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으로 만나는 총기의 세계 - 61. 크리스 벡터(KRISS V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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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반동 방향 앞·뒤서 상·하로 바꿔
독특한 시스템 장착 널찍한 박스형 모양
자동사격 땐 명성에 비해 평가 낮아
영화 ‘레지던트 이블’서 존재감 뽐내
널찍한 박스형 외형은 특유의 반동제어 시스템을 장착한 결과물입니다. 이는 사격반동의 방향을 앞·뒤에서 상·하로 바꿔줘 힘을 상쇄시키는 기술로, 지금껏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신기한 시스템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실제로도 반동 제어에 상당히 효과가 있어 안정적인 사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반자동일 때의 상황이고, 2점사와 분당 1200발이 가능한 자동사격 땐 명성에 비하면 아쉽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특히 2점사는 탄착군이 두 곳에 대칭으로 형성되는 이슈가 나타납니다. 상·하로 변경한 반동의 방향성이 총기의 분당 발사속도와 맞아떨어지면서 발생하는 특성으로, 발사속도를 조금 변경하면 충분히 수정이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도 이 부분이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비록 두 곳으로 나뉠지언정 탄착군은 잘 모이는 편이라고 자체 평가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특이한 외형…공상과학물 자주 등장
이 총은 일반적인 AR 계열의 총기를 다뤄본 사람들이 운용하기엔 다소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먼저 안전장치와 단·연발을 조작하는 조정간이 두 개로 분리됐습니다. 많은 총기가 안전, 단발, 연사 순으로 조작되는 것과 달리 크리스 벡터는 이 기능이 나뉘어 호불호가 있습니다. 또 탄창멈치 위치가 높아 탄창을 잡고 누르거나, 한 손으로 조작하기에 수월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수직 손잡이가 없으면 이 탄창멈치 주변을 손으로 쥐게 되는데, 실수로 탄창멈치를 눌러 탄창이 분리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기관단총의 명가 헤클러운트코흐(HK)의 총들과 비교했을 때 특별한 장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대량으로 매입해 줄 마땅한 곳도 없다 보니, 민수시장을 노려 권총형과 라이플형을 비롯해 온갖 해괴망측한 장난감 같은 도색 버전을 출시하는 등 기사회생을 노리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이한 외형 덕분에 영상물에서는 크리스 벡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게임 원작 좀비 액션 시리즈 영화 ‘레지던트 이블’에서 멋진 존재감을 뽐냈으며, 마블의 드라마 ‘에이전트 오브 쉴드’ 후반부 시즌에서 외계인들의 주력 무기로 등장합니다.
모형 총기 성능은 별로, 외형은 매력
에어소프트 건으로는 크라이텍에서 전동총을 발매했고, KWA에서는 가스 블로우백(GBB)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두 모델을 비교하면 작동과 퍼포먼스는 KWA 것이 좋고, 외관과 각인 등은 크라이텍 제품이 낫다는 평가입니다.
KWA 벡터로 사막 위장 도색 의뢰를 받아 작업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처음 접했을 때 의외로 크고 무거워 놀랐습니다. 실총의 금속 부분이나 폴리머 부분 등의 부품을 금속 폴리머로 재현해 상당한 무게감이 있습니다. 작업 후 기본적인 테스트 정도만 해서 납품하기 때문에 작동성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사용자들의 필드 테스트와 내구성 후기에서 썩 좋은 평가를 찾아보지는 못했습니다.
모형 총기 외관 개선 작업을 하고 난 뒤에는 관심 없던 총기의 매력에 새롭게 눈을 뜨는 고질병이 있습니다. 크리스 벡터도 작업을 마치고 보니 미래적이고 독특한 외형에 위장 도색이 어우러진 것이 근사해 수집품에 추가로 한정 들이게 됐습니다. 크라이텍이나 KWA는 거의 100만 원급 몸값이고, 그만큼 투자할 정도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기에 비교적 저렴한 코요테(아레스) 제품을 매입했습니다. 그래도 60만 원대 제품으로 싼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먼저의 KWA 작업에선 검은색 몸체에 위장 도색을 하는 작업이라 수월했지만 이번 제품은 탄색으로 출시돼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 전체를 검정으로 도색하고, 이 기본도장이 단단해지도록 몇 주의 건조 기간을 두기로 계획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는데, 언제나 그렇듯 그 시작은 제품의 ‘완전 분해’입니다. 스프링 하나, 나사 하나까지 완전히 분해하고 세척 후 1차로 검정색을 도색합니다. 이어 탄색 위장 도색 후 즉시 도장을 지워 효과를 주고, 흙먼지와 때가 탄듯한 웨더링(weathering) 작업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전적 흠집 등을 넣어 완성했습니다.
작업 후 결과물에 꽂혀 구입한 물건이다 보니 이 총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해 액세서리는 소음기를 달아준 것이 전부입니다. 글을 쓰는 지금에서야 정보를 모으고, 역사를 좀 더 알게 돼 이제라도 액세서리를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필자 최민성은 경력 25년의 모형제작 전문가이자 전시모형 전문 업체 모델링맥스 대표로 모형총기 커스텀 작품 활동과 에어소프트건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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