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손자병법’으로 배우는 리더의 역량

입력 2024. 04. 26   15:50
업데이트 2024. 04. 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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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순용 국방정신전력원 교수부 안보학교관
노순용 국방정신전력원 교수부 안보학교관


가치 기반의 전사공동체는 군이 ‘정예 선진 강군’으로 가는 토대와 같다. 장병들이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단단하게 결집할 때 하나의 국군을 이뤄 흔들림 없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정신전력으로 장병들을 이끄는 군의 리더라면 한 번쯤은 『손자병법』을 읽고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해 볼 필요가 있다.

『손자병법』은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부전승을 중심사상으로 하고 있다. 그 전제로 평시 완벽한 전쟁 준비를 강조하는데 『손자병법』을 읽으면서 우리 군의 리더들이 5가지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째, 주도면밀함을 갖춰야 한다. 제1편 시계에서 손자는 ‘다산승 소산불승 이황어무산호(多算勝 少算不勝 而況於無算乎·가능성이 많으면 이기고, 적으면 지는데 하물며 가능성이 없다면 어떻겠는가?)’라고 말하면서 치밀한 전투 준비로 완전한 승리를 이끌어 내는 리더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둘째, 임무형 지휘와 소신의 문제다. 제8편 구변의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임금의 명도 받지 않을 수 있다)’라는 표현은 문구 그대로 해석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손자가 이렇게 말했던 이유는 그 시대 고유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휘통신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의 전장을 고려하면 임금이 파악하는 정보는 현장의 장수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보다 훨씬 지연돼 있었다. 따라서 리더에게는 언제, 어디서든 올바른 결정을 하고 실천하는 도덕적 용기가 있어야 한다.

셋째, 동기부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병사들이 최선을 다해 전투에 임하게 할 것인지에 대해 손자는 진실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리더의 모습을 강조했다. 제10편 지형에서 ‘시졸여영아고 가여지부심계 시졸여애자고 가여지구사(視卒如?兒故 可與之赴深谿 視卒如愛子故 可與之俱死·병사 보기를 어린아이와 같이 하면 깊은 계곡도 함께 갈 수 있고, 병사 보기를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하면 가히 같이 죽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를 깊이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

넷째, 상황 변화를 꿰뚫어 봐야 한다. 제10편 지형에서 제시한 여러 지형을 미리 살피고 병력 운용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것은 리더의 역할이다. ‘재용약일 정지도야 강유개득 지지리야(齊勇若一 政之道也 剛柔皆得 地之理也·용기를 가지런하게 하는 것은 장수가 지휘하는 방법이고 부드러움과 강함이 모두 얻어지는 것은 지형의 이치다)’라는 의미는 그만큼 지형에 따라 용병술을 잘 구사해야 실전적 교육훈련을 통한 전투력 발휘가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다섯째, 정신전력을 갖춘 리더로서 안목과 식견을 갖춰야 한다. 전쟁은 엄청난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싸울 때와 싸우지 않을 때를 구분할 줄 알아야 국가와 국민에게 이로움을 주는 리더가 될 수 있다. 제11편 구지와 제12편 화공에는 ‘합어리이동 불합어리이지(合於利而動 不合於利而止·이익에 부합하면 움직이고,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친다)’라는 표현이 동일하게 나온다. 리더는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냉철한 판단력을 갖춰야 국가의 이익을 지켜 낼 수 있다.

『손자병법』으로 배우는 5가지 역량을 고루 갖춘 우리는 적을 압도하는 강인한 정신력, 실전과 같은 교육훈련으로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반드시 싸워 이길 수 있는 완벽한 전투준비태세를 지닐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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