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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군편소 공동기획] 애국심·충성심·희생정신 바탕… “강철 같은 의지로 필승의 신념 사수”

입력 2024. 08. 20   16:56
업데이트 2024. 08. 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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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군사편찬연구소 공동기획 - '군인다운 군인' 군인기본자세 캠페인
① 정체성과 가치관으로서의 군인정신

군인정신
군인은 명예를 존중하고
투철한 충성심, 진정한 용기
필승의 신념
임전무퇴의 기상과
죽음을 무릅쓰고
책임을 완수하는
숭고한 애국애족의 정신을
굳게 지녀야 한다

불변의 진리
군인이
집단정체성 형성하고
군대가
집단전투력 발휘하는
핵심이 군인정신

이순신 장군이 이끈 조선 수군,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 등은 전투에서 연전연승했다. 기본이 탄탄하고 구성원 모두가 강한 정신으로 무장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군대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역사적 사례는 무형 전투력 강화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자율과 책임 아래 상급자부터 솔선수범하면서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군인기본자세의 확립이 필요한 배경이기도 하다. 군인기본자세 캠페인의 첫 번째 기획으로 집단정체성과 가치관으로서의 군인정신을 알아본다. 

 


집단정체성과 군인정신

‘집단정체성(collective identity)’은 ‘내가 소속된 집단(in-group·내집단)’이 어떤 아이디어, 관념, 의식을 갖고 있는지 그 속에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배워서 아는 인식이다. 어떤 한 인간이 군인으로서 집단정체성을 가지려면 ‘내집단’인 군대가 어떤 아이디어, 관념, 의식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아이디어, 관념, 의식의 총체가 ‘군인정신’이다.

군인정신은 군인에게 특정 군대의 이념, 사명, 신념을 알려 주는 지식정보의 기반이다. 군인은 군인정신이 알려 주는 바에 따라 자신의 사고, 행동, 태도를 결정하고 겉으로 표현한다.

어떤 군인이 소속 군대의 군인정신을 어떻게 받아들이냐 하는 내면적인 문제는 그가 부여받은 역할을 어떻게 실천하느냐는 표현의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다. 군인정신의 가치와 내용을 알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군인을 국군의 일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국군을 내집단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군인에게 작전의 성패가 결정되는 중요한 임무를 맡길 수 있을까? 대부분의 장병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군인정신이 사고와 행동에 배어 있지 않은 동료에게 나의 측방 경계를 맡길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그렇지 않다고 답할 것이다.

군인정신의 ‘용기’를 모르고 실천할 준비가 되지 않은 군인에게 상관은 적 방어진지 돌파 임무를 맡길 수 없다. 또한 그런 군인과 함께 적진을 향해 돌격하고 싶은 동료는 많지 않을 것이다. ‘임전무퇴의 기상’을 모르고 실천할 준비가 되지 않은 군인에게 상관은 최후방어사격 임무를 맡길 수 없다. 마찬가지로 그런 군인과 함께 적이 돌격해 오는 방어진지에 남고 싶은 동료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한 군인이 소속 군대의 군인정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천하느냐는 문제는 임무 수행 과정과 결과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군대 구성원들의 신뢰와 단결 같은 요소를 통해 과업 수행 속도와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국의 군인정신』(육군본부·1981), 『군인정신의 이론과 실제』(정신전력원·2019)에서는 동일하게 “군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됨됨이가 모여 부대의 전투력이 되고, 그것이 전장에서의 승패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이 ‘군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됨됨이’가 군인정신이다.

집단정체성은 ‘내가 소속되지 않은 집단(out-group·외집단)’과 내집단이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과도 관련돼 있다. 특정 군대의 외집단이라 함은 ‘적(군)’이라고 부르는 집단을 포함해 통상 타국의 군대를 지칭한다. 적군은 내가 속한 군대가 지향하는 이념, 사명, 신념과 동떨어져 서로를 용납할 수 없는 아이디어, 관념, 의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군인이 군인정신을 잘 알고 실천한다는 것은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명확히 구분하는 대적관의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 기원전 380년경 플라톤이 저서 『국가』에서 “국가를 위해 싸우는 자는 적에게는 난폭하지만 자신의 편은 온순하게 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군인정신의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르고 그 가치에 동의하지 못하는 군인은 외집단인 적의 선전·선동이나 심리전에 더 취약하다. 군인정신은 이러한 취약성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한다. ‘명예심’의 가치를 아는 군인은 적의 선전·선동에 덜 흔들릴 것이다. ‘필승의 신념’을 가진 군인은 적의 심리전을 더 잘 간파할 수 있다. 이처럼 한 군인이 군인정신의 내용을 잘 알고 내면화하는 문제는 대적관을 올바로 확립해 흔들리지 않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과도 관련 있다.

