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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 오성탁 준위] 구국의 빛을 밝힌 팔미도 등대

입력 2022. 09. 14   16:20
업데이트 2022. 09. 1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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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탁 준위.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
오성탁 준위.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기습 공격과 함께 6·25전쟁이 시작됐다. 국군은 북한군 공세에 밀려 국토 대부분을 빼앗기고, 낙동강에 마지막 방어선을 구축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 그해 9월 15일 단행된 인천상륙작전으로 승리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로 인해 인천상륙작전은 6·25전쟁에서 성공한 최고의 군사작전으로 평가받게 됐다.

이 승전의 내면에는 결정적으로 활약한 켈로(KLO)부대가 있었다. 6명의 켈로부대원은 칠흑 같은 어두운 밤 작전에 나섰다. 연합군 함대가 인천항으로 진입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절실했었던 단 하나의 불빛, 그 불빛을 밝히기 위해서다.

이들은 인천상륙작전 당시 맥아더 장군이 내린 ‘15일 0시 팔미도 등대에 불을 밝혀라’는 지시를 받고, 그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목숨을 아낌없이 조국에 헌신했다. 그리고 그림자처럼 은밀하게 침투한 끝에 팔미도 등대를 밝히며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로써 유엔 연합군 260여 척의 함정이 인천으로 상륙해 전쟁의 판세를 순식간에 뒤바꿀 수 있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도 그려진 그 유명한 ‘팔미도 등대 탈환작전’ 이야기다.

이처럼 팔미도는 인천상륙작전 성공의 중요한 발판이 된 매우 뜻깊은 역사적 장소로 자리매김했고, 팔미도 등대는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키는 애국의 상징이 됐다.

나는 올해 6월 준사관 63기로 임관했다. 27년의 군 생활 중 처음으로 지휘관이라는 중책을 부여받아 7월 14일 이곳 팔미도 286해상감시장비운용대장으로 부임해 인천 앞바다와 서북도서 기지의 경계·방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을 구하기 위해 호국 영웅들은 인천상륙작전에서 장렬히 산화했다. 숭고한 희생정신과 진정한 용기에 나도 모르게 존경의 마음으로 머리를 숙였다.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더욱 더 소중하다.

9월 15일 오늘, 이곳 팔미도에서는 인천상륙작전 승전을 기념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켈로부대원의 호국·희생정신을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72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 해군은 호국 영웅들의 피와 땀으로 지켜낸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팔미도를 철통같이 지키고 있다. 286해상감시장비운용대는 오늘 밤도, 또 앞으로도 팔미도 등대와 함께 인천 앞바다를 항해하는 수많은 선박의 ‘항해 안전 지키미’ 역할을 할 것이다. 아울러 서북도서 해역의 ‘해양수호 지키미’로서 두 눈을 부릅뜨고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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