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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특수전전단 진수환 소령(진)] 혹한기, 전술과 기술로 극복한다

입력 2023. 02. 22   16:38
업데이트 2023. 02. 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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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환 소령(진). 해군특수전전단 특전전대
진수환 소령(진). 해군특수전전단 특전전대


최근 해군특수전전단은 강원도 평창 일대에서 혹한기 훈련을 했다. 최저 기온 영하 18도, 체감온도 영하 30도에 가까운 혹한이었지만, 철저한 사전준비와 결전태세 확립을 위한 특전요원들의 전투의지로 훈련을 무사히 마쳤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필자가 참관한 미 해군특수부대(Navy SEAL·네이비실)의 ‘혹한 환경 생존훈련’에서 습득한 전술을 일부 적용해 내실 있는 성과를 얻었다.

먼저 네이비실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와 6·25전쟁 당시 북한에서 경험한 영하 30도를 웃도는 추위를 바탕으로 ‘혹한 환경 생존훈련 과정’을 정립해 ‘해군 특수전 전문화과정(SQT)’에서 교육하고 있다. 생존 조건의 기본 요소 중 하나인 체온 유지를 위한 가장 단순한 방법은 두껍게 여러겹의 옷을 착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동·타격 등 동적인 임무와 정찰·감시 등 정적인 임무를 계속해서 전환해야 하는 특수전 분야에서는 그 방법의 적용이 제한된다. 두꺼운 옷은 땀 배출을 증가시키고, 땀을 흡수한 의류가 기동 둔화와 추가 체온 손실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비실은 미군에서 제정한 ‘혹한작전복착용체계(ECWCS)’에 따라 작전복을 △합성섬유 내의 △플리스 자켓 △방풍·방수자켓 △파카 등 7종류로 나누고, 임무 형태와 기온에 따라 종류별로 배합하는 최소한의 작전복 착용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보온·기동성을 모두 극대화했다.

작전복의 재질 역시 기능성 합성섬유로 제작해 외부의 눈·비·해수와 땀에 젖어도 체온으로 건조시키는 원리로 기동 장애 요소를 극복했다. 더불어 이 기능을 활용해 해양작전 중 물에 빠지더라도 핫팩이나 온수를 담은 보온통 등 간단한 도구로 체온을 향상시켜 작전복을 건조시키는 리워밍(Re-Warming) 훈련을 통해 추가 체온손실 및 환복 소요를 최소화했다.

이처럼 이번 혹한기 훈련에서는 알래스카에서 습득한 전술을 적용한 리워밍 훈련으로 체온 회복법을 숙달했다. 여기에 미군의 ECWCS 중 4단계와 7단계에 해당하는 방풍자켓과 방한외피를 추가 지급했고, 기온·임무형태에 따라 기존 피복과 함께 착용함으로서 혹한에서도 체온 손실을 막았다.

우리는 ‘추위’를 옷 한 벌 더 걸치고, 양말 한 켤레 더 신어서 견뎌내어야 할 고통의 한 종류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미군은 과거 제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에서 경험한 극한의 추위를 또 하나의 도전과제로 인식하고, 과학기술과 전술로 극복해 전투력을 극대화했다.

임무를 수행하면서 근본적인 제한사항이 무엇인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선 방법으로 개인의 정신력과 인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연구·발전시키는 게 보다 큰 전투력 향상으로 이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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