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겉으로 보이지 않아도 속까지 꿰뚫어 이긴다

입력 2024. 03. 15   17:10
업데이트 2024. 03. 17   13:32
0 댓글

한미 해병대 KMEP 연합 화생방 훈련

독한 선전포고
화생방·대량살상무기
국민 생명 수호 위해
보이지 않는 위협에 맞서다

전술과 노하우 나누며
대응절차 실전적 숙달
하나된 한미 해병대
더 독해진 방위태세 구축

보호의 착용하고
황무지에 제독소 뚝딱 설치
적 제압·폭발물 제거
오염물질 완전 박멸…작전 완료

한미 해병대가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경북 포항시 일대에서 올해 첫 연합 화생방 훈련을 전개했다. ‘미 해병대 한국 내 훈련 프로그램’(KMEP·Korea Marine Exercise Program)의 하나로 추진된 이번 훈련에는 해병대1사단 화생방대대와 미 소대급 화생방부대 등 120여 명의 장병이 참가했다. 훈련 첫날 교류의 시간을 가진 장병들은 팀 리더십 훈련, 오염지역 감시·정찰 및 극복훈련 등을 함께 하며 화생방 전술을 교류했다. 훈련 4~5일 차에 이뤄진 정밀제독소 운용과 대량살상무기(WMD) 제거작전 지원훈련 현장을 소개한다. 
글=이원준/사진=조종원 기자


한미 해병대가 KMEP 훈련의 하나로 올해 첫 연합 화생방 훈련을 펼쳤다. 사진은 위험성폭발물개척팀이 WMD 제거작전 지원훈련 중 장애물을 탐지하는 모습.
한미 해병대가 KMEP 훈련의 하나로 올해 첫 연합 화생방 훈련을 펼쳤다. 사진은 위험성폭발물개척팀이 WMD 제거작전 지원훈련 중 장애물을 탐지하는 모습.



장비·인체 제독 호흡 ‘척척’ 


지난 14일 경북 포항시 정천리 종합훈련장에는 화생방 보호의를 착용한 한미 해병대 장병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올해 첫 연합 화생방 훈련 목표는 오염된 병력·장비 제독절차 숙달에 중점을 뒀다. 장병들이 톱니바퀴 같은 팀워크를 발휘하자 잡초 하나 없던 황무지에 장비제독소와 인체제독소가 ‘뚝딱’ 설치됐다.

연합훈련인 만큼 한미 장병들은 제독소를 함께 운용했다. 장비 조작은 우리 해병대가, 도구를 이용한 제독절차는 미 해병대가 맡았다.

장비제독은 총 4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첫 번째는 장비를 세척하는 단계, 두 번째는 제독제를 활용해 오염물질을 제독하는 단계다. 3단계에선 탐지장비로 오염물질 여부를 재판단하고, 마지막 4단계에선 2차 제독을 한다.

장비제독은 양측 장비를 대상으로 했다. 우리 군 차량형 화생방정찰차가 처음으로 나섰다. 한미 장병들은 호흡을 맞춰 장비 외부를 깨끗이 세척·제독했다. 실제 화생방 상황이라면 전우의 생사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모든 제독절차는 꼼꼼히 이뤄졌다.

다음 차례는 미 해병대의 경량전술차량(JLTV). 거대하고 독특한 외형 탓에 이를 처음 보는 우리 장병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자 옆에 있던 미 장병들이 JLTV의 제원과 특징을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이처럼 한미 해병대원들의 밀접한 소통 모습은 KMEP 연합훈련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이다. 이는 KMEP 훈련의 또 다른 목적이기도 하다.

인체제독소에서는 장비 조종수를 포함한 전투원 제독이 시행됐다. 인체제독은 장비제독보다 두배 더 많은 8단계로 구성된다. 가장 먼저 화학작용제 탐지장비(K-CAM2)로 오염도를 확인한 뒤 보호의, 전투화 덮개, 보호장갑 등 피복에 묻은 오염을 제거했다. 개인화기는 준비된 제독 패드로 제독했다.

한미 해병대 장병들이 WMD 의심시설에서 표본을 수집하고 있다.
한미 해병대 장병들이 WMD 의심시설에서 표본을 수집하고 있다.

 

화생방 상황 초기평가 중인 한미 해병대 연합 화생방정찰팀.
화생방 상황 초기평가 중인 한미 해병대 연합 화생방정찰팀.

 

훈련을 성공적으로 종료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한미 해병대 장병들.
훈련을 성공적으로 종료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한미 해병대 장병들.



WMD 의심시설을 확보 총력전 

이튿날 훈련장에서는 WMD 제거작전 지원훈련이 펼쳐졌다. 훈련은 적지에서 WMD 의심시설이 발견됨에 따라 ‘통합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제거작전 여건을 마련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통합지원 TF는 화생방부대, 보병부대, 위험성폭발물개척팀(EHCT), 폭발물처리(EOD)팀,군사경찰 특임대(SDT) 등으로 편성됐다. 미 해병대 장병들은 우리 화생방대대 장병과 연합 화생방정찰팀을 구성했다.

가장 먼저 WMD 의심시설을 확인한 우리 해병대 보병부대가 통합지원 TF 구성을 지휘부에 요청한 뒤 병력을 투입해 작전에 돌입했다. 목표는 의심시설을 확보해 작전 환경을 조성하는 것. 장병들은 남아 있는 적군을 순식간에 제압하고 일대에 통제선을 설치했다.

곧이어 EHCT와 EOD팀이 투입됐다. EHCT가 폭발물을 비롯한 장애물을 확인하며 의심시설로 향하는 통로를 확보했다. 시설 입구에서 식별된 급조폭발물(IED)은 EOD팀이 담당했다. “펑!” 굉음과 함께 기폭장치를 활용한 IED 제거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의심시설 내부 진입은 SDT가 선두에 섰다. 흑복을 입은 SDT 장병들은 작전 개시 신호와 함께 빠르게 내부로 진입해 적을 제압했다.

마지막으로 화생방 상황 초기평가는 연합으로 전개됐다. 한미 장병 3명씩, 총 6명이 화생방정찰팀을 구성했다. 보호장구와 보호의를 장착한 이들은 오염물질을 탐지하며 신중하게 이동했다. 훈련 현장엔 인체에 해가 없는 훈련용 모의화학탄이 살포돼 탐지장비에 오염물질이 판독됐다.

WMD 의심물체에 접근하자 정찰팀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한미 장병들은 표본을 채취하는 한편 의심시설·물체 정보를 빠짐없이 기록했다. 이들의 초기평가는 이후 탐색·분석 과정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초기평가를 마친 정찰팀은 철수 결정을 내렸다. 시설 외부에는 제독소가 설치돼 있었다. 장병들은 인체제독을 실시하는 것으로 모든 훈련을 종료했다.

한미 해병대는 이번 훈련을 통해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배양하고, 소부대 전투기술을 공유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변영민(대위) 화생방대대 정보작전과장은 “한미 해병대 연합부대가 적 화생방 도발에 따른 대응절차를 실전적으로 숙달할 수 있었다”며 “미 해병대와 교류한 전술·전기와 노하우를 토대로 연합방위태세를 구축하고, 최고도의 대응태세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