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방위사업

KF-21 최초 비행 성공 기념행사 현장을 가다

임채무

입력 2022. 09. 28   17:39
업데이트 2022. 09. 2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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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딩기어 접고 날았다 “안전비행 수행력 입증”

7월 시험비행 땐 랜딩기어 펴고 날아
비행과 이착륙 안전성 확인 ‘큰 의미’
“전력화 통해 더욱 완벽한 임무 완수”

 

28일 경남 사천시 공군3훈련비행단에서 KF-21 보라매가 활주로를 박차고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28일 경남 사천시 공군3훈련비행단에서 KF-21 보라매가 활주로를 박차고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랜딩기어를 접은 KF-21 보라매가 공군 사천기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랜딩기어를 접은 KF-21 보라매가 공군 사천기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KF-21 보라매가 성공적으로 비행을 마치고 돌아오고 있습니다. 모두 우측 상공을 주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에 행사장에 있던 참석자들의 시선이 동시에 파란 하늘로 향했다. 곧이어 구름만 있던 하늘 저 멀리서 KF-21 보라매가 굉음과 함께 우람한 자태를 뽐내며 등장했다. 눈 깜짝할 사이 비행장 가까이 다가온 보라매는 착륙하기 위해 기수를 내리고 하강을 시도했다. 참석자들은 보라매의 모습을 한순간이라도 놓칠까 싶어 숨을 죽이고 시선을 집중했다. 활주로와 보라매가 일직선이 된 상황. 랜딩기어를 내린 보라매가 미끄러지듯 활주로에 안착했다. 2022년 9월 28일 오후 3시9분, KF-21 보라매가 다시 한 번 비행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글=임채무/사진=양동욱 기자


이날 경남 사천시 공군3훈련비행단(3훈비)에서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보라매 최초 비행 성공 축하 기념행사가 거행됐다.

행사에는 이헌승 국회 국방위원장,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이종호 해군참모총장·정상화 공군참모총장·김태성 해병대사령관 등 군 주요 직위자와 역대 공군참모총장,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무함마드 헤린드라 국방 차관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정부 대표단,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개발 참여 업체 관계자, 주한 외국 무관, 지역 주민 등이 함께했다. 더불어 6·25전쟁 당시 F-51D 무스탕 전투기에 탑승해 최초로 100회 출격을 달성한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과 행사에서 보라매 조종간을 잡은 안준현 공군중령(진)의 가족도 동참해 자리를 빛냈다.

최초 비행 성공 축하 기념행사는 보라매가 안전한 비행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라는 점에서 지난 7월 19일 공개된 최초 비행과는 차이가 있다. 이날 보라매가 랜딩기어(Landing Gear)를 접고 비행한 것도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동안 보라매가 랜딩기어를 접고 비행한 모습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방사청 관계자는 “최초 비행 성공 기념행사는 안전한 비행과 이착륙이 가능함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동시에 비행시험 단계로 진입해 본격적인 성능검증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개발과정의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행사는 사전 공연, 개식 선언, 현장 중계 영상 시청, 국민의례, 경과 보고, 비행 브리핑, 보라매 이륙, 기념사, 보라매 착륙, 조종사 소개 및 비행 보고, 격려사 순으로 진행됐다. 사전 공연은 종이비행기 오래 날리기 국가대표 ‘위 플레이(We Play)’ 팀과 사천시 하늘사랑어린이합창단이 맡아 행사 분위기를 띄웠다. 위 플레이팀은 보라매의 비행 성공 축하와 KF-X 사업 성공을 기원하며 멀리 던지기, 곡예비행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금부터 KF-21 보라매 비상을 축하하는 역사적인 순간, 최초 비행 행사, ‘하늘을 날다’를 시작합니다.” 사회자의 개식 선언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문을 열었다. 경과 보고는 노지만 방사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이 맡았다. 노 단장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보라매가 최초 비행 성공을 달성할 수 있었던 과정을 소개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일중(대령) 공군52시험평가전대장은 비행 브리핑을 했다. 비행 브리핑은 비행 임무·목적·요령 등을 지휘관 등에게 미리 설명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조종사가 임무를 다시 한 번 숙지하고, 이상 유무를 최종 확인한다는 점에서 항공기 출격을 위한 매우 중요한 절차다.

비행에 앞서 현장 준비 모습이 영상으로 생중계됐다. 보라매는 KAI 주기장에서 엔진 연소를 비롯해 수평 꼬리날개, 주날개 플랩(Flap) 등을 움직이며 마치 운동선수가 시합 전 몸을 푸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또 KAI 주기장에서 3훈비 활주로 대기선으로 이동할 때는 원활한 방향 전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행사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보라매와 편조를 이뤄 비행할 FA-50 경공격기도 대기선에 들어섰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오후 2시50분쯤, 드디어 보라매와 FA-50이 비상(飛上)을 시작,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로 솟아올랐다. 행사장에서는 중간중간 보라매와 통제탑의 교신 내용을 실시간 중계해 생동감을 더했다. 공군 사천기지와 사천만 바다 위를 선회 비행한 보라매와 FA-50은 오후 3시9분경, 활주로에 무사히 착륙했다. 동시에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안 중령(진)은 행사장 가까이 보라매를 몰고 온 뒤 조종석에서 내려 이 장관에게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국산 전투기 전력화를 통해 더욱 완벽한 공중전력의 임무를 완수하겠다”며 비행 임무 완수를 보고했다. 이 장관은 안 중령(진)의 목에 화환을 걸어주며 격려했다.

이 장관은 격려사에서 “지난 20여 년간 KF-21 보라매 개발을 위해 헌신해온 방사청과 KAI, 공군, 협력업체, 학계, 연구소에 감사하다”면서 “보라매가 미래 전장을 지배하는 영공수호 주역이자, 북핵 위협을 억제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중령(진)은 “지난 7월 최초 비행과 마찬가지로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면서 “앞으로 남은 시험비행도 이동규·진태범 수석조종사, 이진욱 중령과 함께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채무 기자 < lims86@dema.mil.kr >
양동욱 기자 < dwy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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