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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띠 장병들의 새해 다짐 ] 지혜와 순발력으로 뜀뛰기를 시작하다

이원준

입력 2022. 12. 30   17:36
업데이트 2023. 01. 0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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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수호에 모두가 한마음…


새해를 맞이할 때면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국가안보 확립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된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에는 토끼띠 장병들이 가진 특유의 기지에 기대감이 샘솟는다. 온화한 성격이지만, 영특하고 재빠른 토끼를 닮아서일까. 사전에 ‘적당히’란 없는 이들은 토끼의 통찰력과 순발력을 아낌없이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신년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에 모두 귀를 기울이는 순간에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새해를 맞이한 토끼띠 장병들을 만나봤다. 이원준·조수연·김해령 기자 


“정말로 왔구나…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주어진 임무 빈틈없이 수행”
육군28보병사단 송기오 상사, 아들 송진서 일병

육군28보병사단 GOP대대 행정보급관 송기오(오른쪽) 상사와 같은 대대에서 복무하는 아들 송진서 일병이 경기도 연천군 일대 GOP 철책을 따라 걷고 있다. 조종원 기자
육군28보병사단 GOP대대 행정보급관 송기오(오른쪽) 상사와 같은 대대에서 복무하는 아들 송진서 일병이 경기도 연천군 일대 GOP 철책을 따라 걷고 있다. 조종원 기자



육군28보병사단 일반전초(GOP) 대대의 토끼띠 행정보급관(행보관) 송기오 상사가 새해를 맞는 마음은 예년보다 한결 따뜻하다. 지난해 8월 늠름한 셋째 아들(송진서 일병)이 같은 대대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1996년 임관한 송 상사는 22보병사단 수색대대, 육군종합행정학교 등을 거쳐 지난해 2월 28사단에 보직됐다. 22사단 근무 당시 ‘완전작전 1000일’을 달성한 베테랑 수색대원이기도 하다. 그는 다시 최전방에 온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후방에 근무하면서 ‘GOP에 있는 장병들에게 많은 빚을 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 마음이 저를 다시 전방으로 오게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섯 중 셋째 아들이 입대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들이 좀 더 책임감 있는 자리에서 국가에 이바지하길 바랐던 송 상사는 조심스레 GOP 근무를 권유했다. 이심전심이었다. 씩씩한 것도 유전인지, 송 일병 역시 GOP 복무 지원을 고려하고 있었다. 송 상사는 부대에서 아들을 만난 순간을 떠올렸다. ‘정말로 왔구나’하는 설렘과 함께 아들이 잘 하리라고 믿었지만 ‘잘할까?’ 하는 걱정도 공존했다.

“사회에 공헌할 기회는 인생에서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군 복무를 최전방에서 한다는 건 큰 의미가 될 수 있잖아요. 아들도 저의 그런 마음을 알았는지 흔쾌히 동의해줘 고마울 뿐입니다.”

군 복무 6개월 차를 맞은 송 일병에게도 최전방에서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이 자리 잡았다. “아버지와 함께 의미 있는 군 복무 기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자대에서 아버지를 뵙는 순간 뿌듯했고, 아버지 아들이라는 게 자랑스러웠습니다.”

송 상사는 훌쩍 커 늠름한 군인이 된 아들이 기특하기만 하다. 하지만 끓는 부정(父情)은 두 번째다. 행보관 임무가 먼저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같은 대대 행보관이라 아들이 어려워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강해졌습니다.”

송 일병의 할아버지는 6·25전쟁, 큰아버지는 베트남전쟁 참전용사다. 송 일병은 ‘가정환경’ 덕분에 어려서부터 군인정신을 갖출 수 있었다고 한다. “국가에 헌신한 할아버지와 큰아버지의 애국심, 군인본분을 다하는 아버지를 본받아 주어진 임무를 빈틈없이 수행하겠습니다.”

송 상사도 아들과 함께 계묘년을 맞는 다짐을 전했다. “제가 1975년생이라 네 번째 토끼해를 맞이합니다. 군인으로서 맡은바 GOP 완전작전을 위해 토끼처럼 잘 뛰어서 2023년 12월 31일에 한 해 동안 임무 수행을 잘했다는 평가를 듣겠습니다.”


“낯선 섬의 첫 임무지만… 믿음직한 소대장 되려 책임감 갖고 언제나 솔선수범”
해병대 연평부대 김민경 중위(진)

여군 최초로 우도경비대 임무 수행을 완료한 해병대 연평부대 김민경(왼쪽) 중위(진)가 해안선 철책을 점검하고 있다. 부대 제공
여군 최초로 우도경비대 임무 수행을 완료한 해병대 연평부대 김민경(왼쪽) 중위(진)가 해안선 철책을 점검하고 있다. 부대 제공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처럼 신속한 출동준비태세를 완비해 ‘서북도서 절대사수’에 헌신하겠습니다.”

