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다사나이 ⑪ 보수병·화생방병
보수-해군의 손상통제사
침수·화재 등 함정 손상 신속 복구
각종 시설 보수·수리 등 임무 수행
육상부대서 화재진압 소방관 역할도
“용접·배관수리 등 전문기술 습득 좋아”
화생방-위험 맞서는 방패
테러 상황 대비 탐지·측정·제독 임무
관련 자격증 취득, 복무기간 경력 인정
육상 근무도 장점…모병 지원율 높아
“공부하며 발전…미래 진로 설계도 박차”
망망대해(茫茫大海). 한없이 크고 넓은 바다라는 의미의 단어입니다. 해군 함정은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서 임무를 수행합니다. 그런데 만약 임무 중인 함정에 손상이 생긴다면? 자동차처럼 견인차를 부를 수도, 카센터에 맡길 수도 없습니다. 함정 자체적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손상을 복구해야 하죠. 그래서 보수 특기는 ‘해군의 손상통제사’라고도 불립니다. 이들은 화재·침수 등 함정 위급 상황에서 전우의 안전을 책임집니다. 또 화생방 상황에서 전우를 지키는 ‘화생방’ 군사특기도 있습니다.
글=이원준/사진=양동욱 기자
보수 특기의 핵심 임무는 손상통제다. 침수·화재 등으로 함정에 손상이 생겼을 때 신속히 복구해 생존성을 보장하고, 전투력을 복원해 임무를 원활히 수행하도록 돕는 것이다. 따라서 보수 군사특기는 소화·방수 등 다방면에 걸쳐 지식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보수 특기의 역사는 해군 최초 직별이 제정된 1948년 8월 1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에는 보수와 기공으로 나뉘어 임무를 수행했다. 1990년 두 특기를 통합해 현재에 이르렀다.
보수병은 함정 기관부에 배속돼 승조원들이 사용하는 각종 시설을 보수하고 수리한다. 보수 부사관을 보조해 수리, 용접, 배관설비, 수리 부속품 가공 등의 작업을 한다. 손상통제 상황에 대비한 훈련도 반복한다.
이처럼 보수병은 함정에서 몸을 쓰는 업무가 많다 보니 육체적으로 고된 편이다. 하지만 함정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전우는 내가 지킨다’는 자부심이 저절로 생긴다고 한다.
보수병은 육상부대에서도 손상통제와 관련된 직무를 수행한다. 해역함대와 진해지역에 있는 손상통제훈련장이 대표적이다.
해군8전투훈련단 육상훈련대대 이윤우 병장은 이지스 구축함(DDG) 세종대왕함에서 9개월을 근무했고, 현재는 손상통제훈련장에서 조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화재·침수 등 손상이 실제처럼 구현되는 훈련장에서 교관을 보조해 훈련을 지원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이 병장은 “함정 근무를 하며 용접, 배관 수리 같은 전문기술을 습득할 수 있어 좋았다”며 “특히 소화·방수처럼 함정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임무를 담당하며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보수병은 육상부대에서 소방관 역할도 맡는다. 군부대는 규모가 크고, 외부인 출입이 어려운 특성상 자체 소방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박 함정에 대한 화재진압 지원도 소방대 임무 중 하나다.
화생방 특기는 보수 특기에서 파생됐다. 부사관의 경우 보수 부사관이 화생방 관련 임무까지 수행하지만, 수병은 선발 단계부터 보수병과 화생방병으로 나뉜다.
화생방병은 전시 화생방전 및 테러에 대비해 탐지·측정·제독 능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다. 화생방 상황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 오염물을 탐지하고, 인원·장비 제독을 실시함으로써 기지를 안전하게 방호한다.
화생방병의 장점으로는 육상 근무가 꼽힌다. 또 위험물기능사·위험물산업기사 등 위험물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때 화생방병 복무 기간을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화생방병은 다른 군사특기보다 모병 지원율이 높은 편이다. 관련 전공자·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
진해기지사령부 화생방지원대 송시헌 일병도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래 진로를 설계하기 위해 화생방병에 지원했다. 그는 복무 기간 위험물산업기사를 취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 일병은 “화생방 대응훈련에 참여해 연습했던 대로 보호복을 착용하고, 상황에 따라 여러 장비를 완벽하게 사용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며 “부여된 임무를 빈틈없이 완수하기 위해 항상 공부하며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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