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와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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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줬지만 이 전쟁이 갑자기 발발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지상전이 일어나기 몇 년 전부터 우크라이나의 전력시설을 해킹해 막대한 피해를 끼쳤고, 여러 공작을 펼쳤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이제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사이버전에서 자유롭지 않다. 책에서는 네트워크상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활동하면서 상대방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환경을 조성하는 해킹의 세계를 살폈다. 파이브 아이즈(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국가들과 후발 주자인 러시아, 이란, 중국, 북한 등의 사례를 사건 중심으로 소개한다.
에스토니아와 조지아에 대한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풍자영화를 자신들의 최고 존엄에 관한 공격으로 받아들인 북한의 보복 해킹과 이를 통한 소니픽처스 협박 및 직원 개인 데이터 노출,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한 이란의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에 대한 스턱스넷 사이버 공격과 그에 따른 이란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 중국이 벌인 미국의 산업 및 군사기밀 탈취와 공무원 개인기록 유출, 러시아가 저지른 우크라이나 블랙아웃 사태 등은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사이버 공격은 적국의 정보기관이나 지도부 공격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인터넷 광케이블과 플랫폼 역시 정보기관들의 감시, 감청에서 자유롭지 않다. 또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 사례에서 보듯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돼 엉뚱한 피해를 겪게 될지 모른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 인공지능(AI) 및 사이버 안보 담당 부국장인 저자는 사이버 공격이 얼마나 광범위하며 예방하기 어려운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해커들은 국가 안보 우선순위를 재편하고 스파이 활동과 국정 활동을 변형시켰다. 지정학적 이점을 위한 경쟁은 점차 사이버 공간에서의 우위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우위를 점할 수 없을 것이다. 비정한 국제관계 속에서 결국 가장 잘 해킹하는 국가가 승리할 것이라고 냉정하게 경고한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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