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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연진 국방광장] 미 해군 연안전투함의 교훈

입력 2022. 11. 07   16:10
업데이트 2022. 11. 0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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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연진 중령. 해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
양연진 중령. 해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

2008년 11월 8일 미 해군 연안전투함(LCS) 1번함이 취역했다. 그러나 13년 만에 퇴역하고 만다. 뒤이어 건조한 후속함들도 조기 퇴역을 기다리고 있다.

LCS는 미 해군이 탈냉전기 안보환경을 고려해 연안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려고 만든 함정이다. 작지만 빠르고, 기능을 단순화해 저비용으로 건조했다. 탑재장비 모듈화로 한 척이 대함전, 대잠전, 기뢰전 등 여러 임무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신 선형, 워터제트 추진, 무인체계, 자동화체계, 통합함정컴퓨팅환경 등 신기술을 적용해 3000톤이 넘는 군함이 45노트로 항해하는 결과를 얻었고, 스텔스는 물론 고수준의 체계 통합과 확장성을 갖췄다. 교육훈련, 정비 등 업무는 육상 기지로 전환해 소규모 인원으로 함정을 운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운용 과정에서 문제점이 나타났다.

먼저 기술 적용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다. LCS는 비대칭 위협 대응을 위해 주로 단거리 무장을 탑재했는데, 운용 간 대함 공격 및 대공 방어능력 부족을 깨달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무장 개발 및 탑재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또한 대잠전 모듈의 핵심인 예인형 저주파 가변심도 음탐기는 예인 시 불안정했고 쉽게 고장 났으며 많은 수리비가 필요해 미 해군은 대잠전 모듈을 포기했다. 워터제트 엔진도 자주 고장 났고, 스텔스 선체에도 균열이 발생했다.

승조원의 임무와 함정비용 분석에도 오류가 있었다. 자동화체계 및 통합함정컴퓨팅환경 적용, 육상으로 업무 전환 등 각종 업무를 통폐합함으로써 40여 명으로 함정을 운용하고자 했으나 실제 운용 간 승조원들은 예상치 못한 여러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그 결과 승조원이 100여 명까지 증가했다. 건조비는 척당 4000억 원을 예상했으나 실제는 2배에 달했고, 연간 운용유지비는 9000톤급 이지스함의 80~90%나 필요했다.

상기 문제점을 고려해 취역한 26척 중 현재까지 3척이 퇴역했고, 내년엔 9척이 퇴역할 예정이다. 이 중 5척은 취역한 지 5년 미만이다. 미 해군은 LCS를 대체하기 위해 2026년부터 호위함 20척을 도입할 예정인데, 이미 유럽에서 운용 중인 프렘급 호위함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는 현재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 울산급 Batch-III 호위함은 물론 한국형 구축함(KDDX), 잠수함, 상륙함, 소해함 등 함정을 건조하거나 설계 중이다. 우리가 바라는 함정의 건조 개념은 최적의 승조원으로 싸워 이길 수 있으면서도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다. LCS가 경험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함정 건조·운용과 관련된 기관의 관계자들은 LCS 사례를 교훈 삼아 예상되는 문제점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치열한 논의와 지속적 협업을 통해 국익을 보호하고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해군 전력을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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