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휴가 중에도…폭염 속에서도… 위급한 상황서 시민 생명 구조

입력 2024. 09. 23   17:37
업데이트 2024. 09. 23   17:50
0 댓글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과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도 잇따랐다. 폭염과 사고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데 앞장선 육군 장병들의 이야기가 뒤늦게 전해졌다.

육군1공병여단 노재현 상사. 부대 제공
육군1공병여단 노재현 상사. 부대 제공


“한가로이 물놀이를 하던 중 어디선가 ‘쿵’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육군1공병여단 응급구조부사관 노재현 상사의 술회다.

노 상사는 지난달 7일 경기도 고양시 일대의 야외 수영장에서 심폐소생술로 응급환자를 구조했다. 수영장을 거닐던 한 여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휴가차 이곳을 방문한 노 상사가 이 모습을 목격했다.

쓰러진 여성에게 달려간 노 상사는 입안의 이물질과 호흡·맥박을 확인했다. 여성의 기도를 확보하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시행한 후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에 무사히 인계했다.

그의 선행은 현장에서 이 상황을 지켜본 목격자가 국민 신문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노 상사의 발 빠른 응급처치를 본 목격자는 “자기 일도 아닌데 발 벗고 나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군인이 멋지고 든든하다”고 전했다. 이에 노 상사는 “군인으로서, 응급구조부사관으로서 사명을 다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밝혔다.


육군52보병사단 독수리여단 오종철 상사·박규태 중사·김두희 중사. 부대 제공
육군52보병사단 독수리여단 오종철 상사·박규태 중사·김두희 중사. 부대 제공


52보병사단 독수리여단 기동중대 오종철 상사와 박규태·김두희 중사는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7월 도로에서 쓰러진 노인을 구조했다.

이들은 경기도 안양시 안양동 일대에서 생도 필기시험 감독을 마치고 차를 타고 부대로 복귀하던 중 도로에 쓰러져 있는 80대 남성을 발견했다.

이날은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돌아 일대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더군다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좁은 도로에 통행량까지 많아 자칫 2차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박 중사는 도로를 주행 중인 차들을 안전하게 통제한 뒤 119안전센터에 신고했다. 오 상사는 쓰러진 남성을 그늘진 곳으로 옮기고 상의를 탈의해 몸과 손 부위에 냉수를 뿌리는 등 온열손상 예방 조치를 차분하게 진행했다. 김 중사는 근처 약국에서 사각거즈와 6인치 붕대를 구해 상처가 있는 머리에 응급처치를 하고,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체온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골든타임 내 이뤄진 응급처치 덕분에 이 남성은 호흡과 의식을 되찾았다. 이후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육군1산악여단 김신철 상사. 부대 제공
육군1산악여단 김신철 상사. 부대 제공


김신철(상사) 1산악여단 정찰소대장 역시 폭염 속 시민 구조에 앞장섰다. 그는 지난 3일 강원도 삼척시 소방방재연구센터를 지나가던 중 자전거에 깔려 쓰러진 70대 어르신을 발견했다. 당시 체감온도는 35도를 훌쩍 넘었고 근처를 지나다니는 행인도 없어 심각한 온열손상이 우려됐다. 김 상사는 즉시 달려가 자전거를 치우고 의식을 확인한 후 응급조치를 했고,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119 구조대에 신고했으며, 어르신이 병원으로 후송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 상사는 “군인으로서 사람을 구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주변을 살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적극 돕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육군31보병사단 공병대대 임지영 소위·박민체 하사·이수 하사·정다혜 대위. 부대 제공
육군31보병사단 공병대대 임지영 소위·박민체 하사·이수 하사·정다혜 대위. 부대 제공


31보병사단 공병대대 정다혜 대위, 임지영 소위, 박민체·이수 하사도 폭염 속에서 시민을 구조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정오에 업무를 위해 광주광역시 북구 삼각동 인근을 이동하던 중 갓길에 쓰러진 어르신을 목격했다.

폭염으로 도로가 뜨거워진 상태라 환자를 그대로 둔다면 위험할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곧바로 차를 세우고 달려간 정 대위는 온열질환으로 인한 열탈진임을 직감하고 박 하사와 이 하사에게 환자를 그늘진 곳으로 부축할 것을 지시했다. 임 소위는 어르신의 수분 섭취를 위해 인근 주민센터에서 생수와 물티슈를 구해왔다.

장병들 덕분에 어르신은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정 대위 일행은 119구조대로부터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에야 부대로 복귀했다.

장병들의 선행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전해졌다. 국민신문고 글에는 “군인들이 보여준 응급처치가 침착하고 조직적이라 놀라웠고 많은 시민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적혀 있다.

정 대위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인데 이렇게 칭찬해 주시니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이번 일을 긍정적인 계기로 삼아 앞으로도 군인으로서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지열 기자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