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림팩 훈련 현장을 가다 ④ 해병대 ‘분대기동 사격훈련’
움직여도 명중… 순식간에 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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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진지 밑서 포복하며 은·엄폐
K2C1 소총 사격 목표물 제압
미군과 한팀, 돌발상황 대응 숙달
10일 오후(현지시간) 하와이 미 해병대 기지(Marine Corps Base Hawaii). ‘2024 환태평양(RIMPAC·RIM of the PACific·림팩) 훈련’에 참가한 우리 해병대 분대 두 팀과 미 해병대원들이 가상의 적이 있는 근접 지역에서 서서히 기동했다.
갑자기 전방에 사람을 모사한 표적이 튀어나왔다. 좌우로 움직이거나, 팝업처럼 순식간에 등장해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 분대원들은 얕은 진지 밑에서 포복으로 자신을 은·엄폐했다. 이들은 전방을 주시하다 목표물이 나타나자 K2C1 소총을 사격해 제압했다. 그리고 일제히 기동하다가 다음 목표물을 발견하면 사격을 이어갔다.
분대는 전투를 하는 최소 단위이자, 적 방어선에 가장 가까운 제대이기도 하다. 실제로 기동하다 적을 만날 확률이 가장 높다. ‘분대기동 사격훈련’에는 우리 해병대와 미국·페루 해병대가 참여했다. 훈련은 돌발적으로 가상의 적을 만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해병대원들은 사격 명령에 따라 팀워크를 맞추며 고도의 사격술을 체득했다.
분대장 이승준 하사는 “한국에도 팝업 표적은 있지만, 좌우로 움직이는 표적은 없다”며 “움직이는 타깃을 쏘니 몰입감이 상승했다. 옆에서 기관총 소리가 들려 전쟁 상황이라는 걸 느끼며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관총 부사수 최경민 병장은 오는 9월 말 전역을 앞두고 림팩 훈련에 동참했다. 최 병장은 “림팩에 함께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실전 경험이 풍부한 미 해병대원들에게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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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국 지상군과 상륙군으로 참여
수색정찰·KAAV 기동 훈련 등 실시
우리 해병대도 림팩 훈련에 본격 돌입했다. 현재 해병대는 미국·일본·뉴질랜드·호주·멕시코·칠레 등 12개국 지상군 전력과 함께 원정강습단 예하 상륙군으로 훈련에 참여 중이다. 해병대는 2012년 30여 명 규모의 1개 소대가 최초로 림팩에 참가했다. 2022년부터는 중대급 규모로 확대됐다.
해병대는 연합상륙작전 수행 능력 배양을 목표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참가국 지상군과 수색정찰 훈련, 고무보트(IBS) 기동훈련, 정글 생존 훈련, 기동사격 훈련, 상륙돌격장갑차(KAAV) 기동훈련 등을 숨돌릴 틈 없이 펼치고 있다.
해병대 파견대장 이은석 소령은 “실전 같은 환경에서 고강도의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고, ‘무적해병’ 정신으로 연합상륙작전 수행 능력을 갈고 닦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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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특수전전단 특전요원 등도
급속 헬기 로프 하강 훈련 구슬땀
해군특수전전단 특전요원(UDT/SEAL)과 폭발물처리반(EOD)도 이날 급속 헬기 로프 하강 훈련을 했다. 해군 특전요원들은 연합특수작전 수행 능력 향상 및 연합전술 발전에 중점을 두고 폭발물 처리 훈련, 정글 정찰 훈련, 고공 강하 훈련 등을 강도 높게 수행하고 있다.
이번 림팩 훈련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페루 특수전 요원들이 투입돼 연합특수작전 수행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와이에서 글=조아미/사진=양동욱 기자
피플 인 림팩 - P-3 해상초계기 파견대장 하현진 중령(진)
림팩 최초 여군 항공대 지휘관
"P-8A 연합작전 능력 키울 것"
‘2024 림팩 훈련’에는 29개국이 참여하고, 2만5000여 명의 병력이 함께하고 있다. 우리 해군·해병대는 840여 명의 장병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최초’ ‘최다’ 타이틀을 얻거나,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장병들이 있다. 3명의 주인공을 ‘피플 인(in) 림팩’을 통해 소개한다. 하와이에서 글=조아미/사진=양동욱 기자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해군항공 72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군 비행대대장이 탄생했다. 해군항공사령부 61전대 611비행대대장 하현진 중령(진)이 주인공이다. 그는 이번 림팩 훈련에서 ‘최초’ 타이틀을 하나 더 갖게 됐다. ‘림팩 최초 여군 항공대 지휘관’이라는 수식어다. P-3 해상초계기 파견대장 임무를 수행 중인 그를 지난 9일(현지시간) 하와이에 있는 카네오헤 미 해병대 기지에서 만났다.
- 자신을 소개해 달라.
“2005년 해군사관학교 59기로 임관했다. 613비행대대에서 P-3C 해상초계기 전술통제관(TACCO)으로 임무를 시작했다. 전술통제관은 각종 정보를 종합·분석하고, 상황을 판단해 조종사에게 전술기동을 권고한다. 이후 2017~2018년 611비행대대 2·3편대장, 1전술지원대장 등을 거쳐 지난해 말 611비행대대장으로 취임했다.”
- 지휘관으로서, 부대 차원에서 훈련 목표가 있다면?
“부대는 대잠전·대수상전 훈련 등 총 10여 소티(Sortie·비행횟수)를 할 예정이다. 최우선 목표는 승무원들이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이 우리 해군에 도입됐고, 다음 림팩 훈련(2026년)에 최초로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훈련에 해상초계기를 전개시킨 나라는 한국과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영국, 인도, 일본 등 8개국이다. 이 가운데 5개국은 P-8을, 일본은 P-1을, 우리나라와 캐나다는 P-3를 운용한다. P-8을 운용하는 국가와 일대일 교류, 연합 훈련·회의 등을 통해 작전 노하우를 배울 계획이다.”
- 우리 해군도 P-8A를 운용해야 하는데, 기대하는 바가 있는지?
“P-8A는 최대 수백 ㎞ 떨어진 해상표적을 탐지할 수 있는 장거리 X밴드 레이다, 수십 ㎞ 거리 표적을 고해상도로 촬영·탐지하는 디지털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 등 고성능의 감시정찰 및 전자전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해상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공대함유도탄과 잠수함을 수장시킬 수 있는 어뢰도 장착한다. 적 잠수함 신호를 탐지·식별·추적할 수 있는 음향탐지부표(소노부이)는 120여 발을 탑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해군 항공전력보다 더 넓은 구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며 적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다.”
- 한국과 하와이에서 훈련의 차이가 있다면?
“긴장도 자체가 다르다. 한반도에서는 대북 위주로 임무를 수행한다. 어떻게 보면 익숙한 해양 환경이다. 림팩에서는 대잠전에 집중한다. 한국에서도 다른 국가와 연합훈련을 하지만, 림팩에서 연합훈련은 미국 기지에 우리 군이 들어가는 개념이다. 또 미군 체제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절차가 다른 부분도 있다. 대잠전을 하려면 조용해야 잘 들을 수 있는데, 한국은 상선·어선의 활동이 매우 많고 시끄럽다. 이러한 차이를 연구하고 준비를 철저히 했다.”
- 남은 훈련 기간 다짐은?
"'조국의 바다를 하늘에서 지키자!'는 부대 슬로건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우리 해군의 P-8A 운용 능력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더 나아가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끌어올리고, 훈련에서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고 귀국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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