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루프트한자 여객기 납치사건서
독일 GSG9이 테러범 제압하며 명성
英 SAS·대한민국 경찰특공대서 사용
충실한 기본기 바탕 다양한 변형 제작
셀 수 없이 많은 영화·게임에 등장
대테러 특수부대 ‘표준 총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관단총(SMG)이 있었으니, 바로 헤클러운트코흐(HK)의 MP5 시리즈입니다. 대테러 특수부대원의 전형적인 모습이 ‘검은 전투복, 검은 복면, 검은 방탄복, 그리고 MP5 기관단총’으로 대중에게 각인될 정도로 MP5의 시장 장악력은 굉장했습니다. 오늘은 영국 SAS부터 대한민국 경찰특공대까지 수많은 특수부대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MP5 시리즈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대테러작전에서 활약 ‘세계 표준’ 등극
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각국은 권총탄을 소총처럼 사용하는 무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미국의 톰슨(Thompson), 독일의 MP40, 영국의 스텐(Sten) 기관단총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기관단총의 효용성을 눈여겨보고 있던 구(舊) 서독이 1960년대에 개발한 총기가 바로 MP5입니다. MP는 독일어 ‘마쉬넨 피스톨레(Machinen Pistole)’의 약자로 ‘기관 권총’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권총탄을 사용하는 이유는 국경수비대뿐만 아니라 경찰·대테러부대를 위해 개발한 총기이다 보니 인질이나 민간인들의 피해를 줄이고자 소총탄보다 관통력이 낮은 권총탄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이는 상당히 선견지명이 있는 판단이었지만, 처음부터 잘 나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관 권총’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생각보다 무거운 무게와 소총처럼 큰 덩치로 인기를 얻지 못했죠.
그러다 1977년 루프트한자 여객기 납치사건에서 독일 특수부대 GSG9이 MP5로 테러범들을 제압하면서 명성이 드높아지기 시작합니다. 이어 1980년 MP5로 무장한 영국 SAS가 이란 대사관 인질구출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대테러 무기의 세계 표준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이후 MP5는 충실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소음기를 고정 장착해 은밀한 작전 역량을 극대화한 MP5SD 계열, 극단적으로 짧은 모델 MP5K와 이를 숨긴 채로 사격이 가능한 특수 서류가방 코퍼(Koffer) 등 다양한 변형이 제작됐습니다.
인기 총기이다 보니 셀 수 없이 많은 영화와 게임에 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오징어 게임’에서 악당들의 총기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세상이 험해져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도 방탄복을 두르고 중화기로 무장한 오늘날에는 9㎜ 권총탄보다 5.56㎜ 소총탄이 신뢰를 받게 되면서 대테러 총기의 유행도 바뀌게 됐지만, MP5는 여전히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제 모형으로 이야기를 돌려보겠습니다.
인기 힘입어 수많은 모형 총기 출시
1990년대 모형 총기 업계를 주름잡던 3대 인기 총기를 꼽자면 M16 계열과 AK 계열, 그리고 MP5 계열이 있습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일본 대부분의 에어소프트건(Air soft gun) 제조사에서 하나 이상의 MP5 모델을 만들었고, 국내에서도 아카데미과학에서 에어코킹(Air cocking)이었던 MP5A3 구형 모델에 이어 전동총으로 MP5A3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L85A1 소총에 이은 두 번째, 세계적으로는 세 번째로 전동총으로 발매돼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모형 총기의 절대 인기 제품인 M16보다 먼저 전동화가 이뤄진 것이니까요.
필자의 첫 전동총도 아카데미과학 MP5A3였습니다. L85A1이나 FA-MAS 같은 불펍(Bullpup) 소총은 눈에 들지 않아 고민이던 중 MP5가 발매돼 어찌나 반가웠는지, 한동안 행복하게 서바이벌 게임의 주 무장으로 사용했었습니다.
그렇게 수십 년이 지나 지금은 전동총(AEG), 가스블로우백(GBB) 할 것 없이 무수히 많은 MP5가 넘쳐납니다. 오리지널 2형식 기어박스의 마루이 복제품이 유행하다 금속 총몸 제품들이 중량감으로 수집가를 꾀더니, 이후엔 아예 강철 프레스 공법으로 총몸을 만든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현재는 실물 부품이 적용될 정도의 높은 재현도, 실총과 흡사한 표면처리와 질감, 심지어 용접 자국까지 표현하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대세는 AR 계열이고, 낮은 확장성으로 게이머 사이에서 인기가 시들한 지금도 꾸준히 제품이 나오는 것은 모형 총기 제작사 대표들이 대부분 필자처럼 90년대 감성을 간직하고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집탄은 역시 마루이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1세대 전동총 버전이 플라스틱 외피였다면 현 차세대 모델은 알루미늄 재질의 금속 총몸이 눈에 띕니다. GBB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블로우백 기능도 있어서 사실감을 높였으며, 특히 손잡이를 내리쳐서 폼 나게 장전하는 일명 ‘HK슬램(Slam)’을 마음껏 즐기라고 홍보할 정도로 내구성에 자신감을 보입니다. 1세대 마루이 제품은 현재 시마에서 카피해 금속 제품으로 발매하고 있습니다.
