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스포츠맨십보다 치열했던 배틀십…올림픽만큼 진한 열정 빛났다

입력 2024. 08. 11   13:59
업데이트 2024. 08. 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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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23경비여단 ‘철벽 탑팀 시가지 전투 경연대회’ 현장 리포트 

본선 4팀 새벽 5시 비장한 각오로 전투장에…

각 10명 팀원 효율적인 전투대형 위해 머리 맞대고
20분씩의 전투 시작되자 총성·연막탄 ‘실전’ 방불
빛나는 지략·팀워크…2번의 교전 끝에 11중대 V
마일즈 장비 착용으로 객관적 수치 실시간으로…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육군, 경연대회 통해 실현


그동안 갈고닦은 능력을 혼신의 힘을 다해 펼치고 결과에 승복하는 올림픽 정신은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이런 올림픽 못지않은 열정과 팀워크를 선보인 대회를 동해 최측방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육군23경비여단이 ‘시가지 전투 최우수 중대’ 타이틀을 걸고 개최한 ‘철벽 탑팀(TOP-TEAM) 시가지 전투 경연대회’가 바로 그것. 무더위를 이겨내며 고도의 전투 기량을 선보인 대회 참가 장병들의 열정은 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들 못지않았다. 여단 최고의 전투 전문가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장병들의 노력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글=박상원/사진=김병문 기자

 

지난 8일 강원도 동해시 시가지전투교장에서 열린 철벽 탑팀 시가지 전투 경연대회 중 육군23경비여단 장병들이 쌍방교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일 강원도 동해시 시가지전투교장에서 열린 철벽 탑팀 시가지 전투 경연대회 중 육군23경비여단 장병들이 쌍방교전을 벌이고 있다.

 


시가지 전투 최우수 중대는?

지난 8일 새벽 5시 강원도 동해시 시가지전투교장. 많은 이들이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에 23경비여단 장병 40여 명이 마일즈(MILES) 장비를 착용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활활 불타오르는 이들의 눈에서 피곤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른 새벽 장병들이 훈련장에 모인 이유는 여단이 개최한 ‘철벽 탑팀 시가지 전투 경연대회’ 때문. 전군 유일 여단급 해안경계작전 전담부대인 23경비여단은 작전 환경에 요구되는 ‘팀 단위 전투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훈련장에 선 장병들은 전날 예선을 치른 19개 팀 가운데 우수한 성적을 거둔 4개 팀의 일원이었다. 각 팀은 △장교 2명 △부사관 4명 △병사 4명으로 이뤄졌다.

대회 전 장병들은 작전 회의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각 팀이 가장 고심한 것은 전투대형. 저마다의 전략과 작전 계획을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인 대형을 찾느라 분주했다.

드디어 출격의 시간이 찾아왔다. 팀장을 중심으로 모인 장병들은 “파이팅”을 외치며 전의를 다졌다. 전장으로 향하는 장병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고층 건물을 미리 점령하는 것이 중요해. 오인 사격도 꼭 주의하자.” 공병중대 이주창 중사는 팀원들을 독려하며 이렇게 말했다.

각 팀은 20분 동안 나눠 싸웠다. 상대 팀을 격멸하거나 목표 깃발을 탈취해 상대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한 중대가 승리하는 방식으로 대회는 진행됐다. 만약 교전 시간 내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상대 팀보다 생존율이 높거나 교전 점수가 높은 팀이 승리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여단은 대회의 실전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장병들이 마일즈 장비를 착용하도록 했다.

첫 번째 교전은 2중대와 11중대의 대결로 시작됐다.

교전이 시작되자 현장 곳곳에서는 총성이 울려 퍼지고 연막탄이 피어올랐다. 건물 뒤에 숨어 수신호로 상대 팀의 위치를 알리고, 저격수로부터 아군 보호를 위해 지원사격을 하는 등 그동안 숙달한 소부대 전투기술을 발휘하면서 실제 전장 상황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국 승리의 여신은 11중대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진 두 번째 교전은 더욱 압권이었다. 지략 싸움이 무엇인지 보여준 경기였다.

공병중대는 팀장의 지시에 따라 건물 내부로 흩어졌다. 반면 4중대는 적을 잘 볼 수 있는 곳에 자리 잡았다.

이날 초반 5~6분은 소강상태를 보였다. 적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서로를 관찰하면서 조심스레 사격이 이뤄졌다. 그때 갑자기 4중대 장병들이 공병중대의 방어 구역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방어 구역에 병력이 많지 않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병중대는 굳건히 방어 태세를 유지했다. 특히 화력을 집중, 돌진하는 상대에게 총탄을 퍼부은 것이 주효했다. 돌격 과정에서 큰 병력 손실을 입은 4중대는 오히려 방어선에 구멍이 뚫렸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공병중대는 바로 공세로 전환했다. 공병중대 장병들은 팀장의 지시에 맞춰 4중대 방어 구역인 복층 건물로 접근했다. 빠르게 건물 근처에 도착한 공병중대 장병들은 수신호를 주고받으며 은밀히 전진했고, 상대 팀을 소탕했다. 이어 격렬한 전투 끝에 수기를 빼앗으며 승리했다.

이어진 대망의 결승에서는 공병중대와 11중대의 대결에서 11중대가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가 끝이 났다.

 

 

시가지전투교장으로 뛰어가는 장병들.
시가지전투교장으로 뛰어가는 장병들.

 

청팀 소속 장병이 상대 팀원을 조준사격하고 있다.
청팀 소속 장병이 상대 팀원을 조준사격하고 있다.

 

교전에서 승리한 황팀 장병들이 손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교전에서 승리한 황팀 장병들이 손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객관적 수치로 전투 수준 파악

대회가 끝났지만 전투기술 발전을 위한 장병들의 열정은 여전했다. 이들은 교전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자신들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자신이 어느 부위에 총을 맞았는지, 팀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를 수치를 통해 분석하며 전투를 복기했다.

승패는 명확하게 갈렸지만 장병들은 그보다 더 큰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바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팀워크가 그것. 부대 전투력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여단의 대회 개최 목적은 100% 달성된 듯싶었다.

“마일즈 장비를 착용하고 실제 총기의 반동을 느끼며 훈련에 몰입하다 보니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팀, 우리 중대 전우들과 함께라면 언제 어떤 전장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우승보다 중요한 전우애를 얻고 돌아갑니다.” 11중대 소대장 민준기 중위는 구슬땀을 닦아내며 이렇게 말했다.


“경연대회 통해 전투력 증강”

여단은 올해 실전적 훈련에 매진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전투 현장에서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육군’ 구현을 위해 다양한 과제를 적극 발굴, 시행하는 등 실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여단은 올해 초부터 효과적인 교육훈련을 위해 시가지 전투는 물론 통신장비, 정신전력, 전투사격, 전투체육, 열영상장비(TOD) 운용, 전투장비 사용자 정비 등 다양한 경연대회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 여단은 앞으로 전투 수행에 필요한 모든 분야에 경쟁 방식을 적용한 경연대회를 연중 시행할 방침이다.

여단 관계자는 “중대 단위 경연대회를 통해 전투력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체계를 정립했다”고 소개한 뒤 “앞으로도 평시 작전 활동과 연계한 훈련 체계를 정착시켜 팀 단위 능력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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