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K방산 현장을 가다

[K방산 강소기업을 가다] 국내 확장현실(XR)분야 1위… ‘가상현실 시뮬레이터’ 선도

맹수열

입력 2022. 12. 23   17:00
업데이트 2022. 12. 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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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진흥회와 함께하는 'K방산 강소기업을 가다'
- 10·끝/이노시뮬레이션

 

대한민국은 방위산업 수출 강국을 향해 쉼표 없이 전진하고 있다. 방산 제품의 우수성을 세계에서 인정받으며 수출 규모를 꾸준히 늘리는 중이다. 연간 수출 100억 달러 시대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열매를 수확한 데는 강소기업들이 밑거름 역할을 했다. 국방일보와 한국방위산업진흥회(방진회)가 대한민국 방위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강소기업을 소개하는 연중기획, 열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가상현실(VR) 시뮬레이터 분야를 선도하며 우리 군 교육훈련 시스템의 혁신을 돕고 있는 이노시뮬레이션을 소개한다. 글=맹수열 기자/사진=이노시뮬레이션 제공

 

이노시뮬레이션이 실제 해군 함정과 유사한 구조로 만든 손상통제훈련 가상현실 훈련장.
이노시뮬레이션이 실제 해군 함정과 유사한 구조로 만든 손상통제훈련 가상현실 훈련장.

 

전차 전술모의훈련 시뮬레이터.
전차 전술모의훈련 시뮬레이터.

 

최첨단 VR 기술을 적용한 항공기 시뮬레이터.
최첨단 VR 기술을 적용한 항공기 시뮬레이터.

 

2003년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 시뮬레이터 국내 첫 납품
해군 손상통제훈련 등 우리 군 교육훈련 시스템 혁신 도와

 

이노시뮬레이션은 국내 1위를 달리는 가상현실 솔루션 기업이다. 이노시뮬레이션이 보유하고 있는 시뮬레이터 시스템 통합 솔루션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자동차, 철도, 중장비 등 다양한 수요가 있지만 현재 시뮬레이터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국방이다.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가상 훈련이 대세가 되면서 이노시뮬레이션의 기술력은 국방 분야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2003년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시뮬레이터를 국내 최초로 개발·납품한 뒤 현재 우리 군이 활용 중인 각종 시뮬레이터를 만들고 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회사가 보유한 차량 동역학, 모션 시스템, 영상 시스템 등 핵심 제품과 솔루션을 통합해 공급하고 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K1A1 전차, K9 자주포, T-50 초음속 훈련기, 장보고-I(209급) 잠수함 등의 가상훈련 시뮬레이터를 납품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해군의 손상통제훈련 시뮬레이터. 손상통제훈련은 함정에 화재·침수 등 위기가 발생했을 때 피해 확산을 차단하고, 손상된 부분을 신속 복구해 임무 수행 능력을 유지하는 훈련이다. 함정이 곧 승조원들의 생존 그 자체이기 때문에 손상통제훈련은 해군이라면 반드시 숙달해야 하는 핵심 훈련이다.

하지만 임무를 수행하는 함정에서 매번 훈련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실제 함정과 똑같은 환경에서 생생한 상황 묘사를 할 수 있는 이노시뮬레이션의 시뮬레이터는 장병들의 손상통제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시뮬레이터는 함정 손상통제체계에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방수훈련 시나리오와 교육훈련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 함정에서는 방수훈련을 하기 어렵고, 육상훈련장에서는 함정의 전투 손상 환경을 모사하는 데 제한이 있었던 것을 모두 해결한 장비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함정 피격·좌초 때 탈출 등 다양한 상황에서 현실과 거의 같은 함정 환경을 모사함으로써 장병들이 손상통제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각종 차량을 운행해야 하는 수송 특기 장병을 위한 시뮬레이터도 자랑거리다. 이노시뮬레이션은 군에서 운용하는 표준 차량과 같은 운전석과 작동 절차를 갖추고, 다양한 도로 여건에서 실전적인 운전교육이 가능한 모의 실습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단독 주행 훈련은 물론 전체 시뮬레이터 시스템을 상호 연동해 다수의 시뮬레이터가 똑같은 시·공간에서 전술적인 운행을 하도록 지원한다.

최근 개발된 항공기 급유차 모의 운전 연습기는 탱크 잔유량에 따라 이동 특성이 달라지는 급유차에 맞춰 별도의 동(動)역할 해석 모듈을 추가 개발하기도 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이제 시뮬레이터 솔루션 공급업체에서 한 걸음 나아가 국방 분야 가상훈련 시스템의 체계통합 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다. 이런 비전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 개발자, 사업관리자, 영업·마케팅 분야 인력을 대거 확충해 사업 본격화에 나선 상태다. 이 밖에 스마트 모빌리티 시뮬레이터, 메타버스 등 다른 주력 사업도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아끼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인터뷰 /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

“이젠 가상공간 디지털 검증시대…메타버스 맞이할 기술적 준비도 마쳐”

 

 

“사람이 직접 체험하기에는 위험하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분야에서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죠. 여기에 더해 이제 가상 공간에서 디지털 검증을 하는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저희 회사는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를 맞이할 기술적인 준비를 이미 마쳤습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다양한 확장현실(XR)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의 전(前) 직업은 자동차 엔지니어였다. 대학원 수업에서 우연히 접한 시뮬레이터는 조 대표의 인생을 한 순간에 바꿨다.

“시뮬레이터를 만드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는 조 대표는 결국 퇴사라는 모험수를 뒀고,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그때 만난 교수·연구진과 의기투합해 세운 ‘실험실 벤처기업’이다.

조 대표는 시뮬레이터 수요가 많은 국방 분야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자동차, 철도, 해양, 항공, 특수장비 등 민수용 교육훈련 시스템 개발에도 힘을 기울였다. 대부분의 관련 기업이 국방 분야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그는 “민수용이라면 외국에 쉽게 수출할 수 있고,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면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실제로 이노시뮬레이션은 철도 시뮬레이터, 운전면허시험용 시뮬레이터 등을 세계 각지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자동차 시뮬레이터는 일본, 프랑스, 독일 등에 수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00년 설립 당시만 해도 가상현실은 국내에서 거의 불모지에 가까운 분야였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데다 개발해야 하는 모든 게 새로운 것이라 연구개발에 많은 시간과 돈이 들었다고 한다.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짧은 시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확장현실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 잡은 이노시뮬레이션은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계획이다.

“시뮬레이터 개발 기술의 응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우리가 보유한 실시간 시뮬레이션 등 관련 기술은 넓은 시장을 확보한 가상·증강현실(VR·AR) 시뮬레이터 산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죠. 앞으로는 시뮬레이터 통합 기술의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고성능 시뮬레이터 시장을 개척해 종합 시뮬레이터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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