전동 블로우백(EBB) 모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메이커는 대만의 BOLT 제품입니다. 전동총이지만 강력한 반동이 장점이며, 몸체는 강철 프레스로 돼있어 외관 재현도 또한 훌륭합니다. 마루이에 익숙한 분들은 볼트의 제품이 투박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실물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체 표면처리도 좋고, 적당한 집탄으로 게임용으로써 괜찮은 제품입니다.
그러나 MP5를 한 개만 매입해야 한다면, 필자는 VFC의 가스블로우백 모델(GBB)을 추천합니다. 우선 외관의 재현도가 우수하고, 일부 부속은 실물로 교환이 가능할 만큼 완성도가 뛰어납니다. 가스식 에어소프트건답게 반동이 강력하며, 분해 때 부품의 형태와 구성이 실감이 납니다. 그런데 정작 필자는 인연이 없는지, 아직 VFC 제품은 소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것이 아닌데도 말이죠.
MP5는 온통 검은 총이기에 딱히 어울리는 마감법이 없습니다. 그저 검정을 도색하고 벗겨내는 것 외에는 해줄 것이 없고, 그마저도 필자는 마루이 초기 모델 세대여서 그런지 말끔한 MP5 그대로 소장하고 있습니다.
대테러부대를 위해 태어났지만, 어쩐지 요즘은 ‘오징어 게임’이나 ‘종이의 집’ 등의 콘텐츠에서 범죄자 손에 들려 있는 모습이 더 많이 보이는 MP5 소개였습니다.
사진=필자 제공
필자 최민성은 경력 25년의 모형제작 전문가이자 전시모형 전문 업체 모델링맥스 대표로 모형총기 커스텀 작품 활동과 에어소프트건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77년 루프트한자 여객기 납치사건서
독일 GSG9이 테러범 제압하며 명성
英 SAS·대한민국 경찰특공대서 사용
충실한 기본기 바탕 다양한 변형 제작
셀 수 없이 많은 영화·게임에 등장
대테러 특수부대 ‘표준 총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관단총(SMG)이 있었으니, 바로 헤클러운트코흐(HK)의 MP5 시리즈입니다. 대테러 특수부대원의 전형적인 모습이 ‘검은 전투복, 검은 복면, 검은 방탄복, 그리고 MP5 기관단총’으로 대중에게 각인될 정도로 MP5의 시장 장악력은 굉장했습니다. 오늘은 영국 SAS부터 대한민국 경찰특공대까지 수많은 특수부대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MP5 시리즈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대테러작전에서 활약 ‘세계 표준’ 등극
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각국은 권총탄을 소총처럼 사용하는 무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미국의 톰슨(Thompson), 독일의 MP40, 영국의 스텐(Sten) 기관단총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기관단총의 효용성을 눈여겨보고 있던 구(舊) 서독이 1960년대에 개발한 총기가 바로 MP5입니다. MP는 독일어 ‘마쉬넨 피스톨레(Machinen Pistole)’의 약자로 ‘기관 권총’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권총탄을 사용하는 이유는 국경수비대뿐만 아니라 경찰·대테러부대를 위해 개발한 총기이다 보니 인질이나 민간인들의 피해를 줄이고자 소총탄보다 관통력이 낮은 권총탄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이는 상당히 선견지명이 있는 판단이었지만, 처음부터 잘 나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관 권총’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생각보다 무거운 무게와 소총처럼 큰 덩치로 인기를 얻지 못했죠.
그러다 1977년 루프트한자 여객기 납치사건에서 독일 특수부대 GSG9이 MP5로 테러범들을 제압하면서 명성이 드높아지기 시작합니다. 이어 1980년 MP5로 무장한 영국 SAS가 이란 대사관 인질구출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대테러 무기의 세계 표준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이후 MP5는 충실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소음기를 고정 장착해 은밀한 작전 역량을 극대화한 MP5SD 계열, 극단적으로 짧은 모델 MP5K와 이를 숨긴 채로 사격이 가능한 특수 서류가방 코퍼(Koffer) 등 다양한 변형이 제작됐습니다.
