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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뿌리내렸습니다

입력 2024. 08. 19   17:04
업데이트 2024. 08. 1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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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엔 힘이 되고 장병은 꿈 펼치는…임기제 부사관 전환

2작전사 군악대, 올해만 벌써 6명 계급장 바꿔 달아 ‘육군 최다’ 
53보병사단 군악대도 5명 임관 “선배 보며 지원…선순환 형성”
쌍둥이 형제 동반 전환도 눈길…‘전역 후 삶 미리 준비’ 장점 꼽아

과거 ‘유급지원병’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제는 앞서 병사로 함께했던 전우들과 함께 부대 전통과 명예를 이어가는 징검다리로 거듭났다. 새로운 이름으로 재탄생한 임기제 부사관 이야기다. 최근 야전에서는 임기제 부사관 인기가 상당하다. 임기제 부사관은 병사로 의무복무를 마친 이가 부사관 신분으로 전환해 최소 6개월, 최대 48개월까지 복무하는 제도다. 임기제 부사관은 무엇보다 시급한 인력난을 극복하는 동시에 임무 연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임기제 부사관으로 다시 태어난 육군 각급 부대 장병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박상원 기자/사진=부대 제공

최다 임기제 부사관을 확보한 육군2작전사령부 군악대.
최다 임기제 부사관을 확보한 육군2작전사령부 군악대.


육군2작전사령부(2작전사) 군악대
는 인구절벽과 병역 자원 감소라는 안보 위기 속에서도 매년 다수의 임기제 부사관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육군 최다 인원을 확보하는 기록을 세웠다.

2작전사 군악대는 2022년과 2023년에는 7명씩 임기제 부사관이 임관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벌써 군악대 소속 김강복, 김동현, 김영웅, 오찬석, 정연재, 황준성 하사 등 6명이 임기제 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2작전사는 꾸준히 임기제 부사관이 지원되는 이유를 ‘선순환 구조’에서 찾고 있다. 김영웅 하사는 “입대했을 때부터 군악대에는 임기제 부사관이 많아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며 “임기제 부사관 선배들이 좋은 영향을 줘 병사들이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임기제 부사관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으로 ‘경험’과 ‘사람’을 꼽았다. 가장 최근에 임관한 김동현 하사는 “병사 때부터 간부들과 소통이 잘 됐다”며 “이 과정에서 칭찬과 격려를 많이 받으면서 ‘나도 간부가 돼 병사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강복 하사는 “군에서는 병사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퇴근 후에는 교육대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교육자로서의 소양을 쌓고 있다”며 “2작전사 부대 특성상 다양한 대내외 행사를 소화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판단해 임기제 부사관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제 막 간부생활을 시작한 이들은 병사로 복무할 때와 비교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전역 후 삶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정연재 하사는 “퇴근 후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며 “군악대 간부로서 임무 수행에 필요한 전문기술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하사도 “공연 관련 행정, 무대 기획, 대외 행사 활동 등이 전역 후 사회에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며 “매달 급여를 받으며 전공과 연계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진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정하야나(소령) 군악대장은 “여러 부대에서 군악대장을 맡아봤지만, 2작전사 군악대처럼 임기제 부사관이 많은 경우는 없었다”며 “병사로 군 복무한 이들이 부사관으로 함께 있으니 부대가 더욱 단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5명의 임기제 부사관으로 이뤄진 육군53보병사단 군악대.
5명의 임기제 부사관으로 이뤄진 육군53보병사단 군악대.


육군53보병사단 군악대
에서도 최근 임기제 부사관의 문을 두드린 인원이 적지 않다. 주인공은 박대성, 이강현, 김동혁, 이광민, 오태목 하사 등 5명. 이들은 병사로서 체득한 군 생활 노하우를 토대로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조언과 전문성을 발휘하며 부대 활력소가 되고 있다.

사단 군악대는 병 진로 상담 정례화, 전공·전문 분야를 고려한 맞춤형 주특기를 부여해 임기제 부사관 지원 동기를 유발하고 있다.

임기제 부사관들은 임관 후 스스로가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을 느낀다고 소개했다.

최근 임관한 오태목 하사는 “다양한 행사에서 해맑게 웃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군악대의 임무와 역할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며 “멘토인 악장을 비롯한 선배 간부들의 솔선수범과 군인정신이 나를 군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서은실(대위) 군악대장은 “우수한 실력과 넘치는 열정을 지닌 군악병들이 전역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전투력 발휘의 중추이자 업무 파트너인 임기제 부사관들과 함께 군악 업무를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육군52보병사단에서는 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동시에 임기제 부사관으로 임관해 화제다. 정준·정겸 형제는 지난 12일 동시에 임기제 부사관으로 임관했다. 이들은 2023년 2월 동반 입대해 수송 주특기로 같은 부대에서 성실히 복무했다. 형 정겸 하사는 “수송 주특기를 갖춘 덕분에 다양한 전우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군 생활의 일상이 행복으로 느껴져 임기제 부사관을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생인 정준 하사는 “부대와 전우들이 좋았고, 행복한 기억이 있는 우리 부대에서 형제끼리 더욱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어 임기제 부사관으로 임관했다”고 밝혔다. 현재 쌍둥이 형제는 사단 임기제 부사관 모집 홍보 포스터 모델로 활동 중이다.

 

동반 입대와 동시 임관한 육군12보병사단 상승향로봉여단 단결대대 하현석(왼쪽).하현민 하사.
동반 입대와 동시 임관한 육군12보병사단 상승향로봉여단 단결대대 하현석(왼쪽).하현민 하사.


육군12보병사단 상승향로봉여단 단결대대
에서도 동반 입대해 임기제 부사관 임관까지 함께한 쌍둥이 형제가 있다. 하현석·하현민 하사는 지난해 2월 동반 입대해 일반전초(GOP)에서 근무 중이다. 두 사람은 어려운 여건인 최전방 부대에서 완벽한 경계작전 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높은 자긍심을 지니고 근무하는 간부들에게 감명을 받아 임기제 부사관 임관을 결심했다.

형제는 병사 시절 전투기술 숙달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완벽한 현행작전 수행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여단 경계작전 유공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하현석 하사는 “쌍둥이 동생과 입대부터 GOP 경계 임무까지 함께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서로 의지하면서 난관을 헤쳐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현민 하사도 “우리 형제가 받은 행복을 후임 병사들에게 돌려주고, 남은 기간 형과 좋은 추억을 만들며 복무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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