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53사단, 대량 전사상자 처치훈련
스피드로 승부하는 화학전
민·관·경·소방과 통합방위 훈련
전사상자 분류·처치, 제독·후송 등
기능별 임무수행 능력 극대화
아군 생존율 높여 전투력 복원
비대칭 전략무기인 화학무기는 동·식물을 가리지 않고 넓은 범위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전혀 피해를 입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피해 최소화와 추가 피해 차단. 무엇보다 빠르게 환자를 처치해야 하는 것이 숙제다.
전시 전략무기는 전방을 지원하는 후방에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나날이 커지는 화학무기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육군53보병사단 울산여단이 민·관·경·소방 등 통합방위요소와 힘을 모아 실전적인 훈련에 나선 것은 이런 이유다. 여단은 18일 울산광역시 울산대공원 일대에서 ‘대량 전사상자 처치훈련’을 하며 통합방위 능력을 극대화했다. 전시 심각한 위협으로 떠오른 화학무기 공격에 맞서 신속하게 전투력을 복원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을 현장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글=박상원/사진=양동욱 기자
적 광범위에 걸쳐 화학 공격 도발
이날 훈련은 여단이 진행 중인 민·관·군·경·소방 합동 통합방위훈련’의 하나였다. 훈련에는 울산여단과 울산 남부경찰서·남부소방서·남부보건소·합동화학방재센터 등 11개 유관기관에서 240여 명이 참가했다.
대량 전사상자 처치는 전시 아군에게 대량 피해가 발생했을 때 전우의 생명을 지키고 전투력을 보존하는 일이다. 아군의 생존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에서 신속한 응급 처치와 후송은 필수. 이번 훈련은 군 독자적으로 한 것이 아닌 지역 전체를 책임지는 통합방위요소가 한자리에 모여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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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악! 가스, 가스!”
훈련은 적 화학탄 공격으로 울산여단 예하 2대대에 대량 전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시작됐다. 여단은 전반적인 피해 상황을 확인한 뒤 비오염지역으로 판단한 울산대공원 남문 주차장에 환자 집결지를 설치했다. 또 상급부대인 53사단과 민·관·경·소방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후 여단은 53사단 화생방대대·의무대의 도움을 받아 대량 전사상자 처치반을 운용했다. 여단은 우선 인체·장비 정밀제독소와 오염전사상자 분류소 설치에 나섰다.
피해 현황을 접수한 화생방대대는 피해 발생 지역을 정찰한 뒤 안전을 확인한 지역에 인체·장비 정밀제독소를 설치했다.
의무대원들도 임무형보호태세(MOPP) 4단계가 설정됨에 따라 보호의, 전투화 덮개, 방독면, 보호 장갑을 착용한 채 장병들을 살리기 위해 피해 지역으로 이동했다. 의무대원들은 트럭으로 긴급 후송된 환자들을 들것을 이용해 집결지로 빠르게 옮겼다.
곧이어 사단 화생방대대 장병들은 오염전상자 분류소에서 ‘보행 환자’와 ‘단순 오염자’를 나누는 작업에 나섰다.
보행 환자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어 스스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단순 오염자는 들것에 실려 의무대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보행 환자는 스스로 걸어서 ‘정밀 인체제독소’에 도착했다. 이들은 스스로 개인 장비와 물자를 제독한 뒤 착용했던 보호장구를 제거하고 인체샤워까지 마치며 화생방 공격으로부터 벗어났다.
문제는 단순 오염자들. 본격적으로 민·관·경·소방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들것에 실려온 단순 오염자는 몸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피복 제거부터 잔류오염 검사까지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다.
의무대 장병들은 피복 제거 지점에서 화생방 피해를 본 장병들을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들것에 실린 환자가 도착하자 각자의 임무에 맞춰 피복 제거를 실시했다.
피복 제거가 끝난 뒤 장병들은 오염된 들것을 처분하고, 새로운 들것에 환자를 실었다. 이어 화학작용제 탐지장비를 이용해 추가 오염을 확인하고 스펀지에 KD-1 개인 제독제와 10% 수용성 제독제를 묻혀 몸에 남은 오염물질을 닦았다.
남구보건소와 의무대는 제독을 끝낸 단순오염자를 ‘긴급·응급·비응급·지연’으로 구분해 병원으로 후송했다. 울산 남부경찰서·소방서도 주변을 차단하고 혹시 모를 위급 상황을 통제하며 추가 피해를 막았다.
오염된 궤도차량에 대한 장비 제독도 놓치지 않았다. 화생방대대 장병들은 절차에 맞춰 장비 제독을 실시했다. 울산 합동화학방재센터는 화생방대대와 함께 화생방 정찰과 추가 화생방 오염 여부 탐지에 힘을 기울였다.
“적 도발로부터 국민 지킬 것”
훈련 과정에서 민·관·군·경·소방은 긴급 환자부터 신속하게 후송하며 실전성을 입증했다. 특히 화학무기 공격에 대응해 전사상자 분류 및 처치, 제독, 의무시설 후송 등 기능별 임무 수행 능력 향상과 신속한 전투력 복원 절차를 숙달했다.
조상한(대령) 울산여단장은 “이번 훈련은 유사시 우리 장병과 시민들의 귀중한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실제 환자 발생 상황을 가정해 실전적으로 실시했다”며 “앞으로도 통합방위요소와 연계한 훈련을 통해 안전한 울산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같은 날 여단은 한국석유공사 울산지사에서 열린 ‘중요시설 방호훈련’에도 참여했다. 훈련에는 여단과 울산경찰서 경찰특공대, 남울주소방서, 울주군 드론센터 등 5개 유관기관이 참가했다.
이곳은 중요도가 높은 국가기반시설로 전·평시 위협에 노출돼 있다. 훈련은 적 특수작전부대원이 드론을 이용해 핵심 설비를 폭파한 것으로 시작했다. 신속히 출동한 여단 초동조치부대는 적과 교전해 적을 신속히 제압했다. 여단과 경찰특공대는 추적, 격멸 작전을 펼쳐 도주하는 적을 끝까지 추적해 생포했다. 이후 울주군 드론센터와 협조해 드론 조종자를 찾아내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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