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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는 왜 죽었을까

입력 2024. 04. 15   16:14
업데이트 2024. 04. 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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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공요 공군기상단 기상정보센터장 중령
김공요 공군기상단 기상정보센터장 중령



봄의 전령사인 개구리와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바로 튀어 올라 벗어나지만, 찬물이 담긴 냄비에 넣고 천천히 가열하면 그대로 삶겨 죽어 버린다. 즉 개구리의 감각적응 때문에 물이 서서히 끓으면 개구리의 감각이 물의 온도 변화에 적응하다가 한계온도에 도달했을 때는 이미 시기를 놓쳐 탈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의 모습이 개구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산업혁명과 첨단 과학문명의 혜택으로 풍성하고 편리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끓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기후위기’라는 전 세계적 문제에 당면해 있다. 

기후위기의 핵심적인 현상은 극단적인 기온 변화다. 호우, 대설, 한파 등의 위험기상이 지역적으로 집중되는 등 어느 한 지역에서 짧은 시간에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우리에게 인적·물적 피해를 발생시킨다. 그 예로 올해 1월 5일 영국에선 폭우가 내려 홍수주의보가 발령됐으나 같은 날 북유럽에서는 영하 40도 이하의 기록적인 한파가 들이닥쳤다. 또 1월 중순에는 미국 전역에 체감온도 영하 56도의 한파가 발생해 89명이 사망했으나 겨울철인 스페인에선 30도의 폭염에 시달렸다.

최근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는 끝나고 지구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가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은 ‘시작’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이라는 의미다.

끓어오르는 냄비 속 둔감한 개구리의 모습과 전 지구적 기후위기에 직면한 우리의 모습을 겹쳐 놓으면 우리들의 할 일은 더욱 분명해진다. 증대되는 기후위기의 경각심을 높이는 동시에 이에 대처하기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방 분야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공군기상단은 국방 유일의 기상 전문부대로, 작전 기상예보 지원을 주요 임무로 수행 중이다. 증대되는 기상 변동성, 극한 기상 발생 등 기후변화에 따른 국방 분야 영향 분석도 하고 있다. 또 국방정보본부에 ‘기상기후정책과’를 신설해 기후변화 대응 능력을 확대했다. 최근 발간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평가보고서를 기반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 전장환경 변화를 연구하고, 대기·해양 결합모델을 도입해 기후변화 예측 기반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 이상기후 발생을 감시하고, 그 결과를 주기적으로 전군에 전파한다.

공군기상단은 기후변화에 따른 안보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자 기후변화 관련 국방 분야 역량 강화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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