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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대 집중탐구] 해군특수전전단 해난구조전대 광양함

이원준

입력 2022. 12. 22   16:27
업데이트 2022. 12. 2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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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는 게 뭐지?
깊이가 다른… 1700m 해저서 북 미사일 잔해물 수거 
차원이 다른… '6000마력 힘' 대형수송함 예인도

 

해군특수전전단 해난구조전대 광양함이 경남 창원시 진해 군항에 정박해 있다. 3500톤급 수상함구조함인 광양함은 해상·수중 탐색·구조작전을 수행한다.
해군특수전전단 해난구조전대 광양함이 경남 창원시 진해 군항에 정박해 있다. 3500톤급 수상함구조함인 광양함은 해상·수중 탐색·구조작전을 수행한다.

 

심해잠수사가 사용하는 잠수장비.
심해잠수사가 사용하는 잠수장비.

 

광양함 조타장 이성근 상사가 자동함위유지장치를 설명하고 있다.
광양함 조타장 이성근 상사가 자동함위유지장치를 설명하고 있다.

 

1700m 해저에서 북한 미사일 잔해를 탐색·인양한 수중무인탐사기.
1700m 해저에서 북한 미사일 잔해를 탐색·인양한 수중무인탐사기.

 

광양함은 수중으로 직접 통하는 개폐구가 있어 ROV를 곧바로 진수시킬 수 있다.
광양함은 수중으로 직접 통하는 개폐구가 있어 ROV를 곧바로 진수시킬 수 있다.

 

잠수사 표면감압 등에 사용되는 8인용 체임버 내부 모습.
잠수사 표면감압 등에 사용되는 8인용 체임버 내부 모습.



지난 11월 6일, 북방한계선(NLL)과 가까운 동해 우리 해역에서 ‘미사일 인양작전’이 전개됐다. 북한이 나흘 전 NLL 이남으로 발사한 SA-5 미사일의 잔해물을 건져내기 위해서였다. 이 작전의 주역은 해군특수전전단 해난구조전대(SSU) 소속 통영급(3500톤) 수상함구조함(ATS·Salvage and Rescue Ship) 광양함이었다. 침몰 함정의 구조작전을 전담하는 광양함은 깊은 바닷속 어딘가에 있을 잔해물을 탐색·인양하는 데 최적의 부대였다. 1700m 해저에서 미사일을 발견한 수중무인탐사기(ROV·Remotely Operated Vehicle), 마무리 작업을 담당한 심해잠수사의 호흡을 바탕으로 우리 군은 북한이 쏘아 올린 미사일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었다. ‘우리부대 집중탐구’ 이번 주인공은 광양함이다. 글=이원준/사진=백승윤 기자


탐색·구조작전 등 다양한 임무 수행

구조함은 말 그대로 해상 조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함정과 승조원의 구조를 주 임무로 하는 특수함정이다. 우리 해군은 창설 초기부터 해외에서 구조함을 도입·운용하다 1990년대에 청해진급(3200톤) 잠수함구조함(ASR·Auxiliary Search and Rescue Ship)을, 2010년대에 통영급 수상함구조함(ATS-II)을 국내에서 건조해 전력화했다. 광양함은 통영급 수상함구조함 2번함으로 2016년 10월 10일 취역했다.

광양함의 임무는 크게 △탐색 및 구조작전 △침몰 함정·항공기 인양 △자체 기동이 불가능한 함정 예인 △암초나 저수심에 빠진 함정을 꺼내는 이초 △해상 화재 선박 소화 △해상 오염 방제 및 함정 수리지원 등이다. 구조 임무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해내는 ‘팔색조’ 매력을 가진 함정이다.

광양함은 배수량 3500톤급으로 전장 107.54m, 전폭 16.8m, 높이 32.8m, 최대 속력 21노트(시속 약 38.9㎞)다. 길이는 축구장만 하고, 높이는 아파트 10층과 비슷하다. 제원상 특징 중 하나는 디젤엔진 4개를 장착해 무려 6000마력의 힘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함정을 예인·이초하는 임무 특성에 맞춰 강력한 심장을 갖춘 것이다. 덕분에 광양함은 가장 큰 함정인 독도급(1만4500톤) 대형수송함(LPH·Landing Platform Helicopter)을 예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광양함은 함수 갑판에 유압권양기를 설치해 수중에서 윤영하급(450톤) 유도탄고속함(PKG·Guided Missile Patrol Killer)을 직접 인양할 수 있다. 파도와 조류, 바람의 영향으로부터 함정의 위치를 자동으로 보정해 주는 자동함위유지장치(DPS·Dynamic Positioning System)를 채택해 안정적으로 구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중형 헬기 이·착함이 가능한 비행갑판 부근에 의무실이 위치해 위급환자를 더 신속히 옮길 수 있다.

