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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5보병사단 송동욱 병장] 스타트업과 함께한 군 생활의 전환점

입력 2022. 11. 22   17:27
업데이트 2022. 11. 2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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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욱 병장 육군5보병사단 사자여단
송동욱 병장 육군5보병사단 사자여단

사람들에게 군대란 어떤 이미지일까? 시간 낭비, 고생, 통제 등 부정적 단어가 먼저 떠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군대란 내 인생을 바꿔줄 기회이자 열쇠였다. 바로 ‘창업동아리’를 통해서다.

훈련 준비로 분주했던 지난 4월 제1회 사단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창업에 꿈이 있었던 나는 대회에 참여해 팀원들과 오랜 시간 고뇌하며 토의한 결과를 제출했다. 첫 도전의 결과는 예선 탈락. 막연한 자신감으로 부딪혔던 나에게 충격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단의 창업 멘토링 교육에서 생각이 바뀌었다. 창업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방향성을 찾게 된 것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곤충 채집·사육은 물론 버섯의 뿌리인 균사를 배양해 판매해본 경험이 있다. 균사 배양능력을 활용해 고등학교 시절 동아리 선배들의 균사체 관련 연구(균사체를 활용한 패딩 충전재 대체재)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당시 진행한 연구로 균사체의 스티로폼 대체 가능성을 확인했고, 창업의 꿈은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실행해보자 마음먹었고, 세 명으로 구성된 팀 ‘트러플(송로버섯의 영어 표현) 메이커’가 탄생했다. 부대 안에서 버섯 균사체 배양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지만, 지휘관을 비롯한 부대원들의 전폭적인 배려와 지원으로 4개월간 네 차례에 걸친 실험 배양을 했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부대 파쇄지와 에어컨을 이용해 느타리균 종균 70개 중 1개를 완전배양에 성공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제2회 사단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쁨도 잠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대대장님의 말씀과 응원에 힘입어 제8회 육군 창업경진대회를 준비했다.

주말 외출과 휴가를 활용해 연천 정미소와 버섯 영농조합을 찾아 자문을 얻었고, 대학기관 프로그램을 통해 교수님들과 면담도 했다.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100% 배양 성공률과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드디어 육군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지금도 나는 도전의 연장 선상에 있다. 내년에는 K-스타트업까지 이어나가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나에게 군 생활은 시간 낭비가 아니다. 군인으로서 내가 해야 할 임무를 수행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개인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든든한 팀원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군대는 내 인생을 열어줄 열쇠를 제공해준 곳이다.

군 복무 중인 혹은 복무 예정인 장병들도 마찬가지다.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여러 분야의 자기계발이 가능한, 무한한 기회의 열쇠가 바로 지금의 군대다. 18개월이라는 기간 우리 모두 인생의 열쇠를 찾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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