1999년생, 토끼띠 김민경 중위(진)는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인접한 우도에서 해안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했다. 민간인이 거주하지 않는 우도는 대연평도에서 동쪽으로 약 25㎞ 떨어진 면적 0.2㎢의 작은 섬이다. 우리 군은 적과 인접한 군사적 요충지인 이 섬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다. ‘해병대 우도경비대’가 주인공이다.

김 중위(진)는 우도경비대 역사상 최초의 여군이다. 그는 초군반을 수료하고 자대 배치를 받은 자신이 외딴섬에서 근무할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제 인생의 ‘우발계획’처럼 다가왔습니다. 낯선 섬에서 첫 임무를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맡은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것이 해병대 본분임을 상기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금녀(禁女)의 섬이었던 우도, 초임장교에겐 임무가 걱정될 법도 했지만 김 중위(진)는 ‘해병대 정신’으로 씩씩하게 이겨냈다. NLL 바로 아래, 적접지역에서 ‘서북도서 절대사수’ ‘완전작전 임무완수’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었다.

“우도에선 전방 적 활동을 상시 감시·관측할 수 있습니다. 적의 입장에서는 자기 목을 겨누는 비수와 같은 존재입니다. 우도경비대 소대장으로서 아는 것이 많아야 했기에, 항상 솔선수범하면서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김 중위(진)가 우도에서 가장 먼저 습득한 가치는 소대원을 이끄는 지휘자로서의 ‘책임감’이다. 잘하고자 의욕만 앞서던 초임장교에서, 소대원을 아울러 함께 나아가는 소대장으로 조금씩 발전했다. “항상 소대장이 앞장서야 하고, 모든 일에 정통해야 소대원이 나를 믿고 따라온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처음에 지형 숙지가 덜 된 탓에 투입로를 많이 헷갈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계획된 작전뿐만 아니라 개인 시간을 활용해 자주 작전구역을 순찰했습니다. 그 결과 지형을 더 촘촘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경계작전은 매너리즘과의 싸움이다. 해안선은 변하지 않고, 일상은 매일 반복된다. 김 중위(진)는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더 부지런해지기로 했다. 주·야간 경계작전 시 불시 순찰을 강화해 초소 근무자들의 근무 상태를 확인했다. 동시에 임무 외 시간에는 소대원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격려해주며 전우애를 다졌다. “저의 목표는 우리 소대가 상시 출동준비태세를 갖춘 가운데 작전 및 교육훈련에 임할 때는 어느 소대보다 강인한 정신적 대비태세를 갖추고, 휴식할 땐 과감하게 쉴 수 있는 합리적인 소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김 중위(진)와 소대는 최근 우도경비대 임무를 마치고 연평부대로 복귀했다. 김 중위(진)는 토끼의 해를 맞아 임무에 더욱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최근 적은 각종 도발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창끝부대 소대장으로서 정신적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윗사람과 아랫사람이 바라는 것이 같은 군대가 승리한다는 뜻)의 소대를 만들 것입니다. 해병대 연평부대를 믿고 건강하고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필승!”


“전투조종사의 로망… F-35A 조종석에 앉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가득”
공군17전투비행단 최환혁 소령

공군17전투비행단 최환혁 소령이 주기종인 F-35A 전투기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군 제공
공군17전투비행단 최환혁 소령이 주기종인 F-35A 전투기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군 제공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 공군 조종사로서, 새해에도 대한민국의 하늘을 굳건하게 지키겠습니다!”

1987년생 ‘토끼띠’ 공군17전투비행단 F-35A 스텔스 전투기 조종사 최환혁 소령은 ‘자신의 해’인 2023년의 각오를 이같이 밝혔다.

최 소령의 주기종인 F-35A는 유사시 적 방공망을 뚫고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우리 공군의 공격 자산이다.

2010년 임관한 최 소령은 원래부터 F-35A 조종사가 아니었다. 그는 약 10년간 F-16 전투기를 몰았다. 2020년 기종 전환을 신청해 F-35A를 조종하고 있다.

그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 조종사가 되는 건 많은 전투조종사들의 로망일 것”이라며 “가장 진보된 기술의 전투기인 만큼 조종석에 앉을 때면 공중에서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 소령은 새해에도 반복된 비행훈련 및 작전 수행으로 우리 하늘을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공군은 언제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며, 대한민국 주권에 도전하는 어떠한 위협에도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도 최강의 전투력과 단결력으로 국민의 안녕을 책임지겠습니다. 필승!”

이원준 기자 < alfflxj >
조수연 기자 < jawsoo >
김해령 기자 < mer06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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