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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만든 맞춤형 운동법·식단으로… “지방은 ‘쏙’ 빼고 근육은 ‘쑥’ 늘렸죠”

입력 2024. 09. 19   16:58
업데이트 2024. 09. 2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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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16전비, 국군체육부대와 체력 증진 프로그램 ‘피지컬 16’ 시행

인바디 측정 개인별 운동계획 수립 

몸이 힘든 날엔 가벼운 러닝으로
컨디션 좋은 날엔 스쿼트·프레스
3주마다 체성분 검사 10주 ‘구슬땀’
내달 대사증후군 관리 프로그램 운영

 

공군16전투비행단·국군체육부대 합동 체력 증진 프로그램 ‘피지컬 16’ 참가자들이 복부 운동을 하고 있다.
공군16전투비행단·국군체육부대 합동 체력 증진 프로그램 ‘피지컬 16’ 참가자들이 복부 운동을 하고 있다.

 


‘체력은 국력’. 과거 흔히 접했던 이 표어는 여전히 유효하다. 지금도, 앞으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한 전투력의 기초는 체력이다. 우리 군은 이 같은 이유로 장병 체력 증진에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공군16전투비행단(16전비)은 부대원 기초체력 향상과 운동 습관 형성에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았다. 국가대표 선수를 비롯한 장병 체력 증진 방안을 연구·시행하는 국군체육부대와 힘을 합친 것. 지난 7월부터 이달 20일까지 10주간 이뤄진 16전비의 체력 증진 운동 프로그램 ‘피지컬 16’을 소개한다. 글=김해령 기자/사진=부대 제공

“운동에 영 재미를 못 붙이던 제가 이제는 습관처럼 운동하게 됐습니다. 모두 ‘피지컬 16’ 덕입니다.”

16전비 공병대대 이민준 일병은 운동과 거리가 먼 청년 중 한 명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피지컬 16’에 참여하게 됐고, 이제 ‘취미가 운동’이라고 말할 만큼 운동을 즐기고 있다.

이 일병은 골격근량이 남성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국군체육부대 연구원과 16전비 항공의무대대 간호장교는 이 일병에게 맞춤형 운동법과 식단을 제시했다. 

이 일병에게는 컨디션에 따라 중량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번갈아가며 시행하는 운동법이 처방됐다. 식사량은 다소 늘릴 것을 권장했다. 하루 3~4끼 정도 꾸준히 먹는 것을 추천했다. 목표치에 맞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섭취량과 적정 대사량도 설명해줬고, 군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식품군도 알려줬다.

이 일병은 계획대로 매일 운동했다. 몸이 힘든 날엔 가벼운 러닝을, 컨디션 좋은 날엔 스쿼트나 프레스 같은 중량 운동을 했다. 식사는 병사식당의 영양가 있는 식단과 더불어 추가로 필요한 영양소는 군 마트에서 계란, 단백질바, 오트밀 음료 등을 통해 보충했다.

몸의 변화를 주기적으로 관찰하고자 3주마다 체성분 검사(인바디)도 했다. 그 결과 체중과 골격근량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외적으로나 수치상으로 나아지는 몸을 보자 운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배가됐다. 이 일병은 “‘피지컬 16’으로 운동을 즐기게 됐고 건강한 몸도 얻게 됐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16전비와 국군체육부대가 함께한 장병 체력 증진 프로그램 ‘피지컬 16’은 신청자의 인바디 측정으로 시작된다. 국군체육부대와 16전비 항공의무대대는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운동 계획·식단을 수립한다. 사람마다 부족한 부분이 달라 개인별 목적에 맞는 운동과 생활 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체력 수준과 부상 유무가 운동처방 기준이 된다.

