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군전력 제주도 영공 연합훈련
F-22 랩터·B-52H 전략폭격기 참가
F-35A·F-15K와 상호운용성 제고
국방부 “미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B-52H 전략폭격기, F-22 랩터 등 미 전략자산이 동시에 한반도에 전개해 우리 공군과 연합공군훈련을 펼쳤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한미는 20일 “한미 공군전력이 이날 제주도 서남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서 연합공군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훈련에는 세계 최강 전투기로 불리는 미 공군 F-22 랩터와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5세대 전투기가 출격했다. F-15K 전투기도 참가해 한미 상호운용성과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끌어올렸다.

이번 훈련은 최근 북한이 고체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신형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과 군사정찰위성 시험 발사 사실을 공개하고, 한미를 향한 거친 발언으로 도발 수위를 계속 높이는 데 따른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훈련에 전략자산인 B-52H와 F-22가 참가했다는 점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B-52H는 B-1B·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최대 항속거리가 1만6000㎞에 달해 대륙 간 폭격이 가능하며, 핵탄두 탑재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 최대 31톤의 폭탄을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미군은 B-52H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AGM-183A 시제품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음속의 5배 이상인 극초음속 미사일은 회피 기동이 가능해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이 극히 어렵다는 평가다. 

F-22는 적에게 포착될 가능성이 낮은 스텔스 전투기로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다를 장착해 원거리에서 여러 목표물을 정밀하게 탐지·추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최첨단 전자전 장비를 탑재해 현존 최강의 전투기로 꼽힌다.

일본 가데나 기지에 주둔하는 F-22는 이날 군산기지에 전개했다. 이번 훈련을 시작으로 일주일 가량 국내에 머무르며 우리 공군의 F-35A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미 군사당국의 긴밀한 협의 아래 진행된 연합 공군훈련은 미국의 대표적 확장억제 자산인 B-52H의 한반도 전개에 맞춰 이뤄졌다. 훈련은 최신예 전투기들이 전략자산의 엄호 절차를 숙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훈련을 통해 양국의 상호운용성을 높이고,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강화했다는 게 우리 국방부의 설명이다.

특히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B-52H·F-22 전개는 지난달 3일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 국방부 장관이 ‘미국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되게, 빈도와 강도를 증가해 운용’하기로 합의한 것에 따른 것”이라며 “한미는 앞으로도 미국의 확장억제를 포함한 동맹의 능력과 태세를 지속 강화함으로써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임채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