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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人사이트] 범상치 않은 매력, 뿌리칠 수 없을 걸!

입력 2024. 08. 08   16:57
업데이트 2024. 08. 0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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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人사이트 - 해작사 캐릭터 '범이·뿌기' 

최애 캐릭터 등극 준비 완료!
범이는 범고래 대위·뿌기는 갈매기 수병
우리도 어엿한 군인, 관사에서 생활해
범이는 유학파, 영어실력도 제법이라구
주한미해군사령부와 소통도 문제없어
열심히 활동하며 해군 알리는 것이 꿈이야

이 친구들, 꽤 귀엽다. 빵끗 웃는 입모양, 불룩한 배, 펑퍼짐한 엉덩이. 해군작전사령부(해작사)를 대표하는 캐릭터 ‘범이와 뿌기’다. ‘범이’는 바다의 최강 포식자인 범고래를, ‘뿌기’는 부산 갈매기를 상징한다. 범고래와 갈매기. 어울리지 않을 법한 조합인데, 나란히 있으니 귀여움이 증폭된다. 해작사를 넘어 대한민국 해군, 부산광역시 대표 캐릭터까지 넘보는 범이와 뿌기를 지난달 31일 부산작전기지에서 만났다. 글=이원준/사진=양동욱 기자

 

해피데이에 해작사·주한미해군사 통합사무실을 찾은 범이와 뿌기가 한미 장병과 웃음꽃을 피우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대 제공
해피데이에 해작사·주한미해군사 통합사무실을 찾은 범이와 뿌기가 한미 장병과 웃음꽃을 피우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대 제공

 

 

우리 군에는 많은 캐릭터가 있다. 그럼에도 범이와 뿌기의 존재감은 조금 더 특별하다. 등장 1년 만에 부대 안팎을 넘나들며 대활약을 펼치면서 해군 장병은 물론 부산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범이와 뿌기는 함정 공개, 군악 음악회, 조기 퇴근의 날(해피데이) 등 부대 행사에 빠지지 않는 ‘프로 참석러’다. 지난 6월 1일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야구의 ‘성지’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시타를 하는 영광도 누렸다. 

범이와 뿌기는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반복하며 긴장감을 조성하던 시기. 해작사가 ‘강한해군, 해양강국’ 건설의 염원을 담아 캐릭터 공모전을 연 것이 계기가 됐다. 부대 대표를 놓고 160개에 달하는 캐릭터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범이와 뿌기는 전문가 디자인 평가, 장병 공개투표 등에서 경쟁자를 물리치고 해작사의 ‘새 식구’가 됐다.

범이는 뛰어난 두뇌와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적을 사냥하는 범고래다.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적이 나타나면 ‘킬러 웨일(Killer Whale·범고래의 영문명)’로 변신한다고 한다. 적에게는 두려움을, 국민에게는 친근감과 신뢰를 주는 친구다.

뿌기는 작고 귀여운 갈매기다. 나란히 있으면 덩치 큰 범이와 늘 비교된다. 펑퍼짐한 엉덩이 때문에 가끔 펭귄으로 오해받지만, 어엿한 부산 토박이 갈매기다.

범이와 뿌기는 항상 함께하는 전우다. 범이는 자신의 왼팔로 뿌기를 품고 다닌다. 애석하게도 뿌기가 하늘을 날지 못해서다. 둘은 깊은 전우애를 토대로 어디든 함께한다. 지난 1년간 매 순간을 함께하다 보니 단짝이 됐다.

둘의 복장을 보면 눈치챌 수 있듯 범이는 대위, 뿌기는 수병이다. 그래서 보통 상급자인 범이가 먼저 나서는 편이다. 부끄러움이 많은 뿌기는 언제나 범이 품에 안겨 있다.

인지도는 높지만 이름과 계급 정도를 제외하면 범이와 뿌기에 대해 알려진 건 많지 않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범이와 뿌기를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둘을 위해 인터뷰는 몸짓 발짓을 섞어가며 했다.


해군작전사령부 캐릭터 범이와 뿌기. 양동욱 기자
해군작전사령부 캐릭터 범이와 뿌기. 양동욱 기자

 

프로야구 시타자로 나선 범이가 뿌기를 왼쪽 옆구리에 매단 채 배트를 휘두르는 모습. 부대 제공
프로야구 시타자로 나선 범이가 뿌기를 왼쪽 옆구리에 매단 채 배트를 휘두르는 모습. 부대 제공

 

범이와 뿌기가 함정 공개행사장을 찾은 어린이와 소중한 한 컷을 남기고 있다. 부대 제공
범이와 뿌기가 함정 공개행사장을 찾은 어린이와 소중한 한 컷을 남기고 있다. 부대 제공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


- 육지는 너무 더워(이날 부산은 낮 최고 33도를 기록했다). 더위를 이겨내는 비법이 있을까? 

