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서 함께 산화한 ‘호국의 형제’
고 전병섭 하사·전병화 이등상사 안장식
묘비 앞 숭고한 정신 기리는 추모석도

6·25전쟁에 함께 참전해 북한군과 싸우다가 전사한 ‘호국의 형제’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나란히 잠들었다.

국방부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호국의 형제 6호’ 안장식을 엄숙히 거행했다.

이번 안장식은 70여 년 만에 돌아온 형 고(故) 전병섭 하사(현 계급 상병) 유해를 국립서울현충원에 먼저 묻힌 동생 고 전병화 이등상사(현 계급 중사)와 함께 안장하며 진행됐다. 특히 허토 시에는 두 형제 고향인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흙을 준비함으로써 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국방부는 ‘호국의 형제’ 묘가 국민 모두에게 영원히 기억되고 숭고한 정신을 일깨워주는 호국보훈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묘비 앞에 추모석을 조성했다.

형 전 하사는 1925년 3월 당시 경기도 고양군(현 서울시 성동구)에서 4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1950년 12월 자진 입대했고, 국군 제8사단에 배치됐다. 이후 ‘노전평 전투’에 참전 중 1951년 8월 25일, 26세 나이로 전사했다.

동생 전 이등상사는 1931년 8월 삼남으로 태어났다. 1949년 7월 입대해 국군 수도사단에 배치됐다. 이후 전쟁이 발발하자 수많은 적군과 치열하게 맞서 싸웠다. 그러다 1951년 11월 6일 ‘월비산 전투’에 서 20세의 꽃다운 나이에 전사했다. 그는 전투 공적을 인정받아 같은 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고인의 유해는 전쟁 직후 수습돼 1959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두 삼촌을 한자리에 모시게 된 유가족 전춘자(차남의 장녀) 씨는 “큰아버지 유해를 찾는 데 비록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두 분의 넋이라도 한자리에 모셔 꿈에 그리던 재회를 이루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원식 장관은 유가족 손을 잡고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하며 “75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지만 두 분이 만나 함께 영면하실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국방부는 호국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고, 마지막 한 분을 찾는 그날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립묘지 내 ‘호국의 형제’ 묘 조성은 이번이 6번째다. 앞서 1~3호 형제는 서울 현충원, 4호 형제는 제주호국원, 5호 형제는 대전현충원에 모셔져 있다. 조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