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국방광장

일당십의 특급전사 만들기

입력 2024. 04. 09   15:41
업데이트 2024. 04. 10   16:52
0 댓글
송태권 육군56보병사단 노고산여단 중령
송태권 육군56보병사단 노고산여단 중령


사단의 2024년 교육훈련 방향이 하달됨에 따라 대대장으로서 올해 교육훈련 철학을 어떻게 수립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참모·중대장들과 수차례 토의한 끝에 ‘싸워 이기는 것이 습관이 되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갖고 ‘체력단련’을 확실히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근무 중인 지역방위사단 예하 대대는 평시 민·관·군·경·소방 통합방위태세로 책임지역의 안정을 유지하고, 적 침투 및 국지도발 대비작전을 수행한다. 전시에는 부대 확장 후 여러 형태별 작전을 펴며 통합방위작전을 수행하는 등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 실제 작전을 전개하고 전시 동원예비군을 통제하며 교육하는 분대장 역할을 하게 될 우리 현역 병사들의 임무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그들의 작전 수행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체력단련’을 올해 필수 과업이라고 판단했다.

대대장 취임 후 부대 파악을 위해 살펴본 대대의 일일 체력단련은 체력검정 3개 종목을 20분 내외로 책임간부 1명에 의해 실시되고 있었다. 출타, 근무, 각종 작업으로 인한 참석률은 50% 정도였다. 이러한 상황평가를 토대로 올해 1월부터 오전 일과에 체력단련을 했다. 1시간 제대별 단체 뜀걸음, 팔굽혀펴기 및 윗몸일으키기 각 10분 실시 후 순환식 체력단련을 1시간 시행하는 모델로 한 달 내내 진행했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한 탓에 비전투손실 환자가 크게 늘었다. 매주 하는 ‘소통과 공감’ 시간에는 체력단련이 힘들다는 대대원들의 애로사항이 표출되기도 했다. 게다가 1월 말 실시한 체력측정 결과는 대대원 절반가량이 아파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병사들 입장에서도 체력측정을 잘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체력 향상자가 눈에 띄지 않았다.

이에 병사들의 건의사항을 적극 수렴해 2월부터는 제대별 단체 뜀걸음에서 수준별 뜀걸음으로 조정했다. 또한 매달 하는 체력측정은 병 진급측정과 연계하는 것으로 동기부여를 했다. 그리하여 2월 체력측정 때는 30명 중 특급 4명, 1급 6명 등 이전보다 훨씬 나은 성과를 달성했다.

일일 체력단련 내실화로 이뤄 낸 체력 향상 성과도 중요하지만, 내가 느끼는 가장 큰 성과는 우리 대대 장병들에게 ‘싸워 이길 수 있는 전사적 기질’이 함양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병사들 사이에 다른 훈련도 잘해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부대에 좋은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부분이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작은 성과를 발판 삼아 부대는 ‘강하고 항상 승리하는’ 대대가 되고, 개인에게는 군 복무를 하면서 건강한 신체를 단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