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준비생 21명, 부사관 전원 합격…‘군인의 꿈’ 현실로

입력 2024. 12. 23   17:09
업데이트 2024. 12. 23   17:18
0 댓글

인천비즈니스고, 여군 인재 양성의 요람

쉼 없이 달려왔다 ‘부사관경영과’
여름에도 겨울에도 매일 체력단련
점심시간에는 자발적 운동 챌린지
모두 ‘국민체력 100인증’ 1등급 달성
대표학과 키운다 ‘학교 전폭 지원’ 
계룡대 병영 체험·군사영어 특강
다양한 군 특성화 교육의 결실
독도법·국방체육 등 과목 신설도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부사관 선발과정 합격자를 대거 배출해 화제다. ‘여군 인재 양성’을 목표로 인천 지역에서 유일하게 부사관경영과를 운영하는 인천비즈니스고등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인천비즈니스고는 군 출신 산학겸임교사와 기존 선생님의 협동 속에 군대 윤리, 체력 증진, 태권도, 리더십 등 군과 관련된 실무 과목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육·해·공군 및 해병대 부사관 선발과정에 지원한 21명이 전원 합격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20일 인천비즈니스고를 찾았다. 글=이원준/사진=김병문 기자 

 

지난 20일 인천비즈니스고등학교 체력단련실에서 부사관경영과 3학년 김가애·김빈희·박하윤·박효은 학생이 운동하고 있다. 네 사람은 올해 하반기 입영하는 부사관 선발과정에 합격한 상태다.
지난 20일 인천비즈니스고등학교 체력단련실에서 부사관경영과 3학년 김가애·김빈희·박하윤·박효은 학생이 운동하고 있다. 네 사람은 올해 하반기 입영하는 부사관 선발과정에 합격한 상태다.

 


수능시험도 끝나고 조금은 자유롭고 어수선한 시기, 인천비즈니스고 부사관경영과 3학년 교실엔 머리를 짧게 자른 김가애·김빈희·박하윤·박효은 학생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모두 부사관 선발과정에 합격해 이달 말 입영을 앞둔 상황. 이들은 기초군사훈련을 앞두고 학교 4층 체력단련실에서 운동하며 마지막까지 담금질에 나섰다.

부사관경영과 3학년 학생들은 ‘부사관 임관’을 목표로 올 한해 쉼 없이 달려왔다. 예비 부사관으로서 필수 역량인 강인한 체력을 갖추기 위해 추운 겨울날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여름까지 매일 아침 7시30분이면 운동장에 모여 체력단련을 했다. 운동장을 가득 채운 이들의 함성은 지역주민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을 정도다.

점심시간엔 자체적으로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챌린지’를, 방과 후엔 체력보강 교육도 운영했다. 체력증진을 위해 노력한 결과, 3학년 부사관 준비생 전원이 ‘국민체력100 인증’에서 1등급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예비 부사관으로서 학생들이 올바른 인성을 배양하고, 군에 대한 이해도를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군 특성화 교육을 마련했다. 학생들은 올 한해 △계룡대 병영 체험 △전방부대 견학 △10㎞ 전술행군 체험 △미군 초청 군사영어 특강 △야영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아울러 학교는 인천 지역의 육군17보병사단 등과 학·군 교류 활성화에도 힘썼다. 또 각 군 모병관과 협력해 진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선발 관련 정보를 제공받았다. 이 과정에는 20년 넘게 복무하고 육군상사로 전역한 박동규 산학겸임교사의 노력이 컸다.

학교는 인성지도와 면접 준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학생들이 각 군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높이고, 바른 군인으로서의 자세를 함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팔굽혀펴기를 하는 김빈희 학생.
팔굽혀펴기를 하는 김빈희 학생.



매일 반복된 체력단련과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준비는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끈끈한 전우애’로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 육군 장기복무 특임보병 부사관으로 선발된 김가애 학생은 “처음에는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과정들도 많았다”며 “하지만 동기들과 어려움을 공유하고 격려하면서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좋아서, 하고 싶어서 선택한 길이니 신나는 마음일 줄 알았는데 입영일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싱숭생숭하다”며 “임관식에서 상을 받을 제 모습을 상상하면서 앞으로 힘든 훈련도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육군 부사관에 합격한 박하윤 학생도 “남들보다 체력이 약하고 잔병치레도 잦은 편이라 걱정되지만, 저를 비롯한 동기들 전부 퇴교하는 사람 없이 전원 임관했으면 좋겠다”며 “머리를 짧게 자른 게 아까워서라도 교육훈련을 이겨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사관 선발과정에 합격한 3학년 학생 중 대학 진학을 선택한 3명을 제외하고, 총 18명이 입영했거나 입영할 예정이다.

인천비즈니스고는 올해 성과를 계기로 부사관경영과를 학교 대표학과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방부 및 각 군과 협의해 군특성화고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윤수 학교장은 “머지않아 군복을 입고 조국의 부름에 응할 학생들 모습을 떠올리니 자랑스러움과 뭉클함이 밀려온다”며 “군 전투력 발휘의 중추이자 리더로서 활약할 학생들을 앞으로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학교는 내년도 교육과정에 독도법, 군사영어, 국방체육 등 과목을 신규 편제할 계획이다.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군 인재 양성의 요람이자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방침이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