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적에겐 악몽의 시간’

입력 2024. 08. 15   15:39
업데이트 2024. 08. 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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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 실사격 기동훈련

이번 훈련 위해 본토서 날아온
미 1기갑사단 1기갑여단전투단
육군1기갑여단 진격대대와
한반도 전개 준비태세 훈련
120㎜ 박격포·아파치 헬기 6대 투입
K200A1·브래들리 장갑차 동시 출격
박안수 육참총장·러캐머라 사령관
훈련 현장 방문…장병 격려 시간도


절기상 가을이라는 입추(立秋)로부터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한반도는 무덥다.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14일 경기도 포천시 역시 최고기온 34도를 가볍게 찍었다. 그러나 자연이 만든 한계는 군 장병들에게 극복해야 할 장애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특히 한미연합으로 호흡을 맞추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의 첫 포문을 여는 날인 만큼 장병들은 고도의 집중력으로 실전 같은 훈련에 임했다. 육군 ‘2024 을지 자유의 방패/타이거(UFS/TIGER)’ 훈련의 첫 주자로 나선 육군1기갑여단 진격대대와 미 1기갑사단 1기갑여단전투단 선더볼트대대가 함께한 훈련 현장은 열정으로 가득 찼다. 

14일 경기도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전개된 ‘2024 을지 자유의 방패/타이거’ 한미연합 소부대 실사격 기동훈련 중 K200A1 장갑차에서 하차한 육군1기갑여단 진격대대와 브래들리 장갑차로 투입된 미 1기갑사단 1기갑여단전투단 선더볼트대대 장병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14일 경기도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전개된 ‘2024 을지 자유의 방패/타이거’ 한미연합 소부대 실사격 기동훈련 중 K200A1 장갑차에서 하차한 육군1기갑여단 진격대대와 브래들리 장갑차로 투입된 미 1기갑사단 1기갑여단전투단 선더볼트대대 장병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긴장 속 점차 맞아가는 한미연합의 호흡

2024 UFS/TIGER 훈련의 본격적인 막이 열린 이날 육군1기갑여단 진격대대 기계화보병소대는 미 1기갑사단 1기갑여단전투단 선더볼트대대 기계화보병중대와 힘을 합쳤다. 이들은 한반도 유사시 미 본토에 주둔 중인 병력을 한반도에 신속히 전개하기 위한 ‘미 본토 병력 한반도 전개 준비태세 훈련(DRE·Deployment Readiness Exercise)’ 차원에서 훈련을 준비해 왔다.

특히 육군은 K200A1 장갑차를 주력으로 하는 우리 기계화보병소대와 브래들리 장갑차가 주축인 미 기계화보병소대 1개 분대를 교차편성(편조·특정임무 또는 과업 달성을 위해 서로 다른 부대를 한시적으로 특수하게 하나의 부대로 구성하는 것)해 상호운용성 강화와 양국 소부대 지휘관(자)들의 연합 지휘능력 향상을 꾀했다.

해가 뜨기 시작한 오전 7시. 양국 군 장병들이 훈련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우리 장병들은 7.62㎜ 기관총과 연막 유탄 탄약을 옮겨 싣고, 각종 장구류를 장착했다. 미군 장병들 역시 속속 장갑차에 탑승하며 기동 준비를 마쳤다.

이날 또 하나 눈에 띈 장면은 훈련을 앞두고 전 장병이 모인 가운데 있었던 현장 지휘관의 담화. 재커리 크로포드 주임원사는 우선 힘찬 목소리로 한국군 장병들을 향한 박수를 유도해 양국 장병들의 화합을 도모했다. 이어서 그는 승진훈련장의 영문명인 ‘나이트메어 레인지(NIghtmare Range)’를 언급하면서 “앞으로 벌어질 상황은 훈련이 아니라, 파트너와 함께 힘을 합쳐 적과 교전하는 실제 전투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격양된 목소리와 힘찬 제스처 덕분일까? 크로포드 주임원사의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된 듯 역대급 무더위 속에서도 양국 장병들의 눈빛이 또렷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크로포드 원사는 “장병들을 훈련에 집중시키고, 그들의 동기부여를 끌어내기 위해 다른 때보다 강력하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2.75인치 로켓포를 발사하는 미 아파치 헬기.
2.75인치 로켓포를 발사하는 미 아파치 헬기.


실전 같은 긴장감에 장병들도 동기부여 

훈련은 △120㎜ 박격포 제압사격 △집결지 점령 및 미군 아파치 헬기의 공중지원에 의한 적 기갑부대 격멸 △K200A1 장갑차와 브래들리 장갑차의 화력지원 △연막 차장하 복합장애물지대 극복 △하차 보병 전개 및 적 참호·벙커 격파 등의 순서로 강도 높게 진행됐다.

먼저 미군 박격포가 적 기갑부대로 설정된 표적을 향해 포탄을 쏘아 올렸다. 이어 공중에서 아파치 헬기 6대가 잇달아 등장해 2.75인치 로켓포와 30㎜ 기관포를 쏘며 지원에 나섰다.

다음은 지상전력의 차례. 훈련장 초입에서 뜨거운 열기를 뱉어내면서 기동명령만을 기다리던 K200A1·브래들리 장갑차가 마침내 힘찬 엔진음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사격과 함께 연막 차장을 터뜨리면서 장애물지대를 극복한 한미 연합 전력은 장갑차에서 하차한 병력들이 적 시설을 점령하는 상황을 마지막으로 모든 상황을 마무리했다.

이번 훈련은 다양한 상황에서 신속한 기동과 정확한 사격으로 적을 무력화하고 목표물을 확보하는 소부대 연합전투 수행방법을 숙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훈련이 끝난 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직접 장병들과 만나 격려하는 특별한 시간도 마련됐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눠 든 한미 장병들은 K200A1과 브래들리 장갑차를 배경으로 다 함께 “파이팅!”을 외치면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육군1기갑여단 진격대대 K200A1 장갑차와 미 1기갑사단 선더볼트대대 브래들리 장갑차가 연막을 활용해 적진으로 기동하고 있다.
육군1기갑여단 진격대대 K200A1 장갑차와 미 1기갑사단 선더볼트대대 브래들리 장갑차가 연막을 활용해 적진으로 기동하고 있다.


미 1기갑사단은 이번 훈련을 위해 지난 9일 주둔지인 미국 텍사스에서 한국으로 날아왔다. 이번 훈련은 우리뿐만 아니라 미군에게도 실전 같은 환경에서 병력과 장비를 전개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 카를로스 마르티네즈 중사는 “시차에는 금방 적응했는데, 건조한 사막 같은 텍사스와는 다르게 한국의 여름은 매우 습하다는 특징이 있다”며 “훈련장 지형과 구조가 훌륭하고, 무엇보다 한국군이 많은 도움을 준 덕분에 좋은 훈련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육군은 앞으로도 연합훈련을 확대하면서 공세적 연합작전수행능력을 배양하고, 실기동·실사격 훈련을 강화해 전투수행능력을 향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글=배지열/사진=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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