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UFS 연습] 합심, 호흡 척척…항구가 다시 숨을 쉰다

입력 2024. 08. 21   16:59
업데이트 2024. 08. 21   17:12
0 댓글

완벽하게…

육군53보병사단 부산항 통합방호훈련


선박 접안부터 컨테이너 보관까지 항만 운용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대가 왔다. 자동화 시스템은 확실한 편의를 가져왔지만, 안보의 눈으로 보면 위협도 상존한다. 해킹을 당하거나 적이 침투한다면 국가 물류 유통이 마비돼 국가적인 손실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된 사이버·드론 테러 등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응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육군53보병사단이 21일 부산항에서 사이버·드론 테러 등 새로운 국면에 따른 ‘민·관·군·경·소방 통합방호훈련’을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조수연/사진=김병문 기자

21일 부산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진행된 부산항 통합방호훈련에서 육군53보병사단 대테러특임대 장병들이 테러범이 점거한 유람선에 승선한 뒤 내부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21일 부산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진행된 부산항 통합방호훈련에서 육군53보병사단 대테러특임대 장병들이 테러범이 점거한 유람선에 승선한 뒤 내부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 항만 마비 ‘차단’

21일 국내 첫 ‘무인 완전 자동화 항만’인 부산항 신항. 스마트 항만인 부산항의 자동화 항만운영 시스템이 마비됐다. 선박 접안부터 컨테이너 반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마비되면서 항만은 혼란에 빠졌다.

21일 ‘2024 을지 자유의 방패/타이거(UFS/TIGER)’ 훈련의 일환으로 열린 육군53보병사단과 해군3함대의 민·관·군·경·소방 부산항 통합방호훈련은 이런 장면으로 시작했다.

훈련에는 사단과 해군작전사령부 기지방호전대, 해군3함대 부산항만방어전대 등 군 합동 전력과 부산항만공사, 부산경찰청, 남해지방해양경찰청, 부산시 중구청 등 37개 유관기관이 참가했다.

상황 발생 직후 시스템을 마비시킨 적들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방향으로 도주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여객터미널은 많은 시민이 오가는 공간인 만큼 제압이 시급한 상황. 군은 경찰과 함께 즉각 수색작전에 돌입하는 한편 해경과 함께 해상도주로를 차단한 뒤 공중정찰을 지원했다.

항만으로 출동한 K806 차륜형 장갑차는 금세 일대를 봉쇄했다. 먼 건물에 자리 잡은 저격수는 정확한 사격으로 테러범을 제압했다. 이어 출동한 위험성폭발물개척팀(EHCT)과 폭발물처리반(EOD)은 테러범이 남긴 폭발물 제거에 성공했다.

이어진 상황은 현대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협인 드론 테러 상황. 부산항을 향해 드론 10여 대가 일제히 접근했다. 하지만 이미 드론 위협에 대한 대비가 끝난 상태. 자리를 잡고 기다리던 53사단 방공대대는 발칸과 신궁으로 일제 사격에 나섰다. 드론은 산산조각 나며 진입에 실패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한 폭발로 부상자도 발생했다. 인근에서 대기하던 여성 예비군들과 보건소 관계자들은 발빠른 대처로 응급처치와 후송을 지원했다. 군과 소방당국은 화생방테러특수임무대(CRST)와 부산소방재난본부 특수구조단을 현장에 투입, 항만 일대에 산재한 유류와 화학물질을 탐지하고 제독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빛난 합동작전 

여전히 위기는 끝이 아니었다. 숨어 있던 잔존 테러범들은 여객선을 점거, 출항을 시도했다. 이들의 도주를 막기 위해 해군과 해경은 항만경비정과 해경정을 출동시켰다. 항로가 막힌 여객선이 오도가도 못하는 사이 군사경찰 대테러특임대와 해경특공대는 선박에 진입해 테러범들을 한 번에 제압하며 항만은 비로소 평화를 되찾았다.

복장도, 장비도 다르지만 다양한 테러 상황에 한 몸이 돼 대처하는 민·관·군·경·소방의 긴밀한 합동작전 수행능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새로운 위협에 완벽 대비

부산항은 국내 최대 규모의 무역항으로 6·25전쟁 당시부터 미군 군수물자 수송지로 이용됐고, 현재는 공원 및 국제여객터미널 등이 신설돼 시민의 공간으로 거듭났다.

국내 최초 자동화 항만으로 선박과 화물차 사이의 컨테이너 하역작업 일체를 원격화한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자동화시스템은 작업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사고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으며, 감염병이나 악천후에도 강하다.

하지만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한 만큼 새로운 위협도 다수 등장한 것이 사실이다. 이날 훈련도 자동화 항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인 사이버-주요시설-드론 테러 후 해상으로 도주하는 적을 민·관·군·경·소방 통합방위전력이 대응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데 목표를 뒀다. 특히 최근 전쟁 사례와 적 도발 양상을 고려해 △사이버 위기 및 다중이용시설 테러 대응 △드론 테러 대응 △해상시설 테러 대응 상황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해양경계작전을 담당하는 53사단은 부산항만 방어를 담당하는 해군3함대 부산항만방어전대와 준비단계부터 긴밀히 소통하며 합동작전능력을 키웠다.

