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레포츠 부문 국내 최대 규모 행사
민간단체·공군 대표·특전사 등 18개 팀 참가
개인·팀 정밀강하, 상호활동 부문 경쟁
참가자들 갈고닦은 실력 마음껏 발휘
시민들 연신 감탄 “든든함 느껴”
민간인 선수와 군 교류 유대감·실력 강화
포근한 날씨임에도 강바람 탓에 초겨울처럼 춥게 느껴졌던 8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 내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고공훈련장 하늘 위로 헬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렁찬 로터 소리를 내며 날아온 헬기는 문을 열고 낙하산을 하나둘 떨어뜨렸다. 낙하산에 의지해 빠른 속도로 강하한 장병들은 4000피트(약 1219m) 아래 황색 착륙지점에 정확히 내려앉았다. 지름이 고작 2㎝에 불과한 작은 착륙점에 두 발을 딛고 선 장병들을 지켜보던 관람객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 고공 강하 최강자’를 가리는 특수전사령관배 고공 강하 경연대회 이틀째 현장의 모습이었다.
글=조수연/사진=백승윤 기자
완벽한 고공 강하 위해 장비 점검 철저
“오늘 안전하게 잘 뛰자! 파이팅!”
기상 악화로 오전 중 예정돼 있던 첫 강하 시간이 3시간 정도 늦춰졌지만, 참가자들은 쉴 틈이 없었다. 이들은 보다 완벽한 고공 강하를 위한 장비 점검에 시간을 쏟아부었다.
개인·팀 정밀강하, 상호활동 부문으로 나뉜 이번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고난도 고공 강하 실력을 겨뤘다. 육군 특전요원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고공 강하 능력을 인정받은 고수들. 특전사는 지난 6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제45회 세계군인 강하선수권대회에서 여군 상호활동 1위, 정밀강하 단체전 3위 등 종합 2위를 차지하며 뛰어난 기량을 널리 알렸다.
드디어 첫 강하 시간. 4000피트 상공에 UH-60 블랙호크가 등장했다. 헬기 로터 소리마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높은 상공에서 낙하 신호가 떨어지자 장병들이 하나둘 뛰어내리며 낙하산을 펼쳤다. 점처럼 작게만 보이던 장병들의 모습이 점점 커지는 듯하더니 이들은 어른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에 불과한 착륙지점에 정확히 내려앉았다.
민간에 공개된 이날 대회는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공원에 산책 나온 시민들은 장병들의 멋진 고공 강하 모습을 생생히 지켜봤다.
“브라보!” 대회 참가자들이 낙하산을 하나둘 펼칠 때마다 시민들은 연신 감탄사와 함께 박수를 치며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한참 동안 대회를 지켜보던 신병선(70) 씨는 “멋지게 강하하는 장병들을 보니 ‘한두 번 연습해서 되는 게 아닐 텐데 얼마나 훈련을 많이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든든함을 느꼈다”며 “우연히 찾은 공원에서 멋진 장면을 구경할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총 6라운드 결과 합산 최종 우승자 선정
1977년 처음 개최된 특수전사령관배 고공 강하 경연대회는 올해로 44회를 맞았다. 항공레포츠 부문 국내 최대 규모의 행사로 평가받고 있단다.
이번 대회에는 민간단체 6개 팀과 공군 대표 1개 팀, 특전사 예하부대 11개 팀 등 총 18개 팀 98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특전사 관계자는 “고공 강하 경연대회는 민간인 선수들과 우리 군이 기술교류를 통해 유대감과 실력을 강화하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종목은 4000피트 상공에서 낙하해 착륙지점에 얼마나 정확히 착지하는가를 평가하는 ‘정밀강하’, 9000피트 높이에서 5명이 한팀을 이뤄 자유낙하 하는 ‘상호활동’으로 나뉜다.
