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전우야, 난 조금 천천히 가련다’

입력 2024. 10. 28   17:11
업데이트 2024. 10. 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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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훈련·KCTC 훈련 완수
동반입대 동기와 유종의 미
남다른 책임감 ‘전역 연기’

“군 생활 마지막까지
임무 수행할 수 있어 영광
전우들 있어 든든했다”

“끝까지 임무 완수! 전역 연기를 신청합니다!”
‘국방부 시계는 느리게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군 복무 중인 장병들에게 전역을 기다리는 시간은 평소보다 더디게 흐른다는 것. 그만큼 복무기간이 끝나는 날을 학수고대하는 이들이지만, 오히려 전역일자를 연기하는 사례도 있다. 후임들에게 쏟는 애정과 훈련을 소화할 부대를 향한 책임감으로 전역을 미루고 끝까지 임무를 수행한 예비역 장병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배지열 기자/사진=부대 제공

 

박민수 예비역 병장.
박민수 예비역 병장.


육군3포병여단 천도대대 박민수 예비역 병장

군 생활을 뜻깊게 마무리하기 위해 전역을 연기하고 호국훈련과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 전투지휘검열까지 소화한 장병이 귀감이 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육군3포병여단 천도대대에서 탄약운반차 운전병으로 임무를 수행한 박민수 예비역 병장.

3포병여단은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호국훈련과 지작사 전투지휘검열을 했다. 박씨는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마지막까지 전우들과 함께하기 위해 23일 예정이던 전역일을 28일로 미뤘다.

그는 “18개월 군 생활을 뜻깊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해 왔다”며 “정든 부대원들과 같이 훈련하면서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후임에게 전수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그는 복무기간 중 특급전사는 물론 대대 주특기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평소 부대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모범병사였다. 특히 육군본부에서 연 ‘2024년 전반기 청년DREAM, 국군드림 전투체력단련 경연대회’에서 대대가 ‘KB 드림상’을 받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충훈(중령) 대대장은 박씨와 관련해 “복무기간 동안 부대와 전우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범적인 병사였다”고 설명한 뒤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임무 완수를 최우선으로 마지막까지 군인의 책무를 실천해 준 것에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승준 예비역 병장.
이승준 예비역 병장.


육군8기동사단 독수리여단 이승준 예비역 병장

육군8기동사단 독수리여단 이승준 예비역 병장 역시 호국훈련으로 군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전역일을 연기하고 임무를 완수하는 남다른 책임감을 보여 줬다.

이씨는 기계화부대의 일원으로서 호국훈련이라는 대규모 기동훈련을 하면서 그동안 동고동락한 전우들과 군 생활의 마지막을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고자 지난 23일로 예정됐던 전역을 연기했다.

이씨는 훈련기간 통신중계소에서 무선장비를 운용하면서 전투 무선장비 운용병 임무를 완수했다. 특히 훈련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후임들에게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훈련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부대는 호국훈련을 마친 지난 26일 전우들이 환송하는 가운데 이씨의 전역식을 했다. 그는 “기계화부대의 대규모 기동훈련에 부대 간부와 후임들까지 하나로 단결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조금이나마 부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밝혔다.

양희철(대위) 통신중대장은 “이씨는 평소 후임들에게 모범이 되는 장병이었다”며 “부대를 위해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마지막 훈련에 임해 줘 중대원들의 사기가 올라갔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왼쪽부터 박정원·박예성·정태용 예비역 병장.
왼쪽부터 박정원·박예성·정태용 예비역 병장.


육군60보병사단 박정원·박예성·정태용 예비역 병장

육군60보병사단 군수지원대대에서 복무한 박정원·박예성·정태용 예비역 병장도 훈훈한 감동을 전했다. 지난해 4월 23일 같은 날 입대해 그해 7월부터 사단 군수지원대대 수송중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세 사람은 전역을 미루고 1군단 동시통합훈련까지 받고 난 지난 25일 군복을 벗었다.

대형차량 운전병인 박예성 씨가 먼저 동기들에게 전역 연기를 제안했고, 연료관리병인 정씨와 대형차량 운전병인 박정원 씨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기꺼이 동참했다.

이들은 복무기간 동안 수송중대원으로서 차량 운행과 정비 등 완벽한 임무 수행으로 부대원들의 안전한 이동을 도왔다. 특히 직별 선임병으로 후임들에게 아낌없이 노하우를 전달하는 등 타의 모범이 됐다.

또한 이들은 동원훈련, 화랑훈련, 호국훈련, 혹한기 전술훈련 등 크고 작은 교육훈련 때 작전지역 곳곳을 누비면서 지역별 위험구간을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기에 끝까지 후임들과 함께하며 많은 도움을 줬다.

박예성 씨는 “군 생활의 마지막까지 훈련장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뜻을 함께해 준 전우들이 있어 든든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우석(왼쪽)·김민재 예비역 병장.
권우석(왼쪽)·김민재 예비역 병장.

 

박준성 예비역 병장.
박준성 예비역 병장.


육군7보병사단 권우석·김민재·박준성 예비역 병장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훈련을 받은 7보병사단에서도 전역 연기사례가 들려왔다.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인제군에서 진행된 KCTC 훈련은 험준한 산악지형과 궂은 기상 등 악조건을 극복하고 전문대항군연대와의 쌍방 자유기동식 교전을 통해 전시 임무 수행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강도 높게 전개됐다.

KCTC 훈련을 위해 교육훈련과 체력단련에 매진하던 상승불사조여단 권우석·김민재 예비역 병장은 전역 예정일인 지난 17일 이후로도 훈련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전역을 미루고 훈련에 동참하기로 결심했다. 동반입대했던 두 사람은 적극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하고자 기존 직별 대신 소총수를 자원해 최선봉에 섰다. 권씨는 “동반입대 동기와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KCTC에서 군 생활 마지막 훈련을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전역을 연기한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열과 성을 다해 훈련했다”고 말했다.

차륜형 장갑차 조종수인 연승여단 박준성 예비역 병장도 지난해 경험한 KCTC 훈련의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전역일을 16일 연기하면서 상승불사조여단 훈련의 지원부대 자격으로 동참했다. 박씨는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부대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 훈련을 준비했다”며 “힘들었지만 전우들과 합심해 좋은 결과를 거두고 전역하는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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