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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먹은 조선 산수화 우리 기술로 복원

입력 2024. 04. 18   16:25
업데이트 2024. 04. 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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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소장 ‘관서명승도첩’
자체 기술로 ‘전자선 열화비단’ 제작
값 비싼 일 제품 의존 없이 성공 의의

 

관서명승도첩 1폭 영변 묘향산 사진=서울역사박물관
관서명승도첩 1폭 영변 묘향산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이 국내 기술로 ‘관서명승도첩(關西名勝圖帖)’ 복원에 성공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장한 ‘관서명승도첩’은 작자 미상의 19세기 실경산수화로, 2003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177호로 지정됐다.

입수 당시 앞뒤를 관통하는 1~2㎜의 작은 구멍 수백 개가 뚫려 있는 등 벌레에 의한 손상이 심한 상태였다. 그림의 분리 과정 중 뒷면에서 수십 마리의 벌레 죽은 시체와 애벌레, 분비물도 확인됐다.


이번 복원 작업은 처음으로 우리 과학 기술로 제작한 전자선 열화비단(전자선을 쬐어서 강도를 인공적으로 약화시킨 비단)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보존처리 전
보존처리 전

 

보존처리 후
보존처리 후



박물관은 복원을 위해 1년6개월간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보존처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자선 열화비단을 자체 기술로 제작할 수 있었다.

기존 유물의 비단과 복원용 비단의 열화 정도가 다르면 수축 팽창으로 인해 뒤틀리거나 기존 비단을 훼손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 기술 부족으로 일본 제품을 수입해 사용해야 했지만, 가격이 비싼 데다가 수급조차 쉽지 않아 복원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다.

최병구 박물관장은 “보존 과학 분야의 새 장을 마련한 것이라 볼 수 있다”면서 “보존처리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소장품의 훼손을 막기 위해 더욱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송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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