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동물’. 인간을 설명하는 말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표현이다. 이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필연적으로 살아가면서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고, 집단에 소속되기 마련이다.
인간관계는 우리의 생활과 뗄 수 없는 요소지만 항상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현대인의 스트레스 원인 중 하나가 인간관계이기도 하다. ‘갈등’이란 말 자체가 칡나무와 등나무가 얽힌 모습에서 나왔듯이 얽혀 있는 인간관계는 필연적으로 피로할 수밖에 없다. 가장 가까운 인간관계인 가족만 봐도 그렇다.
하물며 군대는 어떤가. 20년 이상을 서로 모르고 살던 이들이 삼시 세끼를 같이 먹는 식구(食口)이자 일을 같이하는 직장 동료가 돼 24시간 붙어 있는 곳이다. 갈등이 없을 수가 없다.
특히 무덥고 습한 날씨엔 불쾌지수가 높아 손가락만 한 뇌관이 장약을 터트리고 47㎏의 포탄을 날리듯 사소한 일로도 큰 마찰이 생길 수 있다. 서로를 믿고 전장(戰場)을 누벼야 하는 군인에게 갈등은 단순히 무시할 요소가 아니다. 육군의 핵심 가치인 ‘상호존중’에도 어긋난다.
이러한 갈등을 피하고자 ‘그럴 수도 있지’라는 태도를 권장한다. 이 말은 비판이 필요한 순간도 그냥 넘어가게 만드는 핑곗거리가 될 수도 있지만, 타인에게 둔감해지고 싶다면 도움이 된다. 인간은 모든 일의 원인을 따지고 들거나 날 선 상태를 항상 유지할 순 없다. 정신적인 피로가 쌓이고 금방 지치기 마련이라 일상생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적에게 대응하기 위한 날 선 전투력을 유지하려면 양질의 휴식 또한 그 요건 중 하나이듯 말이다. 어차피 인간은 100% 이해할 수 없다. 상술했듯이 가족 간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나도 모르는 자신의 모습이 있다. 신경 쓰이는 일이 있더라도 보다 너그럽게 넘어가는 태도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물론 법이나 규정을 위반하는 일, 예를 들어 병영생활 행동강령에 위반되는 행위에는 이러한 관용을 베풀면 안 된다. 하지만 인간관계도 잠시 휴식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그럴 수도 있지’라며 잠시 여유를 가져 보는 건 어떨까. 단체생활·공동생활은 결국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완전한 인간이 없듯이 아무리 착하고 올바른 사람이라도 화가 나거나 기분이 우울한 날들이 있기 마련이다. 감정은 날씨와 같아 우리가 어찌할 방도가 없다. 타인을 이해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그냥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틀린 방법은 아니다.
마음에 안 들고 신경 쓰이는 일에 보다 너그럽고 관용적인 태도를 갖춘다면 인간관계로 인한 피로감은 낮아지고, 전우애(戰友愛)는 보다 깊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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