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위해" 양국 일정 빠르게 합의
신원 확증·유가족 통보 절차 예정
4·9월 두 차례 공동 유해발굴 조사
강원도 양구군 등 6개 지역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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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동맹 70주년을 맞아 공동 유해발굴을 전개한다. 양국은 이를 통해 6·25전쟁 전사자의 고귀한 희생과 가치를 상기하고, 동맹 강화에 더욱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2일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과 오는 4월, 9월 두 차례에 걸쳐 강원도 양구군 등 6개 지역에서 한미 공동 유해발굴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 유해발굴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며, 피로 맺어진 동맹이 더욱 굳건해지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미는 공동 조사팀을 구성해 유해발굴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공동 조사팀은 발굴 지역을 찾아 참전자 증언과 전투 기록을 토대로 미군 전사자 유해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다. 이후 조사 결과에 따라 한미 전사자 유해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확인되면 공동으로 유해발굴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수습된 유해는 양국의 긴밀한 공조 아래 정밀 감식과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와 함께 국유단과 DPAA는 한미 유해발굴사업 연례협의회를 개최하고, 협력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DPAA 주관으로 6·25 참전 미국 유가족 초청 행사 등도 올해 개최할 예정이다.
한미는 이러한 연장선에서 이날 6·25전쟁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 봉송식을 엄숙히 거행했다. 봉송되는 미군 전사자는 지난해 한미가 공동 유해발굴로 찾은 전사자다.
행사에는 신범철 국방부 차관을 비롯해 김성준 인사복지실장, 이근원 국유단장,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대사, 켈리 맥케이그 미 DPAA 국장 등이 참석했다.
한미는 특정한 날을 선정하기보다는 전사자를 하루라도 빨리 유가족 품으로 모셔드리기 위해 봉송 일정을 최대한 빠르게 합의했다. 행사에 앞서 이 국유단장과 맥케이그 미 DPAA 국장은 한미동맹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미군 전사자 유해의 인계·인수서에 서명했다. 본 행사는 국기에 대한 경례, 추모사, 조총·묵념, 유해봉송, 전사자에 대한 경례 순으로 경건하게 진행됐다. 유엔기로 관포된 유해는 미8군 영안소로 봉송됐으며, 이후 미 DPAA로 옮겨져 신원 확증과 유가족 통보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유해의 소속, 이름 등 정확한 신원은 유해가 유가족에게 인도되는 시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에 미군 전사자로 확인된 유해는 국유단과 미 DPAA가 작년 10월께 6·25전쟁 전투기록과 발굴 정황을 바탕으로 성별·나이·사망 원인·인종 감식 등 법인류학적 분석과 유전자 분석을 거쳤다. 한미는 양국 전사자의 정밀 감식과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유단이 창설된 2007년부터 매년 2~4회 공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는 지난 2000년부터 상호 유해봉송을 시작했다. 2008년 8월 유해발굴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본격적인 공동 조사, 발굴, 감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10차례에 걸쳐 총 26구의 미군 전사자 유해를 봉송했고, 5차례에 걸쳐 총 307구의 한국군 전사자 유해를 봉환했다.
신 차관은 “70여 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헌신한 수많은 미군 전사자를 비롯한 우방국 젊은이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군 전사자 발굴과 함께 아직 유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우방국 전사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채무 기자
[인터뷰]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켈리 맥케이그 DPAA 국장
"공동 유해발굴, 고귀한 가치 되새기고 국가적 예우 큰 의미"
이근원 단장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우방국 전사자 찾는 데 최선 다할 것”
맥케이그 국장 “연간 계획에 한국과의 작전 항시 포함 공동 발굴 작전 성공, 의미 깊어”
미국에 있어 6·25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다음으로 가장 많은 미군이 실종된 전쟁이다. 이 때문에 그들을 조국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한미 공동 유해발굴은 우리가 동맹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예우다. 한미가 지난 2008년 유해발굴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미는 현재까지 공동조사·발굴·감식 등을 벌여 다수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더 많은 전사자를 찾기 위해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22일 미군 전사자 유해 봉송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 켈리 맥케이그 국장과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에게서 공동 유해발굴의 의미, 올해 사업의 핵심 추진 방향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미 공동 유해발굴 계기가 궁금하다
이근원 국유단장=한미 양국은 지난 2008년 8월 유해발굴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공동 조사·발굴·감식을 추진해 왔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6·25전쟁 당시 발생한 양국의 미수습 전사자 유해 소재 확인·발굴에 필요한 정보·자료 제공, 정례적인 공동 조사·발굴, 양국 전문가에 의한 인종 감식, 한국 감식 인력의 기술 향상을 위한 전문 요원 실무 연수, 분야별 공동 실무단 편성·운영 등이다.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의 긴밀한 협력으로 더 많은 사업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그동안 공동 유해발굴·조사는 어디서, 어떻게 진행됐나?
맥케이그 국장=국유단과 깊은 협업 관계를 토대로 DPAA는 뜻깊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해에는 감사하게도 한국 측 비무장지대(DMZ)에서 국유단과 함께 첫 공동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공동 유해발굴로 찾은 유해는 두 기관에서 주기적으로 공동 감식하고 있다.
이 단장=올해는 오는 4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강원도 양구군 등 6개 지역에서 한미 공동 유해발굴을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공동 조사팀이 해당 지역을 방문해 참전자 증언과 전투기록을 바탕으로 미군 전사자 유해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후 조사 결과에 따라 미군 유해발굴 가능성이 있는 곳이 확인되면 양국이 추가 조사 활동을 벌인 뒤 유해를 발굴할 계획이다.
- 공동 유해발굴·조사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단장=공동 유해발굴은 6·25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우다 전사한 각국의 호국영령을 찾기 위한 상호 협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전사자의 고귀한 희생과 가치를 상기하고, 국가적으로 예우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사업이다.
맥케이그 국장=매년 미국은 유럽, 아시아, 태평양 제도, 그리고 북·남미 어디든 미군 실종자가 있다면 작전팀을 파견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6·25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다음으로 가장 많은 미군(7500여 명)이 실종된 전쟁이다. 이에 DPAA는 국유단과 20년 넘게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현장 조사, 발굴, 감식 교류를 협조하고 있다. DPAA의 연간 계획에는 항시 한국에서의 (유해발굴) 작전이 포함돼 있다. 그렇기에 국유단과는 파트너 관계를 유지 중이다.
특히 DPAA에 있어 한미 공동 유해발굴이 의미가 있는 것은 그동안 국유단과 우리가 성공적으로 공동 발굴 작전을 완수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10차례에 걸쳐 총 26명의 미군 전사자를 찾을 수 있었다. 이는 두 기관이 공통된 임무와 책임감을 기반해서 숭고한 임무를 열정적으로 수행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의 모범사례를 공유하며 같이 성장해 나가고 있다. 국유단과 카운터 파트로서 일할 수 있기에 DPAA 직원 일동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많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오는?
이 단장=대한민국은 70여 년 전 우리의 자유와 번영을 수호한 수많은 미군 전사자를 비롯한 우방국 젊은이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다. 국유단은 앞으로도 국군 전사자 발굴과 함께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우방국 전사자를 찾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맥케이그 국장=양국이 오늘날 공유하는 상징적 가치는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장렬히 산화했음에도 아직 이름 모를 산야에 묻혀 계실 우리의 참전용사들을 찾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미국과 대한민국만큼 참전용사와 유가족 분들에게 한 숭고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토록 능동적이며 포괄적인 노력을 다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양국의 유가족들이 오랜 기다림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임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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