이날 참가자들이 실력을 겨룬 정밀강하 종목은 전시 공중침투 시 목표지역에 정확하게 착륙·침투하기 위한 훈련방법 중 하나다. 지름 2㎝의 중앙지점에서 1㎝ 멀어질 때마다 1점씩 감점되는 엄격한 평가 기준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특전사는 총 6라운드 결과를 합산해 최종 우승자를 선정한다. 단체전은 개인전 점수가 가장 낮은 1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점수를 합산해 우승팀을 가린다. 10일까지 열리는 대회를 통해 선발된 우승자(팀)에게는 트로피와 상금이 수여된다.
대회를 준비한 특전사 정경재 원사는 “앞으로도 타군 특수부대와 고공 강하를 비롯한 다양한 합동훈련을 시행하고, 특전요원들의 전투기량을 높이기 위한 실전적 교육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부부 참가자 천마부대 박철순·김임수 원사
“무엇이 부족한지 서로 피드백하며 실력 키워”
이번 대회에는 정예 특전요원 부부가 함께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천마부대 박철순(여)·김임수 원사가 그 주인공.
23년 전 군에서 만나 화촉을 밝힌 두 사람은 오랜 시간 고공 강하 훈련을 통해 공중 침투 능력을 갈고닦은 베테랑이다.
이들은 남편인 김 원사가 지난해 국방일보에 ‘신 병영의 달인’(7월 8일 자 6·7면)으로 소개되고 올해는 아내 박 원사의 ‘1000번째 고공강하 임무 달성’(2월 3일 자 10면) 소식이 국방일보에 보도되는 등 잇달아 이름을 알린 유명 인사이기도 하다. 고공 강하를 마치고 만난 그들은 이번이 세 번째 동반 참가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 원사는 “임무 수행하면서 힘든 점을 잘 알기에 서로 격려할 수 있어서 좋다”며 “무엇이 부족한지 피드백을 하며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것도 부부 군인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군 생활이 얼마 안 남았는데, 전역하는 그날까지 아내와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임무를 수행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 원사는 “고공 강하는 유사시 적진에 침투하는 특수부대 요원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전투기술”이라며 “국민에게 신뢰받고 적이 두려워하는 특전요원이 되기 위해 훈련 또 훈련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항공레포츠 부문 국내 최대 규모 행사
민간단체·공군 대표·특전사 등 18개 팀 참가
개인·팀 정밀강하, 상호활동 부문 경쟁
참가자들 갈고닦은 실력 마음껏 발휘
시민들 연신 감탄 “든든함 느껴”
민간인 선수와 군 교류 유대감·실력 강화
포근한 날씨임에도 강바람 탓에 초겨울처럼 춥게 느껴졌던 8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 내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고공훈련장 하늘 위로 헬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렁찬 로터 소리를 내며 날아온 헬기는 문을 열고 낙하산을 하나둘 떨어뜨렸다. 낙하산에 의지해 빠른 속도로 강하한 장병들은 4000피트(약 1219m) 아래 황색 착륙지점에 정확히 내려앉았다. 지름이 고작 2㎝에 불과한 작은 착륙점에 두 발을 딛고 선 장병들을 지켜보던 관람객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 고공 강하 최강자’를 가리는 특수전사령관배 고공 강하 경연대회 이틀째 현장의 모습이었다.
글=조수연/사진=백승윤 기자
완벽한 고공 강하 위해 장비 점검 철저
“오늘 안전하게 잘 뛰자! 파이팅!”
기상 악화로 오전 중 예정돼 있던 첫 강하 시간이 3시간 정도 늦춰졌지만, 참가자들은 쉴 틈이 없었다. 이들은 보다 완벽한 고공 강하를 위한 장비 점검에 시간을 쏟아부었다.
개인·팀 정밀강하, 상호활동 부문으로 나뉜 이번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고난도 고공 강하 실력을 겨뤘다. 육군 특전요원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고공 강하 능력을 인정받은 고수들. 특전사는 지난 6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제45회 세계군인 강하선수권대회에서 여군 상호활동 1위, 정밀강하 단체전 3위 등 종합 2위를 차지하며 뛰어난 기량을 널리 알렸다.
