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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 내 군 생활의 마지막 집중 정신전력교육이 시작됐다. 이번에도 비슷한 교육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교육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무리 AI가 대세라지만 정보 열람과 공개가 제한된 군에서 가능할지 의구심이 들었다. 반신반의한 상태로 대대 집중 정신전력교육에 참가했다.
교육은 ‘AI 정신전력 플랫폼’을 활용해 개인 선호에 맞는 영상을 시청하고, 관련된 행동화 학습을 중점으로 진행됐다. 첫 순서는 입소식이었다. 기존 교육처럼 연병장에 모여 하는 것이 아닌 ‘아미버스’ 앱을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대대장님 주관으로 입소식이 열렸다. 개개인 특성에 맞게 설정이 가능한 아바타 외형, 그 섬세함이 놀라웠다. 이전에 ‘제페토’라는 앱을 사용해 메타버스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 그에 뒤지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무엇보다 사용자의 자유도를 크게 반영했다는 점이 좋았다.
AI 플랫폼에 탑재된 군인정신 영상들을 자유롭게 시청하면서 내가 수호해야 할 국가와 국민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특히 재밌었던 활동은 ‘전망 좋은 라디오’였다. 분대장 임무 수행을 하면서 분대원들에게 고마웠던 마음을 AI 플랫폼에 게시했고, 이를 공보정훈장교님이 DJ가 돼 아미버스에서 모두에게 공유해 주셨다. 평소에는 생활관에서 발표하고 끝났겠지만, 전 대대원과 함께 감사함을 공유함으로써 서로가 한결 가까워지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셋째 날, 용사들을 들썩이게 한 활동은 ‘런닝 인 대성산’이었다. 생활관별로 4인 1개 조로 편성돼 총 6개의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중 ‘가상현실(VR) 진실의 방’이라는 부스가 흥미를 끌었다. 미션을 실패하면 AI 플랫폼 내 ‘VR 체험랜드’에서 전우들과 고공 강하를 하고, 임무를 완수해야 재도전 기회를 얻는 방식이었다. 역동적인 활동 속에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생경했지만 그만큼 즐거웠다.
넷째·다섯째 날은 국가안보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했다. 시·공간을 넘어 VR로 서대문형무소를 견학하며 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 아픔을 생생히 느꼈고, 우리나라를 반드시 지키고 수호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의구심이 기대로 변하는 일주일이었다. 매체에서 보기만 했던 AI와 VR 체험을 직접 해보니 군의 기술 발전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교육 과정도 알찼지만 내가 본 영상, 평가, 댓글 등이 빅데이터로 축적돼 향후 교육체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적극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
AI·VR 등 4차산업 신기술을 전투 플랫폼·무기체계 등 유형 전투력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무형 전투력인 정신전력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첨단기술과 함께 더욱 강한 정신전력을 갖출 국군의 앞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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