“(범이) 바다에 있을 때처럼 물을 수시로 마시고 있어. 주로 생수를 마시지. 범고래도 엄연한 포유류이기 때문에 바닷물을 마시지 않더라도 문제는 없어. 나도 깨끗한 물을 좋아한다고. 복장은 하약정복(여름용 반소매 정복)을 챙겨입고 있어. 여름이 지나면 나도 옷을 갈아입을 거야.”


- 군대 생활은 잘 맞는지, 부대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범이) 나도 어엿한 군인이야. 다른 전우와 똑같이 생활하고 있어. 육지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뚝배기 불고기야. 바다에서 먹는 고기 맛과 달리 달짝지근한 게 입맛에 딱 맞더라고. 아 참, 진미채도 별미야. 바다에선 오징어가 야들야들한데, 여기 진미채는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지. 역시 한식이 최고야. 퇴근하면 관사에서 지내. 목욕탕은 가기 부끄러워서 혼자 샤워를 즐겨하는 편이야.”


- 뿌기는 왜 한마디도 안 해? 

“(뿌기) 미안해. 나는 말주변이 없어. 그래서 요즘엔 다른 부대원과 소통하기 위해 수화를 배우고 있어. 범이가 옆에서 많이 도와주는 편이야.”

“(범이) 나도 수화를 배우고 있는데, 손가락이 없어서 어려움이 있어. 말을 못 하지만 한글과 영어를 사용할 줄 알아. 어떻게 영어까지 할 수 있냐고? 이래 보여도 난 유학파 범고래야. 범고래는 전 세계 바다를 누비기 때문에 다양한 언어를 이해할 수 있어. 특히 이곳 부산작전기지는 주한미해군사령부(CNFK)도 있어 한국어·영어 능력은 필수야.”


- 범이에게 뿌기는, 뿌기에게 범이는 어떤 존재야? 

“(범이) 뿌기는 마음이 가장 잘 맞는 친구야. 내가 제일 아끼는 전우지.”

“(뿌기) 범이는 굉장히 자신감이 있고, 거침이 없어. 난 사람들을 만나면 쑥스럽고 부끄러울 때가 많은데, 범이는 나와 정반대야. 그런 자신감을 본받고 싶어.”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어? 

“야구장 시타 행사에 참여했을 때야. 우리가 부산시민과 함께한 공식적인 첫 데뷔 무대라 의미가 깊었어. 수만 명이 운집한 관중석을 보며, 우리 손으로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어.”


- 앞으로 목표는 뭐야?

“해군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우뚝 선 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범고래와 갈매기가 되는 거야. 콜라 하면 떠오르는 북극곰 있잖아. 북극곰 캐릭터가 사람들에게 청량감을 선물하는 것처럼, 우리도 해작사의 얼굴로서 국민에게 신뢰와 친근감을 전달하고 싶어.“


부대 창설 기념 군악 음악회에 특별 지휘자로 참여한 범이와 뿌기.부대 제공
부대 창설 기념 군악 음악회에 특별 지휘자로 참여한 범이와 뿌기.부대 제공



해작사는 대국민 소통과 모군 홍보를 위해 범이·뿌기를 홍보대사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장비 설명, 함정·부대·병과 소개, 장병 실무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콘텐츠에 주인공으로 출연시켜 흥미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범이와 뿌기는 부대 법무실이 발간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해양작전법 이야기’ 시리즈에 등장해 장병들에게 생소한 해양작전법을 재미있게 풀어 설명하는 성과를 거뒀다. 

범이와 뿌기는 깜찍한 얼굴을 무기(?) 삼아 건전하고 활기 넘치는 병영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해피데이, 정시 퇴근의 날엔 사령부 건물을 돌며 부대원들의 퇴근을 독촉한다. 음주운전 근절, 복장 규정 준수 등 군기 계도활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무엇보다 범이와 뿌기가 마음을 다하는 분야는 해군 모집활동. 병역자원 감소 여파로 초급간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국립한국해양대학교·국립부경대학교 등 해군학군단 홍보활동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지역 사회와 상생·협력도 범이와 뿌기가 맡은 주요 임무다. 해작사는 앞으로 지역축제, 위문공연, 봉사활동에 범이·뿌기를 투입해 시민들 가슴 속에 해군의 친근한 모습을 새겨넣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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