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LAH-1 미르온 헬기 수락시험비행
불 내뿜는 용처럼, 앞·양옆·아래 화력 풀장착…날개 펼친 미르온
국내 기술로 확보 ‘천검’ 성능 탁월
자동비행조종장비 등 운용성 개선
“완벽 시험비행으로 전력화 기여” 각오
상상 속의 동물인 ‘용’은 예부터 복되고 길한 일을 불러온다는 상서로운 동물로 알려져 있다. 거대한 몸집으로 위용을 뽐내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능력까지 갖췄다. 적에게 위압감과 강한 화력을 보여야 하는 군 장비에도 안성맞춤인 이미지다. 육군항공의 새로운 얼굴이 될 전력이 베일을 벗었다. 지면을 박차고 힘차게 날아오른 ‘육군의 용’, LAH-1 미르온 헬기의 수락시험비행 현장을 찾았다. 글=배지열/사진=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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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한 관심 속 미르온 수락시험비행
5일 오전 경남 사천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비행장. 전날과 비교해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 탓에 온몸이 떨려왔다. 그러나 추위도 잠시, 안내를 받아 들어간 격납고에서 처음 마주한 LAH-1 미르온의 압도적인 외관에 추위가 싹 가셨다.
미르온은 순우리말로 용을 뜻하는 ‘미르’와 100을 뜻하는 ‘온’이 합쳐져 지어진 이름이다. 육군이 현재 운용 중인 AH-64E 아파치 가디언 헬기의 상호보완전력으로 운용될 소형무장헬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장에서 불을 뿜을 화력에 관심이 집중됐다. 우선 기체 좌측에 달린 공대지유도탄 천검이 눈길을 끌었다. 기존 대전차미사일과 비교해 사거리가 2배 이상 늘어난 천검은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해외 무기체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공대지유도탄을 순수 국내 기술로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어 기체 우측에서는 2.75인치 로켓이 위용을 드러냈다. 전면부 하단에는 20㎜ 기관포가 자리했다. 기체 앞쪽에서는 레이저를 활용해 전방 표적을 탐지하는 표적획득지시장비(TADS)도 장착됐다.
이 밖에도 조종사의 부담을 줄이는 자동비행조종장비 및 통합전자지도컴퓨터와 각종 대공 위협으로부터 기체를 보호하는 생존장비 등이 기존 헬기 대비 성능·운용성을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탰다.
미르온은 지난해 11월 두바이에어쇼에서 시제기로 시험비행을 펼쳤다. 회전익 항공기로는 처음으로 KUH-1 수리온과 함께 등장한 미르온은 우리 항공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섰다. 이후 여러 차례 수정 및 발전 과정을 거쳐 양산 1호기가 수락시험비행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날은 수락시험 일정이 시작된 지 6일 차이자, 비행 점검 이틀째다. 첫 시험비행인 만큼 1호기 한정 점검 항목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2주 일정을 소화한다. 추후 양산되는 호기의 수락시험비행에서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줄어들 전망이다.
조종사와 정비사 등이 모인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에서 비행 브리핑이 시작됐다. 현재까지는 기체에 이상이 발생했다거나 추가로 확인해야 하는 특이사항은 없는 상태였다. 기상 역시 걸림돌이 없었다. 날씨마저 미르온의 안전한 비행에 응원을 보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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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화 앞서 ‘안전 또 안전’ 강조
‘다시 기본으로,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 ‘절차는 순서대로, 안전은 탄탄대로’
격납고 내부에 붙어있는 플래카드 문구를 보며 이곳이 얼마나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는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항공학교 정비근무대 소속 검사관들은 오전에 장비 점검을 한 데 이어 오후에도 비행 전 점검으로 반복 확인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충성!” 곧 이륙할 미르온을 조종할 인원들이 이종화(준장) 육군 시험평가단장에게 우렁찬 목소리로 신고했다.
이 단장은 비행에 앞서 “우리 자체 능력으로 개발한 수리온이 야전에서 임무수행을 잘하고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미르온 역시 육군항공 전력의 큰 획을 그을 것”이라며 “전력화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마지막 호기 전력화까지 임무완수를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준비를 마친 미르온의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주변의 모든 소음을 집어삼킬 만큼 큰 엔진음과 프로펠러 소리를 내며 마침내 움직인 미르온. 지상에서 바퀴를 굴리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활주로 끝까지 갔다가 어느새 원위치로 돌아왔다.
다음은 비행 차례. 한참 서 있던 미르온의 프로펠러 소리가 커지더니, 하늘로 날아올랐다. 공중에 뜬 기체가 잠시 좌우로 흔들리더니 안정적으로 비행에 성공했다. 이어 기수를 반시계 방향으로 90도씩 돌렸다가 수평·수직으로 기동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선보이며 예정된 일정을 마무리했다.
비행을 무사히 마친 이진형(준위) 시험평가단 수락시험비행조종사는 “미르온의 개발 과정에 참여한 조종사로서 양산 1호기를 마주하는 감회가 새롭다”며 “야전에서 미르온을 조종할 인원들이 안심하고 작전을 펼치도록 완벽한 시험비행으로 최상의 무장헬기 전력화에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시험평가단은 이번 미르온 1호기 수락시험비행을 시작으로 향후 최종 호기까지 철저하고 안전한 시험비행을 통해 육군항공 전력 증강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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