강재석(중령) 53사단 부산여단 상승무적대대장은 “훈련을 통해 민·관·군·경·소방이 하나 된 통합방호작전 수행능력을 향상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복합적이고 다양한 상황을 상정한 훈련을 지속 실시해 완벽한 테러 대비태세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인식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이번 훈련으로 예측불허의 위기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응절차를 숙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 간의 적극적인 협조와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부산 시민의 안전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육군항공사령부와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2항공여단의 한미연합 항공기 정비 훈련에서 두 나라 장병들이 미군 스파이더 크레인으로 우리 군 KUH-1 수리온 헬기를 수리하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항공사령부와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2항공여단의 한미연합 항공기 정비 훈련에서 두 나라 장병들이 미군 스파이더 크레인으로 우리 군 KUH-1 수리온 헬기를 수리하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항공사령부 한미연합 항공기 정비 훈련

육군항공사령부(항공사)는 21일 충남 논산시에 있는 비행장에서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예하 2항공여단 장병들과 함께 한미연합 항공기 정비 훈련을 전개했다.

이날 훈련은 한미연합으로 진행 중인 UFS 연습의 하나로 신속한 연합 항공기 정비 지원과 통합임무수행능력 숙달을 위해 마련됐다.

훈련을 위해 한미연합 전시증원(RSOI) 작전 근접이동정비를 수행하던 미 2항공여단 UH-60 블랙호크 헬기가 피격당하고, 우리 부대에 입고된 KUH-1 수리온 헬기의 메인 로터가 적 특작부대 공격으로 파손된 상황이 부여됐다.

우선 피격당한 미 블랙호크 헬기는 가까운 우리 군 야전정비부대로 긴급 회항했다. 우리 장병들은 기체-동력-엔진 등 3개 분야로 나눠 헬기 정비를 진행했다. 메인 로터가 파손된 수리온 헬기는 미군 정비요원들이 미군 자산인 스파이더 크레인(Spider Crane)을 활용해 정비했다. 항공사는 “양국 군의 상호 정비 능력을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배우는 의미 있는 기회였다”며 “한미 장병들은 서로의 항공기 정비 노하우와 임무수행절차를 공유하면서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항공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한미연합 훈련으로 자신감을 키우고 압도적 항공작전태세와 능력을 갖춘 최정예 부대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한미연합 자금수송 훈련에 참가한 육군5군단 지역자금공급팀과 미8군 176재정관리지원대 장병들이 긴급 소요자금을 인수하고 있다. 육군 제공
한미연합 자금수송 훈련에 참가한 육군5군단 지역자금공급팀과 미8군 176재정관리지원대 장병들이 긴급 소요자금을 인수하고 있다. 육군 제공


육군 한미연합 자금수송 훈련


육군은 21일 대전·충남 계룡·경기 포천 일대에서 ‘2024 UFS/TIGER’ 훈련의 하나로 전시 재정지원계획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연합 자금수송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한미연합 자금수송 훈련’을 했다.

훈련에는 육군군수사령부 중앙자금공급팀, 5군단 지역자금공급팀, 미8군 176재정관리지원대(FMSU)가 참가했다. 훈련은 전시 우리 소요자금 110억 원과 미군 소요자금 400만 달러에 달하는 모의 화폐를 후방에서 전방으로 수송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훈련은 한미 긴급 소요자금을 대전에서부터 목표지역인 포천 일대까지 육로로 긴급 수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적의 공격으로 금융 전산망이 마비돼 자금·급여 이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먼저 중앙자금공급팀이 한국은행 대전·충남·세종 지역본부에서 긴급 소요자금을 현금으로 인출한 뒤 이를 포천 일대로 긴급 수송했다. 이후 지역자금공급팀과 FMSU가 자금을 인수한 뒤 연합 제대를 편성해 실제 소요부대에 자금을 전달했다.

육군은 이날 훈련과 연계해 육·해·공군본부가 위치한 계룡대와 포천 지역의 군인가족 500여 명을 대상으로 ‘전시 가족급여 지급훈련’도 병행했다.

육군은 “FMSU와 연합 훈련을 진행함으로써 한미가 상호 전시 재정업무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김덕곤(대령) 육군본부 재정회계과장은 “전시에도 군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전시 재정지원 절차를 검증하고 보완해 임무수행능력을 향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진행된 민·관·군·경·소방 유관기관 통합방호훈련에서 육군56보병사단 장병들이 제압한 테러범을 건물 밖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부대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진행된 민·관·군·경·소방 유관기관 통합방호훈련에서 육군56보병사단 장병들이 제압한 테러범을 건물 밖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56보병사단 통합방호 대응능력 숙달 훈련

육군56보병사단은 21일 ‘2024 을지 자유의 방패/타이거(UFS/TIGER)’ 훈련의 하나로 민·관·군·경·소방 유관기관 통합방호 대응능력 숙달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은 서울 마포구 국가중요시설 테러와 중랑구 전시구호 물자후송 작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가연구시설에서 드론에 의한 화재가 접수되면서 포문을 열었다.

1부 훈련은 드론에 의한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사단 성북대대가 천호·대드론건 등 최신 장비를 활용해 적 드론을 격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격추 전 드론이 떨어뜨린 폭발물을 처리하기 위해 사단 위험성폭발물개척팀(EHCT)과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23화생방대대 화생방신속대응팀(CRRT)이 투입돼 표본수집, 원점제독, 정밀분석기관 후송 등을 수행했다.

2부 훈련에서는 거수자 제압과 인질 구출을 위한 봉쇄선 점령, 군·경 합동 협상팀 투입, 무력 진압작전 및 인질 구출이 진행됐다. 민·관·군·경·소방 등 통합방위요소는 그동안 함께 갈고닦아온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작전을 완수했다.

배지열·박상원 기자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