤규 화랑장학금’이라고 이름 짓고, 고마움을 표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장학금을 전달한 그는 자신이 40여 년 동안 연구한 『들리지 않던 총성 종이폭탄』 등 3권의 저서와 자서전 『제멋대로와 천사』도 함께 수여해 의미를 더했다. 반세기에 걸쳐 지금까지 이윤규 화랑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130여 명이다. 이들 중에는 고위공무원, 판사, 대기업 임원 등 사회 일선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이 많다.
이 본부장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렵게 공부한 것이 오히려 도전과 성공적인 삶에 밑바탕이 됐다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 그는 “덕분에 어렵고 바쁜 군 생활 동안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고 전역 후에는 경남대·부경대 등에서 후학을 가르칠 수 있었다”며 “후배들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자신의 꿈을 이뤘으면 한다”고 전했다. 임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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