국군체육부대 국군전투체력개발센터 진정권 운동생리연구원은 “사람마다 운동 특성이 다르다”며 “각자 체력 요소인 전신지구력·근력·유연성·민첩성·순발력 중 부족한 부분이 향상되도록 개개인에게 맞는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운동법을 설계해준 국군체육부대 연구관들은 국가대표 등 부대 소속 엘리트 선수를 지원해주는 전문가들이다. 이들 주요 임무는 선수 경기력 향상, 군 전투 체력 향상을 위한 연구다. 대표적인 지원 사례로 최근 2024 파리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조영재 병장이 있다.

임태홍 운동처방연구관은 “조 병장은 훈련에서 우수한 기록을 보였으나 실제 경기에선 심리적 부담감으로 기대치보다 낮은 결과를 보였다”며 “전문적인 스포츠심리상담으로 스트레스 대처 전략을 강구, 최상의 경기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도왔고, 올림픽에서 국내 최초 남자 속사권총 25m 은메달의 주인공이 됐다”고 말했다.

 

 

임태홍 운동처방연구관이 장병들에게 맞춤형 운동법을 제시하고 있다.
임태홍 운동처방연구관이 장병들에게 맞춤형 운동법을 제시하고 있다.

 

부대 인근 체육관에서 크로스핏 중인 장병들.
부대 인근 체육관에서 크로스핏 중인 장병들.



단체 운동으로 효과↑…개인별 운동도 코치 

운동 계획이 수립되면, 본격적인 운동이 이뤄진다. 운동 프로그램은 두 가지 형태다. 단체 운동과 개인 운동이다. 단체 운동은 항공의무대대 자체 프로그램이 있다. 주 3회 선착순 신청자 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항공의무대대장과 간호장교, 운동처방사인 이은지 중위의 지도하에 1시간 동안 타바타 운동, 밴드 운동, 맨몸 운동 등을 배웠다. 또 주 1회는 전문 강사를 부대로 초청해 크로스핏 운동을 마련했다. 이 밖에 참가자들은 개인적으로 일과 전·후 시간을 이용해 달리기, 근력 운동을 추가로 했다.

부품정비대대 변석빈 하사는 체지방량이 높아 근육량 증가보다 체지방 감소를 목표로 운동 계획을 수립, 실시했다. 변 하사는 매일 아침 5㎞를 달렸고 점심 후엔 30분 걷기 또는 실내 자전거를 탔다. 저녁에는 항공의무대대대 단체 운동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했고 프로그램이 없는 날엔 하체·코어, 상체 근력 운동 위주로 전날 운동한 부위와 겹치지 않게 번갈아 가며 했다. 이와 함께 간헐적 단식과 닭가슴살 채소 위주의 섭취 등 식단 관리도 함께했다.

16전비 항공의무대대는 부대원에게 더 전문성 있는 운동 방법을 알려줄 방안을 찾다가 국군체육부대의 힘을 빌리게 됐다고 한다.


운동 동기부여·여건 조성 체력 증진 앞장 

‘피지컬 16’ 총등록자는 81명, 이 중 20여 명이 프로그램 종료 일인 20일까지 꾸준히 운동과 식단을 유지했다.

‘중년장병’ 장비정비대대 이광용 준위는 20년 동안 빼지 못했던 살을 이번 프로그램으로 5㎏이나 감량했다. 이 준위는 “처음에는 나이 어린 친구들과 같이하는 것이 가능할까,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까 생각도 많이 했다”면서 “많은 이의 도움으로 운동에 빠짐없이 참여했고 효과가 제대로 나타났다”며 기뻐했다.

16전비는 앞으로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부대원 체력 증진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10월부터는 ‘대사증후군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부대원 중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만 하는 대상자들을 선별해 인바디뿐만 아니라 혈액·초음파 검사 결과까지 활용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장병 대상 체력 증진 프로그램도 보완해 내년에 다시 시작한다.

황현정(소령) 항공의무대대장은 “16전비는 번화가와 거리가 멀어 간부들도 운동하러 다니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라며 “혼자서는 운동하기 어려워하는 장병·군무원분들을 위해 운동하기 좋은 선선한 계절부터 프로그램을 시작해 2025년 한 해를 ‘함께 건강하게’ 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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