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우리는 바다사나이] 음율로 감정·의사 전달… 민·관·군 하나로 조율

입력 2024. 07. 09   16:45
업데이트 2024. 07. 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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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다사나이 ⑫ 해군 군악병
따뜻한 배려가 강물처럼 흐르는 해군진해기지사령부 군악대 

우리가 곧 해군의 얼굴 
새하얀 정복 멋있어
입대한 군악대
웅장한 음악에 경외감
음악은 만국공통어
전우와 함께하며 연주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워
음악 통해 해군 알리고
군과 시민 연결하는 역할 할 것

“왜 해군에 입대했나요? 육군, 공군도 있고 해병대도 있는데.” 취재하며 만난 수병들에게 공통적으로 묻는 말입니다. 많은 수병이 이 질문에 “새하얀 정복이 멋있어서”라고 답합니다. 진해 군항제 등 각종 행사에서 바라본 선배들의 늠름한 모습을 보며 해군의 꿈을 키웠다는 설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군 연주회와 행사를 지원하는 군악병은 해군을 대표하는 얼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을 통해 해군을 알리고, 군과 시민을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글=이원준/사진=양동욱 기자

 



‘음악은 만국공통어’라는 말이 있다. 음악이 언어는 아니지만, 음률로 감정과 의사를 전달한다. 군에서도 마찬가지다. 군악대는 민·관·군 행사나 의식에서 음악을 통해 군의 강인한 의지를 보여준다.

군악대의 역사는 고대에 전장 지휘관이 부하들에게 북, 나팔과 같은 악기를 통해 지시를 전달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의사소통 수단 발달에 따라 그 역할은 사라지고 현대의 군악대 모습으로 점차 변화됐다. 해군 군악대는 1948년 8월 15일 군악 직별이 탄생한 이래 현재까지 변함없이 운영되고 있다.

해군 군악병은 군악대 소속으로 연주회나 의식행사에서 연주를 담당한다. 이를 통해 민·군을 잇는 가교 구실을 하고 있다.

군악병의 또 다른 중요한 임무는 장병들의 군인정신과 애국심을 함양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다. 음악이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큰 수단 중 하나인 만큼 국가와 해군에 대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군악대의 음악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군악병은 면접, 실기평가, 신체검사 등 전형을 거쳐 선발된다. 실무역량이 중요한 군사특기인 만큼 악기를 능숙하게 다뤄야 한다. 실기평가 분야는 △목관 △금관 △타악기 △피아노 △전자악 △현악기 △성악 등으로 나뉘며, 이 중 하나를 선택해 응시하면 된다.

군악병은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기술행정학교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는다. 양성교육이 끝나면 해군본부, 작전사령부, 해역함대, 진해기지사령부, 교육사령부 등 군악대에 배속돼 임무를 수행한다.


해군진해기지사령부 군악대 임대욱 병장이 트롬본을 연주하고 있다.
해군진해기지사령부 군악대 임대욱 병장이 트롬본을 연주하고 있다.



‘군악대에서 특별한 음악 경험’

진해기지사령부 군악대에서 만난 임대욱 병장은 ‘내가 곧 해군의 얼굴’이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그는 여덟 살 때 진해 군항제에서 해군 군악대 모습을 보며 해군 입대를 결심했다고 한다. 시민에게 해군은 무엇이며,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지 알리는 만큼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임 병장은 말했다.

“부모님 손을 잡고 군항제에서 군악 행진을 관람한 기억이 있습니다. 타군 군악대와 달리 해군 군악대는 멋있는 제식과 웅장한 음악에 경외감을 느꼈습니다. 나중에 꼭 해군에 입대해 멋있는 제식과 곡을 연주하며 특별한 음악 경험을 쌓겠다고 다짐했고, 실제로 그럴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임 병장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음악을 시작한 전공자다. 군악대에서는 트롬본 연주를 담당하고 있다. “트롬본은 호흡과 주범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 것이 매력”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연주에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행사 대열에서 가장 앞에 서는 편이다.

“1열에 있으면 행사를 주관하는 지휘관이나 시민 관람객을 가장 앞에서 마주 봅니다. 부담감도 있지만, 그만큼 제 악기가 군악대 얼굴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 앞에서 음악을 들려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해군에 입대하고 나서는 사람 앞에서 연주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해군 군악대에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지,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배웠습니다.”

임 병장은 남은 복무 기간 음악인으로서 한층 성장할 것을 다짐했다.

“부대 정문에는 ‘따뜻한 배려가 강물처럼 흐르는 진해기지사령부 군악대’란 글귀가 있습니다. 문구처럼 우리 부대는 항상 따뜻한 배려로 전우와 공감합니다. 따뜻한 배려에서 나오는 음악은 다른 음악보다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습니다. 앞으로도 군악대 일원으로서 임무를 완수하고 각종 연주회에서 배려를 통한 음악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순항훈련 참가 기회도

군악병에게는 해외 활동 기회도 주어진다. 해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의 순항훈련 참가를 통해서다.

순항훈련은 임관을 앞둔 4학년 생도의 함상 적응 능력을 기르기 위한 원양항해 훈련으로, 통상 세계 일주를 한다. 군악대는 기항지마다 멋진 공연을 펼치며 대한민국 해군을 알리는 군사 외교관 임무를 수행한다. 현장을 찾은 교민에게 고국에 대한 향수를 선물하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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