 

 

 

 

디자인=국방출판지원단
디자인=국방출판지원단



군인정신과 임무 완수

군인정신은 군인이 어떤 사고, 행동,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알고 실천하는 규범이자 규칙이다. 군인은 전장에서 빠르게 결심하고 결정적 행동을 취해야 한다. 교전 상황에서 한 군인의 결심과 행동 하나하나는 전우의 생명과 작전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때 각자 위치에서 전우들이 기어이 맡은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는 믿음은 매우 중요하다. 군대집단이 공유하는 군인정신은 이러한 믿음의 근원이 된다. 그런데 전장은 복잡한 사건의 연속이다. 상황을 명료하게 이해하는 것도, 최적화된 방책을 선택해 실행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이때 군인정신은 장애물과 도전을 극복하고 임무에 집중하는 원동력이 된다. 적 방어진지를 돌파해야 하는 경우 작전 도중 예상치 못한 적의 기습사격을 받는 상황을 상정해 보자. 훈련한 대로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내면의 원동력이 군인정신의 ‘필승의 신념’이다. 또한 중요 지형에서 고수방어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우세한 적과 백병전을 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때 ‘임전무퇴의 기상’을 지닌 군인이라면 마지막까지 고지를 사수할 가능성이 높다.

19세기 초 클라우제비츠가 『전쟁론』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사건으로 가득한 전장에서 마찰을 극복하고 승리하는 원동력은 강철 같은 의지와 자긍심이 담긴 영혼에서 온다”고 강조했던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군인정신의 보편성

우리 군의 ‘군인복무기본법’(2015), ‘군인복무기본법 시행령’(2016)에서는 군인정신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군인은 명예를 존중하고 투철한 충성심, 진정한 용기, 필승의 신념, 임전무퇴의 기상과 죽음을 무릅쓰고 책임을 완수하는 숭고한 애국애족의 정신을 굳게 지녀야 한다.”

이러한 군인정신의 요소들은 보편성을 갖고 있다. 다른 국가도 유사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군인정신 6개 덕목 재고찰』(육군교육사령부·1991), 『외국군 정신전력 연구』(정신전력원·2019)를 보면 세계 각국 군대의 군인정신이 다음과 같이 정리돼 있다.

- 미국군: 건국이념과 헌법 수호정신에 기반한 애국심, 용기, 충성심, 능력 발휘 등
- 이스라엘군: 민족정신에 기반한 애국심, 단결, 희생정신, 협동심, 책임감 등 
- 스위스군: 국가정신과 헌법정신에 기반한 충성심, 희생정신, 군기, 복종심, 명예심 등 

각국의 군대가 추구하고 강조하는 군인정신은 왜 유사할까? 

그 이유는 첫째, 군인정신이 국가의 이익과 생존, 전투력 강화와 군사적 유용성 증대처럼 같은 목적을 지향하고 있어서다.

둘째, 이민족의 침략을 물리치고 영토를 확장한 각 민족의 역사적 교훈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샤를마뉴’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고 있는 ‘카롤루스 마그누스’(748~814) 황제는 기병을 모아 이민족 침략을 격퇴하고 영토를 확장해 카롤루스 제국을 세웠다. 다른 민족집단도 기병이 있었지만 카롤루스 마그누스의 군대는 남달리 강했다. 삼국시대 ‘동명성왕(기원전 58~19)’, 즉 ‘주몽’은 고조선 유민을 모아 말갈족을 물리치고 주변국을 정벌해 고구려를 세웠다. 고구려는 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비류국 등 경쟁세력을 꺾고 영토를 확장할 수 있었다. 카롤루스 마그누스와 주몽의 군세가 강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제왕이 앞장서 오늘날 군인정신이라고 부를 만한 덕목인 용기, 필승의 신념을 실천해서다. 또한 전사집단이 충성, 명예, 임전무퇴의 기상과 같은 정신적 요소를 갖추고 치열히 싸웠기 때문이다.


군인정신의 불변성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군인정신은 군인이 집단정체성을 형성하고 군대가 집단전투력을 발휘하기 위한 핵심 요소다. 군인은 군인정신의 내용을 학습하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과업 수행의 효율을 높이고 임무 완수에 매진할 수 있다.

군인의 임무는 생사가 오가는 환경에서 수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군인정신은 상황 판단과 실행의 원동력이 돼 준다. 따라서 강군을 육성해 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국가들은 역사적 특수성과 보편성을 만족하는 군인정신을 제정하고자 노력해 왔다.

전쟁사학자들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전쟁 양상은 변할지 몰라도 전쟁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군인정신도 마찬가지다. 명예를 존중하고 충성을 다하며 필승의 신념을 갖고 책임을 완수하는 군인정신은 말을 타고 창검을 휘두르던 중세의 기사에게나 조이스틱으로 드론을 움직여 원격조종을 하는 오퍼레이터에게나 한결같이 중요하다.

집필 :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 디자인=국방출판지원단 

※‘ 군인다운 군인’ 군인기본자세 캠페인은 국방일보 창간 60주년을 맞아 ‘군, 기(紀) 세우기’ 일환으로 군사편찬연구소, 국방부 병영정책과와 함께 진행합니다. 본 캠페인은 각 부대의 군인기본자세 이해 목적으로 제작됐습니다.

감수 : 
진중근 육군대학 전략학과장, 심호섭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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