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위기 고조 정세에도 평화수호 발걸음은 당당하다

입력 2024. 08. 26   17:20
업데이트 2024. 08. 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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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부대 30진 파병 환송식

장병 247명, 가족 응원 받으며 임무 완수 다짐

불법 무장세력 유입 감시·의료지원 등 수행
최종점검 후 2개 제대 내달 각각 2·10일 출국

우리나라 최장기 파병부대인 레바논평화유지단(동명부대). 어느덧 동명부대 30진의 파병 날이 다가왔다. 최근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로 위험이 고조됐지만, 동명부대는 묵묵히 파병길에 오른다. 글=조수연/사진=조종원 기자

 

26일 인천시 계양구 국제평화지원단 연병장에서 열린 ‘동명부대 30진 환송식’에서 장병들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6일 인천시 계양구 국제평화지원단 연병장에서 열린 ‘동명부대 30진 환송식’에서 장병들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현지 갈등 고조상황에도 임무완수 의지 

세계 최고의 전투력으로 레바논에서 유엔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할 동명부대 30진 환송식이 26일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국제평화지원단(국평단)에서 개최됐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 위기가 높아지면서 중동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유엔 레바논 특별조정관실과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은 최근 공동성명에서 양측을 향해 “포화를 중단하고, 확전을 유발하는 추가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동명부대 파병 장병들의 어깨가 무겁다. 마중 나온 가족과 친지들은 걱정되는 마음을 애써 감추며 손을 흔들었다.

곽종근(중장) 특수전사령관 주관으로 열린 행사에는 동명부대 30진 장병 247명, 가족·친지 등 850여 명이 참석했다.

파병 장병들은 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이후 7월 16일 편성식을 거쳐 교육훈련에 매진했다. 이날 환송식을 마친 30진 장병들은 최종 점검 후 2개 제대로 나뉘어 각각 9월 2일과 10일 레바논으로 출국한다.


한 장병이 자녀들로부터 잘 다녀오라는 인사와 함께 볼뽀뽀를 받고 있다.
한 장병이 자녀들로부터 잘 다녀오라는 인사와 함께 볼뽀뽀를 받고 있다.



6·25전쟁 당시 도움에 보답한다

올해로 파병 17년째를 맞은 동명부대는 UNIFIL의 일원으로 2007년 7월 19일 1진이 현지에 전개했다. 이스라엘·레바논 적대행위 감독, 불법 무장세력 유입 감시 등의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감동적인 민군작전과 의료지원은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최재민(중령) 30진 준비단장은 “레바논은 현재 위기가 고조된 상황으로, 어느 때보다 유엔 평화유지군의 역할이 중요한 때”라며 “유엔이 부여한 위임명령과 과업을 준수한 가운데 모범적인 동명부대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동명부대는 지난 17년 동안 현지인들의 찬사를 받아온 최고의 부대”라며 “30진 전 장병도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나 돼 임무를 완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혜림 대위
강혜림 대위


군종법사 강혜림 대위
“불교 자비·보시 정신 알리겠다”
여군 법사 첫 투입…성별 넘어 파병길 개척 앞장

파병 장병과 가족들 무리 사이에 비구니 스님이 눈에 띄었다. 바로 동명부대 30진 유일의 군종장교인 강혜림 대위다. 그는 여군 군종법사로는 최초로 파병부대에 편성됐다.

강 대위는 주둔지 반경이 좁고 생활공간이 협소한 데서 오는 격리감과 스트레스를 느낄 30진 장병들의 마음을 돌보게 된다. 그는 불교의 중요한 덕목인 자비와 보시(布施·정신적 도움을 베푸는 행위)를 동명부대 장병들에게 알리겠다고 했다.

그는 여군 군종법사 최초로 파병에 투입된 만큼 여군 군종법사의 파병을 개척하는 데에도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파병 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성별을 뛰어넘어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여군 군종 장교들이 용기를 내 파병부대에 지원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현지 임무 수행 노하우를 익혀오겠습니다.”

 

박성규 대위
박성규 대위


작전7팀장 박성규 대위
“군인정신으로 가장 먼저 나설 것”
‘군번 3개’ 군 애정 남달라…해외파병 꿈 이뤄

작전7팀장 박성규 대위는 군번을 3개나 갖고 있다. 그는 2014년 육군1군단에서 병사로 복무하던 중 특전사를 동경해 부사관에 지원했고, 황금박쥐부대에서 근무했다. 이후 2020년에는 장교로 임관했다.

KCTC 전문대항군연대 소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던 중 꿈꿔온 해외파병 기회를 잡았다. 그는 “부사관 시절 국평단에 지원했다가 아쉽게 탈락했다”며 “가족과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멋있었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해외파병을 간다”며 벅찬 표정을 지었다.

현지의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지만 두려움은 없다. 박 대위는 “군인정신은 나라가 위험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나서는 것”이라며 “죽을 걸 알면서도 명령이 떨어지면 가는 것이 군인이기에 현지에서도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강병윤 중사
강병윤 중사


작전10팀 강병윤 중사
“병역명문가 명예로 최선 다할 것”
3대가 부사관 복무… 부끄럽지 않은 아들될 것

‘버팔로팀’이라는 애칭의 작전10팀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강병윤 중사는 3대가 부사관으로 복무한 병역명문가 출신이다. 강 중사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병장으로 만기 전역 후 특전부사관으로 임관해 5년째 복무하고 있다. 이날 환송식에는 강 중사 아버지가 함께하며 아들을 격려했다. 특전부사관으로 파병에 나서는 아들이 기특한 듯 ‘꿀 떨어지는 눈빛’을 숨기지 못했다.

강 중사는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고 싶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병역명문가에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강 중사의 아버지는 “중동 정세가 어수선한 시기이지만 군인이기에 가야 한다”며 “아들이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마음으로 응원할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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