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전술의 시작은 생각, 질문, 표현하기

입력 2024. 04. 19   17:16
업데이트 2024. 04. 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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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진 육군정보통신학교 전술학 교관 전문군무경력관 가군
한성진 육군정보통신학교 전술학 교관 전문군무경력관 가군


지난 3월 임관한 육군의 신임장교들은 소대장 및 참모장교 직무수행능력 구비를 위해 지금 이순간 각 병과학교에서 함성, 군가, 땀방울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육군정보통신학교도 수백여 명의 정보통신전사 육성을 위해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사이버/C4I(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 체계, 정보통신기술(ICT) 등 직무 수행에 필수적인 과목(제) 위주로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다.

필자는 전술학교관으로서 신임장교들에게 야전에서 꼭 필요한 전술적 운용능력을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친숙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전술의 시작은 생각! 질문! 표현하기!’라고 나름의 전술관을 정립했다.

먼저 ‘생각’하는 전사(戰士) 육성이다. 전장상황에서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위한 첫걸음은 ‘생각’에서부터 시작된다. 기술 발전에 따른 전쟁양상의 변화로 이미 현대전은 누구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까지 ‘2+□=10’ 즉, 하나의 정답을 고집하는 문화에 길들여져 온 것은 아닌지 돌이켜봐야 한다. 이제는 복잡 다양한 전장상황에서 ‘□+□=10’이 될 수 있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키워야 한다. 그러한 생각이 바로 전술의 시작이 되고 생각하는 전사, 지식전사(Knowledge warriors)로서 첫 출발인 것이다.

둘째, ‘질문’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질문을 부끄러워 말아야 한다. 배움은 늘 가치 있는 일이다. 질문은 답을 찾는 마중물이라고도 한다. 급박한 전장상황에서 상황을 판단(생각)하고, 자신뿐만 아니라 상하급 부대에 질문을 통해 최적의 결심 사항을 도출하고 대응해 나가는 훈련을 반복 숙달해야 한다.

셋째, 생각과 질문을 통해 얻은 답을 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군인은 말과 글, 그림으로 소통한다. 여기서 말은 ‘구두 명령’으로 소부대 전투 간 육성지휘가 대표적인 예다. 전시에 적절한 구두 명령을 위해 평시 제식훈련 등에 있어 소부대 지휘(관)자는 육성지휘를 습성화해야 한다.

글은 서식명령, 단편명령 등 ‘작전명령’으로, 평시부터 간명하게 작성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림은 도식 명령, 투명도형 명령 등 ‘작전투명도’를 말한다. 그림은 글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지식과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래 기억된다고 한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우리는 ‘읽는 시대가 아닌 보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스마트 기기에 강점을 지닌 MZ세대는 이미 시각적 사고에 친숙해져 있다. 즉, 어떤 생각이나 정보 따위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MZ세대 장교들은 전투원 상호 간 약속인 군대부호를 활용해 작전을 구상하고 표현하는 것을 충분히 잘할 수 있고, 또 잘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좋은 교사는 잘 가르치고, 훌륭한 교사는 스스로 해 보이며, 가장 위대한 교사는 꿈을 심어준다.” 필자는 위와 같은 관점에서 전술을 처음 접하는 젊은 장교들이 ‘생각! 질문! 표현하기!’를 통해 전술적 운용능력을 갖춘, 승리하는 육군의 주인공으로서 미래를 향한 꿈과 비전을 깨우치고, 소대장·참모장교로서 생각하는 전사, 스마트 파워시대의 지식전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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