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 제병협동 통합화력훈련
한국군 전력 첫 투입
스트라이커 장갑차·K1A2 전차 출격
아파치 헬기 엄호 아래 적 초토화
한반도 지형 익히고 소부대 전술 숙달
실전적 수준의 연합 준비태세 강화
“폭염 지속에 따라 야외 활동을 자제해 주시고….” 여름의 한복판을 지나는 7월 말, 절정을 치닫는 무더위 속 재난 문자가 잇따른다. 이러한 더위에도 대한민국 국민을 지키는 한미 장병들은 실전 같은 훈련과 태세 정비에 여념이 없다.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스트라이커여단과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전력이 함께한 연합 제병협동 통합화력훈련 현장에서 본 그들의 땀방울에서 폭염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글=배지열/사진=김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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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함께 중대급 전투능력 검증에 전력
30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로드리게스 훈련장. 매미가 평화롭게 울고 초록빛으로 물든 산야가 눈을 정화해 주는 것도 잠시, 전차와 장갑차에서 나오는 우렁찬 엔진음이 적막을 깨뜨렸다.
이날 이곳에서는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스트라이커여단의 연합 제병협동 통합화력훈련(CALFEX·Combined Arms Live Fire Exercise)이 진행됐다. 이번 훈련은 한반도에 순환 배치되는 스트라이커여단의 예하 중대급 전투 능력을 검증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전까지는 미군에서 단독으로 시행해 왔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우리 군 전력을 투입한 가운데 연합 제병협동 통합화력훈련으로 규모를 키워 전개했다.
지난 22일부터 포문을 연 훈련은 스트라이커여단 예하 3기병연대 중대장들이 미군의 항공·포병·공병자산뿐만 아니라,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의 1개 전차소대와 함께 사격과 기동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어 31일부터는 3공병여단의 지뢰지대 개척 선형폭약(미클릭·MICLIC)과 M9ACE 전투장갑도저 등을 지원받아 목표를 점령하는 훈련을 할 계획이다. 다음 달 3일까지 약 2주에 걸친 훈련기간 동안 미군 4500여 명과 한국군 250여 명이 호흡을 맞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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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떨쳐내는 압도적 포성과 총성
오후가 되자, 최고 기온이 30도까지 올라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얼굴과 등에서 비 오듯 흘렀다. 장병들도 훈련장 곳곳에 설치한 그늘막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물통과 물탱크에서 연신 물을 받아 마시면서 더위를 쫓았다.
이내 다가온 훈련 시간. 충분한 휴식 이후라 그런지 재빠른 몸놀림으로 본격적인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훈련장 한쪽에서는 오늘의 훈련 순서와 기동로 분석을 위해 한국군과 미군이 머리를 맞대고 전술토의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군 K1A2 전차와 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엄청난 엔진음과 열기를 내뿜으면서 출격 대기를 기다리는 가운데, 미군 아파치 헬기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훈련장 공중을 장악한 헬기의 엄호 아래, 천천히 지상 전력들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먼저 훈련장 견부에 있는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보병 전력이 투입됐다. 능선을 따라 올라가 대항군을 격멸하고 고지를 탈환한 부대에서 든든하게 엄호사격에 나섰다.
다음은 한국군의 위력을 보여줄 차례. 수기사의 K1A2 전차들이 나란히 배치돼 번갈아 가며 목표 지점을 향해 포탄을 쏘아 올렸다. 처음에는 조그마한 붉은색 점이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표적까지 뚫고 뒤편 야산에 명중하면서 흙먼지를 일으켰다.
그러나 이들의 앞을 적 지뢰지대가 가로막았다. 우선 신속한 기동을 위해 미군의 미클릭이 투입됐다. 엄청난 폭발과 함께 깨끗하게 장애물을 제거한 덕분에 연합 전력 앞에 ‘꽃길’이 열렸다. 공중에서는 미군 A-10 공격기가 적을 향해 사격하면서 원활한 기동을 뒷받침했다.
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K1A2 전차를 앞질러 가면서 기동성을 뽐냈다. 장갑차에서 하차한 보병들이 남아 있는 적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제 몫을 해냈다. 공격받던 적이 반격해 오자, 전차와 장갑차가 강력한 화력의 합동 사격으로 궤멸시키면서 모든 훈련이 종료됐다.
미군이 주도한 훈련이었지만, 우리 군에도 큰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임태건(대위) 수기사 전승대대 3중대장은 “연합 자산을 활용한 소부대 전투 수행 방법을 숙달하는 좋은 기회였다”며 “한미가 하나라면, 어떠한 상황에도 적과 맞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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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전력 한반도 수월한 적응 기대
미군은 이번 훈련으로 주기적으로 순환 배치되는 스트라이커여단이 한반도의 지형과 기상에 대한 적응능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한국군의 장비와 전술을 소부대 전술에 적용하는 법을 숙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훈련을 소화한 다니엘 킬바사(중위) 소대장은 “한국에 와서 소대 단위 사격 등의 개인평가, 한국군과 연합으로 실시한 과학화전투훈련(KCTC) 등을 경험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이번 훈련까지 하면서 서로를 더욱 긴밀하게 이해하고 지금이라도 당장 싸울 수 있는 준비태세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득기(소령) 스트라이커여단 한국군 작전과장은 “순환 배치된 부대는 한반도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훈련 기회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한국군의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넘어, 미국군 단독 훈련이었던 것을 연합훈련으로 확대하면서 훈련 저변이 확대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한미 양국 군은 이번 훈련을 계기로 연합훈련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실전적 수준의 한미 연합 준비태세와 동맹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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