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원팀 되어 선진 기술 습득…한미 전투력 터진다

입력 2023. 02. 22   17:14
업데이트 2023. 02. 22   17:25
0 댓글

육군11기동사단 공병대대, 미 스트라이커여단 공병대대와 연합 도시 기동 개척훈련 


미군 폭파 기술 배우며 팀별 폭약 제조
우리 기술도 전수…양국 교류의 장으로
폭발 안전 확보…개척·진입 훈련 돌입
한미 공병부대 통합운용 능력 검증
최상의 작전수행능력 구비 “Perfect!”

 

21일 경기도 파주시 스토리사격장에서 진행된 육군11기동사단 공병대대와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스트라이커여단 공병대대의 연합 도시 기동 개척훈련에서 양국 장병이 도넛 장전으로 만든 폭약을 터뜨려 문을 제거한 뒤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21일 경기도 파주시 스토리사격장에서 진행된 육군11기동사단 공병대대와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스트라이커여단 공병대대의 연합 도시 기동 개척훈련에서 양국 장병이 도넛 장전으로 만든 폭약을 터뜨려 문을 제거한 뒤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한미 장병이 폭파로 문을 제거하고 확보한 기동로를 통해 진입하고 있다.
한미 장병이 폭파로 문을 제거하고 확보한 기동로를 통해 진입하고 있다.

 

미군 장병에게 K2 소총 사용법을 설명해주는 한국군 장병.
미군 장병에게 K2 소총 사용법을 설명해주는 한국군 장병.

 

한미 장병들이 물이 든 주머니를 도폭선으로 감아 터뜨리는 물 폭약 장전을 위해 테이프를 붙이고 있다.
한미 장병들이 물이 든 주머니를 도폭선으로 감아 터뜨리는 물 폭약 장전을 위해 테이프를 붙이고 있다.


“Fire in the Hole!” 근거리에서 폭발물을 터뜨릴 때 아군에게 경고의 의미로 전달하는 문장이다. 밀리터리 슈팅 게임을 해봤다면 익숙하게 들었을 표현이다. 실제 훈련과 전장에서도 많이 사용한다. 한미가 함께한 폭파 훈련에서 이 말이 들릴 때마다 절로 목이 움츠러드는 경험을 맛봤다. 육군11기동사단 공병대대와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스트라이커여단 공병대대의 연합 도시 기동 개척훈련(UMBC·Urban Mobility Breaching Course) 현장이다. 글=배지열/사진=조종원 기자

쌀쌀해진 날씨 날린 폭발의 위력

21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스토리사격장 내 폭파 훈련장. 절기상 우수(雨水)가 지났지만, 영하의 날씨에 손발 끝에 한기가 서렸다. 그러나 1박 2일 연합훈련을 위해 모인 11기동사단 공병대대와 미 스트라이커여단 공병대대 장병 33명이 만든 폭약이 터지면서 만들어 낸 열기가 추위를 날려 보냈다.

이날 전개된 UMBC는 도폭선을 활용해 신속하게 문을 개방하고, 건물 진입을 보장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라크 전쟁 당시 잠겨 있는 출입문 개방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미군에서 도입했다. 현재도 미 공병학교와 각급 부대에서 진행하는 실폭파 훈련이다.

간단한 훈련 소개 이후 양국 장병은 팀을 이뤄 폭약 만들기에 돌입했다. 미군이 제조법을 설명하고 통역을 거쳐 전달하면 한국군이 실습하고, 추가로 미군이 조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국 장병들이 함께 폭약을 장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용찬(소령) 대대 정작과장은 “육군에서 보통 폭파 훈련은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장병 위주로 하는데, 이번 훈련은 공병대대원들에게 좋은 기회”라며 “미군의 앞선 폭파 기술을 배우고, 우리 군에도 선진 기술을 도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물·고무 등 다양한 폭발물 적용 훈련

“다른 한쪽도 고정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제가 봤던 완성된 모습하고는 다른데, 이 도폭선이 너무 짧은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실습이 시작되자 한국군 장병들의 질문이 폭주했다. 이들은 지난 7일 캠프 케이시를 방문해 예행연습까지 하면서 이번 훈련을 준비했다.

이날 배울 장전별 폭파 방법은 총 4가지. 물이 든 주머니를 도폭선으로 감아 터뜨리는 물 폭약 장전, 폭발력으로 고무를 밀어 장애물을 파괴하는 고무장전, 주로 문고리를 폭파하는 데 쓰이는 도넛 장전, 문 경첩을 파괴하는 데 효과적인 슬라이더 장전 방법이다.

처음 보는 폭약 만들기에 한국군 장병들의 눈이 빛났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는 미군 장병의 세심함도 눈에 띄었다. 물주머니를 칭칭 감은 테이프를 자르려 애쓰는 이어진 중위(진)를 지켜보던 오버손 병장이 잽싸게 칼을 건넸다. 그는 “앞서 훈련교범이나 자료로만 봤을 때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친절하게 가르쳐줘서 고마웠다”며 “한미 연합훈련이 많아져 미군의 교보재와 훈련법을 우리 군에 맞게 적용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미군에 우리 군의 기술을 전수한 사례도 있다. 미군의 도넛 장전 과정을 지켜보던 김지민 상사가 ‘눕혀 통달아매기’ 방법을 선보이자 미군이 ‘우리도 이렇게 해보면 좋겠다’고 반응한 것. 폭약량은 같지만 더욱 간편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며 한미 장병들이 박수를 보냈다.

김 상사는 “미군의 훈련법을 배우면서 우리가 가진 것도 나누는 교류의 장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앞으로 도시지역작전을 전개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군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이날 한국군을 지도한 카일 교타 병장은 소감을 묻는 말에 “Perfect!”라며 “이미 많은 걸 알고 있어서 더 가르쳐 줄 게 없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양국 장병은 팀별로 만든 폭약을 들고 다음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장병들은 안전 장구를 단단히 갖췄다. 폭파 땐 최소 안전거리를 확보했고, 일부 인원은 벙커 형태의 건물 내부에서 훈련을 지켜봤다.

첫 한미연합 호흡에 ‘엄지 척’

“Fire in the hole!” 외침과 함께 큰 충격음이 들렸다. 자주포나 전차포 사격 수준은 아니었지만, 긴장감에 몸이 움츠러드는 위력이었다. 훈련장 내 임시 벽과 문을 세운 세트에 직접 장전한 폭약을 설치하고 폭파할 차례. 도폭선에 불을 붙이면 선을 따라 타들어 가면서 폭약이 터져 닫힌 문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폭발로 생긴 연기가 걷히자 훈련장에 설치된 총 3개의 문에 난 큰 구멍이 눈에 띄었다. 폭발에 대비한 안전 확보에 집중했던 장병들은 개인화기를 갖추고, 개척·진입 훈련 모드로 전환했다. 잠겼던 문을 열어 기동로를 확보한 뒤 진입해 좌우로 흩어지는 상황으로 훈련이 마무리됐다.

한국군 현장지휘관 윤상호 대위는 “도폭선으로 출입문을 파괴하고, 인명피해 없이 건물에 신속하게 진입하는 훈련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최상의 작전 수행 능력을 구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훈련을 이끈 벤자민 길라드 대위는 “한미 장병들이 한 팀으로서 공병부대의 통합 운용 능력을 검증했다는 점이 훈련의 핵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