드디어 첫 강하 시간. 4000피트 상공에 UH-60 블랙호크가 등장했다. 헬기 로터 소리마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높은 상공에서 낙하 신호가 떨어지자 장병들이 하나둘 뛰어내리며 낙하산을 펼쳤다. 점처럼 작게만 보이던 장병들의 모습이 점점 커지는 듯하더니 이들은 어른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에 불과한 착륙지점에 정확히 내려앉았다.
민간에 공개된 이날 대회는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공원에 산책 나온 시민들은 장병들의 멋진 고공 강하 모습을 생생히 지켜봤다.
“브라보!” 대회 참가자들이 낙하산을 하나둘 펼칠 때마다 시민들은 연신 감탄사와 함께 박수를 치며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한참 동안 대회를 지켜보던 신병선(70) 씨는 “멋지게 강하하는 장병들을 보니 ‘한두 번 연습해서 되는 게 아닐 텐데 얼마나 훈련을 많이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든든함을 느꼈다”며 “우연히 찾은 공원에서 멋진 장면을 구경할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총 6라운드 결과 합산 최종 우승자 선정
1977년 처음 개최된 특수전사령관배 고공 강하 경연대회는 올해로 44회를 맞았다. 항공레포츠 부문 국내 최대 규모의 행사로 평가받고 있단다.
이번 대회에는 민간단체 6개 팀과 공군 대표 1개 팀, 특전사 예하부대 11개 팀 등 총 18개 팀 98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특전사 관계자는 “고공 강하 경연대회는 민간인 선수들과 우리 군이 기술교류를 통해 유대감과 실력을 강화하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종목은 4000피트 상공에서 낙하해 착륙지점에 얼마나 정확히 착지하는가를 평가하는 ‘정밀강하’, 9000피트 높이에서 5명이 한팀을 이뤄 자유낙하 하는 ‘상호활동’으로 나뉜다.
이날 참가자들이 실력을 겨룬 정밀강하 종목은 전시 공중침투 시 목표지역에 정확하게 착륙·침투하기 위한 훈련방법 중 하나다. 지름 2㎝의 중앙지점에서 1㎝ 멀어질 때마다 1점씩 감점되는 엄격한 평가 기준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특전사는 총 6라운드 결과를 합산해 최종 우승자를 선정한다. 단체전은 개인전 점수가 가장 낮은 1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점수를 합산해 우승팀을 가린다. 10일까지 열리는 대회를 통해 선발된 우승자(팀)에게는 트로피와 상금이 수여된다.
대회를 준비한 특전사 정경재 원사는 “앞으로도 타군 특수부대와 고공 강하를 비롯한 다양한 합동훈련을 시행하고, 특전요원들의 전투기량을 높이기 위한 실전적 교육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부부 참가자 천마부대 박철순·김임수 원사
“무엇이 부족한지 서로 피드백하며 실력 키워”
이번 대회에는 정예 특전요원 부부가 함께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천마부대 박철순(여)·김임수 원사가 그 주인공.
23년 전 군에서 만나 화촉을 밝힌 두 사람은 오랜 시간 고공 강하 훈련을 통해 공중 침투 능력을 갈고닦은 베테랑이다.
이들은 남편인 김 원사가 지난해 국방일보에 ‘신 병영의 달인’(7월 8일 자 6·7면)으로 소개되고 올해는 아내 박 원사의 ‘1000번째 고공강하 임무 달성’(2월 3일 자 10면) 소식이 국방일보에 보도되는 등 잇달아 이름을 알린 유명 인사이기도 하다. 고공 강하를 마치고 만난 그들은 이번이 세 번째 동반 참가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 원사는 “임무 수행하면서 힘든 점을 잘 알기에 서로 격려할 수 있어서 좋다”며 “무엇이 부족한지 피드백을 하며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것도 부부 군인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군 생활이 얼마 안 남았는데, 전역하는 그날까지 아내와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임무를 수행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 원사는 “고공 강하는 유사시 적진에 침투하는 특수부대 요원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전투기술”이라며 “국민에게 신뢰받고 적이 두려워하는 특전요원이 되기 위해 훈련 또 훈련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