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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박헌규 교수] 전쟁사, 수학, 인공지능이 융합된다면?

입력 2023. 01. 18   15:03
업데이트 2023. 01. 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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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규 건양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박헌규 건양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현재 우리는 융합의 시대에 살고 있다. ‘융합’이란 서로 다른 것이 한 가지 상태로 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융합이 되면 새로운 효과가 나타나기에 많은 분야에서 융합을 시도한다. 동서양 문화의 융합, 기술의 융합, 물질의 융합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학문 간에도 융합이 일어날 수 있을까? 이과와 문과의 융합. 만약 융합된다면 어떤 효과가 나타날까?

지난 학기 과목 중 전쟁사에 수학을 접목한 ‘수학적 분석 기반 세계전쟁사’를 군사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했다. 문과 과목인 세계전쟁사와 이과 분야인 수학적 분석을 융합한 것이다. 얼핏 전쟁사와 수학은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다. 전쟁사를 연구하는 분들이라 하더라도 수학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분석과 수학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이 전쟁을 분석하는 사례 또한 많지 않았다.

전투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시도는 M&S(Modeling & Simulation) 분야를 포함해 과거부터 줄곧 연구돼 왔다. 장교 임관을 준비하는 학부생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내용일 수 있으나 전쟁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주안점을 두면서 나폴레옹 시대 전투와 제2차 세계대전 전투를 수학적으로 접근해 피아간의 전투력을 분석해 보고, 만약 다른 전술로 전투가 진행됐다면 전쟁 결과가 어떻게 바뀌었을지를 예측해 보는 시간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기회가 됐다. 고대 전쟁사부터 최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다뤄야 했기에 시간의 제약도 있었다. 그리고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문과 과목에 수학공식을 대입해 전투를 분석하는 경험을 미래 육군장교들에게 체험하게 하는 것은 나름의 의미와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많은 것이 변하고 있고, 또 변할 것이다. 그러한 변화를 바라보고만 있기보다는 변화에 맞춰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는 게 변화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다. 변화한다고 반드시 좋은 결과만 나타날 수는 없다.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오차가 생길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오차를 인지하고 오차범위를 좁혀 나가도록 다시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지능 이론 중 오류역전파 이론이 여기에 해당한다. 오차를 계산하고 주어진 가중치에서 얼마를 수정해야 목표값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역산해 현재 상태의 가중치를 조금씩 변화시켜 가는 수많은 과정을 거쳐 학습이 이뤄진다. 이것이 인공지능이다. 변화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도 이와 같아야 한다. 시대 상황이 변하고 있고, 입대하는 장병들의 능력과 자질도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인재 양성 교육도 이에 맞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 시대다.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만능의 보검(寶劍)이 될 수 없다. 인공지능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다음 학기에는 군사학과 학생들에게 인공지능에 대해 강의할 계획이다. 융합의 시대, 변화의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에 육군이 필요로 하는 인재라는 목표값에 도달하기 위해 조금씩 오차범위를 줄이기 위한 가중치 수정이 필요한 때다. 세계의 모든 전쟁사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현재 상황을 수학적으로 분석해 지휘관과 참모에게 최선의 대안을 제시하는 날이 곧 올 것이다. 미래 지휘통제실의 한 모습이다. 전쟁사와 수학과 인공지능, 3개 분야의 융합이 이뤄지는 날이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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