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상담소
커플끼리 존댓말을 쓰는 것이 나을까요?
Q 친해지면서 말을 놓자고 했는데, 상대는 계속 존댓말을 쓰자고 하네요. 반말을 하면 너무 막 대하게 될까 봐 걱정된대요. 그런데 존댓말을 계속 쓰니까 거리감이 많이 느껴져 친해지기가 어려운 기분이 들어서요. 혹시 커플은 존댓말을 쓰는 게 낫다거나 반말을 하는 게 낫다, 뭐 이런 것도 있을까요?
A 커플이 존댓말을 쓰는 것과 반말을 하는 것은 각기 다른 장단점이 있습니다. 2021년 중앙대에서 커플의 언어 차이를 실험한 일이 있습니다. 실험에 참가할 대학생 76명을 모집한 후 존댓말 집단과 반말 집단으로 반을 나눴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커플이 싸우는 상황을 지켜본 뒤 그것이 자기 커플의 일이라고 가정하고 상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게 했습니다. 존댓말 집단에 속한 사람은 존댓말로 적고, 반말 집단에 속한 사람은 반말로 적도록 했습니다. 가령 존댓말 집단은 “자기가 내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말한 것에 상처받았어요. 앞으로 자기가 말할 때 이 점은 고쳐 줘요”, 반말 집단은 “자기가 내 입장을 생각 안 하고 말해 상처받았어. 앞으로 이 점은 고쳐 줘”라는 식으로 적은 것입니다. 다툼의 상황에서 연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적은 후 그것을 다시 읽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존댓말보다 반말을 좀 더 부정적으로 느꼈습니다. 존댓말을 하면 부정적 감정을 덜 느끼고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커플끼리 다툴 때 서로 기분이 상하고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기 쉬운데, 존댓말을 쓰면 조심하면서 ‘필터’를 한 번 더 거치는 효과가 있어 서로의 감정을 덜 상하게 했습니다.
이 존댓말의 특성이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존댓말을 쓸 때는 예를 갖추기 위해 추가되는 문장이 많아집니다. 그러다 보니 반말에 비해 이야기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어 반말을 하면 더 빠르고 간결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생각을 필터링 없이 말하게 돼 좀 더 솔직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말하다 보니 더 재미있는 겁니다.
더불어 호칭 차이도 있었습니다. 존댓말을 쓰는 커플은 이름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 씨라든지 좀 더 정중한 호칭을 고르는 편입니다. 호칭부터 존중받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이러한 호칭은 사람을 조심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선생님”이라고 부를 때와 “○○아”라고 부를 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들으면 그에 걸맞게 점잖게 굴어야 할 것 같고, 이름만 부르면 더 편하게 행동해도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존댓말과 반말의 특성이 다른데, 어느 것이 우리 커플에게 유리할지는 평소 언어습관을 고려해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필터링 없는 표현으로 상처받거나 관계에 문제가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되는 커플이라면 존댓말을 사용해 조심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와 달리 한마디 한마디 조심하는 커플이라면 반말을 하면서 좀 더 편하게 말해 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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