인기 총기이다 보니 셀 수 없이 많은 영화와 게임에 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오징어 게임’에서 악당들의 총기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세상이 험해져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도 방탄복을 두르고 중화기로 무장한 오늘날에는 9㎜ 권총탄보다 5.56㎜ 소총탄이 신뢰를 받게 되면서 대테러 총기의 유행도 바뀌게 됐지만, MP5는 여전히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제 모형으로 이야기를 돌려보겠습니다.
인기 힘입어 수많은 모형 총기 출시
1990년대 모형 총기 업계를 주름잡던 3대 인기 총기를 꼽자면 M16 계열과 AK 계열, 그리고 MP5 계열이 있습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일본 대부분의 에어소프트건(Air soft gun) 제조사에서 하나 이상의 MP5 모델을 만들었고, 국내에서도 아카데미과학에서 에어코킹(Air cocking)이었던 MP5A3 구형 모델에 이어 전동총으로 MP5A3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L85A1 소총에 이은 두 번째, 세계적으로는 세 번째로 전동총으로 발매돼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모형 총기의 절대 인기 제품인 M16보다 먼저 전동화가 이뤄진 것이니까요.
필자의 첫 전동총도 아카데미과학 MP5A3였습니다. L85A1이나 FA-MAS 같은 불펍(Bullpup) 소총은 눈에 들지 않아 고민이던 중 MP5가 발매돼 어찌나 반가웠는지, 한동안 행복하게 서바이벌 게임의 주 무장으로 사용했었습니다.
그렇게 수십 년이 지나 지금은 전동총(AEG), 가스블로우백(GBB) 할 것 없이 무수히 많은 MP5가 넘쳐납니다. 오리지널 2형식 기어박스의 마루이 복제품이 유행하다 금속 총몸 제품들이 중량감으로 수집가를 꾀더니, 이후엔 아예 강철 프레스 공법으로 총몸을 만든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현재는 실물 부품이 적용될 정도의 높은 재현도, 실총과 흡사한 표면처리와 질감, 심지어 용접 자국까지 표현하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대세는 AR 계열이고, 낮은 확장성으로 게이머 사이에서 인기가 시들한 지금도 꾸준히 제품이 나오는 것은 모형 총기 제작사 대표들이 대부분 필자처럼 90년대 감성을 간직하고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집탄은 역시 마루이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1세대 전동총 버전이 플라스틱 외피였다면 현 차세대 모델은 알루미늄 재질의 금속 총몸이 눈에 띕니다. GBB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블로우백 기능도 있어서 사실감을 높였으며, 특히 손잡이를 내리쳐서 폼 나게 장전하는 일명 ‘HK슬램(Slam)’을 마음껏 즐기라고 홍보할 정도로 내구성에 자신감을 보입니다. 1세대 마루이 제품은 현재 시마에서 카피해 금속 제품으로 발매하고 있습니다.
전동 블로우백(EBB) 모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메이커는 대만의 BOLT 제품입니다. 전동총이지만 강력한 반동이 장점이며, 몸체는 강철 프레스로 돼있어 외관 재현도 또한 훌륭합니다. 마루이에 익숙한 분들은 볼트의 제품이 투박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실물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체 표면처리도 좋고, 적당한 집탄으로 게임용으로써 괜찮은 제품입니다.
그러나 MP5를 한 개만 매입해야 한다면, 필자는 VFC의 가스블로우백 모델(GBB)을 추천합니다. 우선 외관의 재현도가 우수하고, 일부 부속은 실물로 교환이 가능할 만큼 완성도가 뛰어납니다. 가스식 에어소프트건답게 반동이 강력하며, 분해 때 부품의 형태와 구성이 실감이 납니다. 그런데 정작 필자는 인연이 없는지, 아직 VFC 제품은 소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것이 아닌데도 말이죠.
MP5는 온통 검은 총이기에 딱히 어울리는 마감법이 없습니다. 그저 검정을 도색하고 벗겨내는 것 외에는 해줄 것이 없고, 그마저도 필자는 마루이 초기 모델 세대여서 그런지 말끔한 MP5 그대로 소장하고 있습니다.
대테러부대를 위해 태어났지만, 어쩐지 요즘은 ‘오징어 게임’이나 ‘종이의 집’ 등의 콘텐츠에서 범죄자 손에 들려 있는 모습이 더 많이 보이는 MP5 소개였습니다.
사진=필자 제공
필자 최민성은 경력 25년의 모형제작 전문가이자 전시모형 전문 업체 모델링맥스 대표로 모형총기 커스텀 작품 활동과 에어소프트건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