잠수사를 해저까지 내려 주는 이송장치인 ‘웨트벨(Wet bell)’, 함내에서 수중으로 직접 통하는 개폐구인 ‘문풀’ 등을 갖춰 다양한 상황에서 잠수를 지원할 수 있다. 잠수병 환자 치료 및 잠수사 표면감압을 위한 8인용 체임버도 구비했다.


무인탐사기로 최대 3000m 해저까지 탐색

광양함에서는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를 확인할 수 있다. 심해잠수사가 표면공급잠수체계(SSDS·Surface Supplied Diving System)를 활용해 수심 91m까지 임무를 수행한다면 그 아래 깊은 바다는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는 ROV의 영역이다. 음탐기, 초음파카메라, 수중카메라 등을 장착한 ROV는 최대 3000m 해저까지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

무인체계를 원격조종하는 역할은 ROV 조종사의 몫이다. 심해잠수사 중 선발돼 엄격한 교육과정을 거쳐 양성되는 이들은 모니터 화면으로 빼곡한 ROV 조종 콘솔에서 임무를 한다. 심해에서 작전이 이뤄지는 만큼 이들은 수중환경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추고 있다.


고난도 작업 통해 SA-5 미사일 인양 성공

지난달 초 전개된 미사일 인양작전에서도 ROV의 활약이 빛났다. 광양함은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깊은 바닷속으로 ROV를 내려보내 해저를 탐색했다. 카메라 영상에 미사일 잔해물이 확인되자 ROV 조종사는 로봇 팔을 조종해 잔해물을 인양줄로 고정했다. 수심 1700m 해저에서 이뤄진 고난도 작업이었다. ROV 조종사로 작전에 참가한 손신호 상사는 “ROV 조종은 정조종사와 부조종사로 나눠 2인 1조로 수행한다”며 “성공적인 작전을 위해서는 두 사람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음 작업은 잔해물과 결합된 ROV를 수심 15m까지 상승시키는 것이었다. 다행히 미사일 잔해물은 이탈하지 않고 ROV와 ‘착’ 달라붙어 있었다. 스쿠버 장비를 착용한 잠수사가 접근해 크레인 인양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했다. 톱니바퀴 같은 팀워크 덕분에 길이 3m, 폭 2m의 미사일 잔해물은 무사히 광양함 갑판에 안착했다. 형상과 특징 등을 세밀히 확인한 결과 북한의 SA-5 미사일로 판명됐다.


국민의 군대 구현…구조작전태세 완비

광양함 구성원들은 기본 임무인 ‘구조작전태세 완비’를 위해 평소 교육훈련, 장비관리, 대기태세 유지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올해 4월 해군 항공부대와 협동 항공구조훈련을 펼쳐 구조전 역량을 끌어올렸고, 9월에는 해상 드론을 활용한 조난자 탐색구조훈련을 했다. 특히 탐색구조훈련에는 ‘명예 해군중령’인 외상외과 전문의 이국종 교수가 동참해 광양함 장병들과 호흡을 맞췄다.

광양함은 ‘국민의 군대’ 구현에도 앞장서고 있다. 광양시민의 날을 맞아 함정을 공개하고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현장을 찾은 지역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광양함은 광양시 이름을 딴 함정으로, 2017년 광양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함정 공개, 대민지원 등 다양한 교류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임안(중령) 광양함장은 “잦은 출동과 검열·평가 속에서도 강도 높은 교육훈련, 철저한 장비관리, 빈틈없는 대기태세 유지에 심혈을 기울여 준 승조원들에게 항상 감사하다”며 “이번 인양작전 성공 역시 그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는 ‘준비된 광양함’으로서 국민의 군대를 실천하고, 구조작전태세를 완비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원준 기자 < wonjun44 >
사진 < 백승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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