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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CW 국제화학방호교육 교관 임무를 마치며

입력 2024. 09. 23   16:22
업데이트 2024. 09. 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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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열 육군대위 국군화생방방어연구소 화학합성분석과
남한열 육군대위 국군화생방방어연구소 화학합성분석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화생방사)는 얼마 전 ‘OPCW 화학사고 및 테러 대비 초기 대응교육 기본과정’을 화생방사에서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아시아 지역 방글라데시를 포함한 13개국에서 18명의 교육생이 참여했다.

2022년부터 계속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수차례 제기됐고, 각종 화학무기에 의한 위협이 우리 사회와 국제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화학물질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지만 의도치 않게 혹은 악의적 의도를 갖고 무기로 사용될 경우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러한 화학물질 및 무기 사용을 방지하고자 1993년 1월 화학무기의 개발·생산·비축·사용 금지 및 폐기에 관한 협약인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이 조인됐다. 이후 1997년 4월 발효된 CWC를 이행하고자 설립된 ‘OPCW’는 회원국들이 조약을 충실히 실천하도록 감시하며, 화학 위협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화학방호교육의 기본과정·고급과정을 포함한 다양한 교육과 숙련도 시험(proficiency test) 등을 매년 시행 중이다.

화생방사 예하 화생방방어연구소는 매년 OPCW가 주관하는 숙련도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전 세계 26개국만 얻은 OPCW 지정실험실로 인정받고 있으며, 2005년부터 이뤄진 OPCW 국제화학방호교육 기본과정에 교관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교육은 기본과정 교육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화학무기와 사고의 기초부터 개인 보호물질 숙달과 정찰, 제독 관련 실습으로 구성했다.

나는 화학작용제, 산업 독성물질과 제독기술 소개라는 2개의 과목 주 교관으로 참여했다. 여러 직업을 가진 13개국 교육생이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끊임없는 질문과 토의를 하면서 상호 발전하는 모습을 교육 중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상황 발생 시 초기 대응인원의 능력과 조치사항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비록 교관으로 참여했지만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번 교육을 포함해 총 4번 OPCW와 인연을 맺게 됐다. 이렇게 교육생과 교관 지원을 하면서 화학무기 위협에 대응하려는 국제사회의 공동 목표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 같아 큰 보람을 느꼈다. 또 다채로운 국가·직업·언어를 가진 교육생들을 가르친다는 게 다소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꾸준한 준비와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원활하게 교육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OPCW 교관 임무는 국제사회의 화학무기 위협 대응과 우리 군의 화생방 방호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을 다짐할 수 있게 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또 열정적인 교육생들과 호흡을 맞추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그들에게 우리나라의 우수한 화생방 관련 기술을 홍보할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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