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 실물폭파훈련 현장
육군특수기동지원여단 공병대대
미2사단 스트라이커여단 공병대대
지하시설 장애물 극복 상황 전개
폭약량·설치 형태 효율적 방안 검증
한미 간 노하우 공유…전술토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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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부터 미국을 국빈 방문해 5박 7일간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에 맞춰 양국 장병들도 한미동맹 70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훈련장에서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생사를 함께한 6·25전쟁 때부터 강산이 일곱 번 변할 동안 쌓아 온 혈맹의 굳건함을 다지는 노력이다. 육군지상작전사령부 특수기동지원여단 공병대대(명승대대)와 한미연합사단/미2사단 스트라이커여단 공병대대의 한미연합 실물폭파훈련 현장에서 그들이 선보인 팀워크와 위력을 확인해 보자. 글=배지열/사진=김병문 기자
한국군 교범에 없는 방식, 장병 관심 높여
26일 아침 강원도 철원군에 있는 공병전술훈련장. 흐린 날씨에 기온까지 뚝 떨어지면서 한기가 온몸을 휘감았지만, 실물폭파훈련을 앞두고 모인 한국군과 미군 장병들은 기상여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른 시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번 훈련은 한국군 25명과 미군 25명 등 총 50명이 참가한 가운데 적 지하시설(UGF)의 예상 장애물을 극복하는 상황에서 전개됐다. 훈련은 폭파 성과를 높이기 위해 폭파법과 폭약량, 설치 형태 및 위치 등을 다양하게 해 예상되는 장애물 종류에 맞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미군은 물주머니(워터백)를 이용해 폭발물의 파괴력을 높이고 안전까지 확보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양수진 대위는 “보통의 실물폭파훈련은 폭약의 위력을 확인하는데, 이번 훈련은 특별한 상황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해 의미가 컸다”며 “앞으로도 여러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한미연합 폭파훈련을 지속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같은 장애물이라도 양국의 대응방식이 다른 점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군은 6개소의 장애물에 폭약을 미리 설치하고 전기식 이중점화장치를 연결해 순서대로 폭파했다. 반면 미군은 1개소마다 폭약을 설치하고 비전기식 이중점화회로로 연결해 폭파하는 과정을 5차례 반복했다.
현장에서는 효과적인 폭파방안을 정립하기 위한 지휘관 전술토의도 열렸다. 한국군의 교범에선 볼 수 없는 폭약과 폭파방식에 장병들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빛났다. 훈련을 준비하면서 생긴 잠깐의 여유 시간을 활용해 진행한 질의응답 때는 곳곳에서 질문이 쏟아졌다.
방지현 대위가 “비전기식 이중점화회로를 사용하는 이유와 폭파 시 아군의 생존성을 보장하는 미군의 방안이 궁금하다”고 하자 테일러 올슨 대위가 “폭발 위력을 높이면서 실패 가능성을 낮추기 위함이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폭파지점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거리를 계산해 적용한다”고 답했다.
폭파 후 굉음·연기 가득 위력 실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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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완료!” “폭파 실시!” “폭파, 폭파, 폭파!” ‘폭파’를 알리는 외침이 울려 퍼진 뒤 이내 시뻘건 불꽃이 이는가 싶더니 희뿌연 연기가 수 미터 위로 피어올랐다. 조금 전까지 문과 벽이 있던 자리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연기가 걷히고 나니 산산조각 난 파편만 남았다.
폭파지점으로부터 약 300m 떨어진 관람석에서도 폭발과 동시에 굉음이 울려 창문이 떨렸다. 폭파과정을 설명하던 올슨 대위가 “문 자체가 날아가 버린 것 같다”는 농담을 하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훈련은 번호를 지정한 장애물을 차례로 폭파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애물 종류에 따라 한국군과 미군이 교대로 폭파했다. 철과 콘크리트가 섞인 복합문부터 철제문, 콘크리트 벽, 목제문 등 11개 장애물이 준비됐다. 양국 부대는 이날 훈련에 앞서 긴 시간 호흡을 맞췄다.
지난 2월 이론교육 및 장비 실습 시간을 가졌고, 지난달에는 폭파 후 전개되는 통로개척훈련을 함께했다. 이번 폭파훈련이 대미를 장식한 것.
“한미 공병부대 간 파트너십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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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훈련을 위한 대책도 철저하게 마련했다. 훈련 전 위험성 평가체계와 점검표를 작성해 폭파장소 주변에 방화지대를 만들고, 사전에 물을 뿌려 화재를 예방했다. 불발에 대비한 폭발물처리반과 산불에 대비한 응급진료대기반 등을 대기시켰고, 인근 관계기관에도 사전 협조를 구했다.
마지막으로 장병들은 폭파지점으로 이동해 잔여 폭약과 파편의 위치 등을 확인하면서 끝까지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데 애썼다. 훈련장을 배경으로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쪽에 펼친 양국 장병이 “Let’s go together(같이 갑시다)!”를 외치면서 훈련은 마무리됐다.
훈련을 지켜본 임창욱(대령) 특수기동지원여단장은 “적 지하시설을 극복하는 건 공병부대가 넘어야 할 장애물이자 도전과제”라며 “오늘 훈련은 단순 폭파가 아니고 미래 전장에 대비해 우리가 쌓아야 할 능력을 익히는 과정의 한 걸음을 나아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브라이언 몰리(소령) 대대 총괄장교는 “전장에서 높아지는 공병부대의 중요성에 맞춰 실전에 필요한 능력을 기르는 훈련을 했다”며 “서로 다른 폭파법을 공유하는 등 이번 훈련으로 한미 공병부대 간 파트너십이 강해졌다는 걸 느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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