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군53보병사단 전시증원 지원시설 연합 방호훈련 현장을 가다

이원준

입력 2022. 08. 29   17:27
업데이트 2022. 08. 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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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형의 기습 테러도 통합방위체계로 신속 진압”


29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연합 방호훈련에서 육군53보병사단과 미 전투지원대대 장병들이 차량을 통한 침투 시도에 맞춰 검문소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29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연합 방호훈련에서 육군53보병사단과 미 전투지원대대 장병들이 차량을 통한 침투 시도에 맞춰 검문소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적 드론 폭발물·화생방 테러

전파 차단 무기 재밍건 쏴 즉시 무력화

방재 드론·차량, 지상·공중 동시 제독


적 특수작전부대 외곽 통한 침투

미군과 연합기동타격대 구성 1차 격멸

수리온 헬기로 SDT 옥상 투입 잔당 소탕


폭발물 든 차량 이용 고속침투

K806 차륜형 장갑차로 트럭 돌진 차단

운전자 제압…EOD, 폭발물 처리·수거



‘적이 드론으로 폭발물을 투하한다면?’ ’시설 외곽으로 은밀히 침투한다면?’ ‘차량으로 검문소를 뚫고 내달린다면?’

중요시설에 대한 테러·공격은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고 대비해야 한다. 적의 공격은 미리 쓴 ‘각본’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대응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훈련이다. 발생 가능한 상황들을 가정한 훈련을 통해 우리는 실전에서 대응 역량과 전투태세를 끌어올린다. 육군53보병사단이 29일 전시증원(RSOI) 지원시설에 대한 테러·공격상황을 가정해 실시한 연합 방호훈련도 그런 목적에서 마련됐다.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의 하나로 마련된 훈련을 통해 사단은 민·관·군·경·소방 등 통합방위체계를 점검하고, 한미 연합대비태세를 강화할 수 있었다. 글=이원준/사진=백승윤 기자


드론 침투로부터 부산을 지켜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전개된 이날 훈련에는 53사단을 필두로 부산광역시, 연제구청, 동래구청,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미 전투지원대대, 공군5공중기동비행단, 육군21항공단 등 유관 기관 및 통합방위요소가 참가했다. 훈련은 RSOI 지원시설에 대한 3가지 테러·공격상황을 가정했다.

‘적 드론 폭발물 및 화생방 테러’ ‘시설 외곽을 통한 적 공격·침투’ ‘폭발물이 든 차량을 이용한 고속침투’ 등이 그것이다.

RSOI는 전시 연합군 증원전력의 수용(Reception)-대기(Staging)-전방 이동(Onward Movement)-통합(Integration)을 뜻한다. 한마디로 유사시 한반도에 배치될 병력·장비가 한국에 입국해 전방으로 투입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가리킨다. 이중 부산은 미 증원전력의 ‘RSO’를 담당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따라서 53사단을 비롯한 통합방위요소는 한미동맹의 힘을 투사하는 이곳 부산에서 전시상황을 연계한 실전과 같은 훈련을 마련했다.

첫 번째 훈련 상황은 드론에 의한 폭발물 및 화생방 테러. 대공망을 뚫고 경기장으로 침투한 드론이 지상에 폭발물을 투하하자 ‘펑’ 소리와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경계병력의 상황보고를 통해 드론을 식별한 군과 경찰은 곧장 화생방지원대와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대(對)드론 작전을 펼쳤다. 군 소형전술차량의 엄호를 받으며 경찰특공대가 재밍건을 발사하며 적 드론을 무력화했다. 재밍건은 드론과 조종사의 전파를 차단하는 무기로, 반경 500m 내 전파를 방해할 수 있다.

폭발물 드론은 제압했지만, 그 뒤로 또 다른 드론이 침투했다. 이번에는 화생방 물질을 실은 기체였다. 화생방 상황이 발생하자 부산소방재난본부 특수구조단과 53사단 화생방테러특수임무대(CRST)가 출동해 일대를 통제하고 오염 여부를 확인했다. 동시에 방재 드론과 화생방 차량이 나란히 등장해 공중과 지상에서 동시에 제독을 시작했다.

화생방 공격에 맞선 민·관·군의 대응은 이후로도 물 흐르듯 이어졌다. 현장에는 화생방 오염 인원 제독을 위한 인체제독소가 꾸려졌고, 1차 제독을 마친 뒤에는 구급차를 이용해 환자를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육군53사단 화생방테러특수임무대 장병들이 화생방 오염 지역을 제독하고 있다.
육군53사단 화생방테러특수임무대 장병들이 화생방 오염 지역을 제독하고 있다.


특작부대 침투에도, 차량 테러에도 이상무

두 번째는 적 특수작전부대가 RSOI 지원시설 외곽 경계를 뚫고 내부로 침투한 상황이 이어졌다. 한미는 즉각 대대 전술지휘소를 개소해 대응에 나섰다.

위성중계차량으로 상황을 보고한 53사단은 미군과 연합기동타격대를 꾸려 순찰활동을 개시했다. 수색정찰 과정에서 침투한 특작부대 4명 중 1명은 격멸됐지만, 나머지 3명은 건물 내부로 숨어들었다. 이에 우리 군은 추적격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소탕 작전에 나섰다. 지상에서는 기동대대 장병들이 건물을 에워싸며 숨통을 조였고, 공중에서는 군사경찰특임대(SDT) 대원들이 수리온 헬기에서 급속헬기로프하강을 하며 건물 옥상으로 침투했다. 입체적인 작전 덕분에 건물 내부에 숨은 적을 모조리 소탕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육군53사단 군사경찰특임대 장병들이 건물을 점거한 적을 진압하기 위해 수리온 헬기에서 급속헬기로프하강을 하고 있다.
육군53사단 군사경찰특임대 장병들이 건물을 점거한 적을 진압하기 위해 수리온 헬기에서 급속헬기로프하강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차량으로 침투를 시도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시설 진출입로에 마련된 연합검문소를 향해 화물차 1대가 서서히 다가왔다. 한미 장병들이 검문을 위해 정지 신호를 보냈지만, 차량은 검문에 응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돌파를 시도했다. 일촉즉발의 상황,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K806 차륜형장갑차가 내달려 전·후방에서 화물차 진입을 가로막았다. K806은 기존 궤도형 장갑차들과 비교해 도시지역에서 빠른 기동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화물차를 이용, 돌파를 시도하는 적 운전자를 제압하고 있는 육군53사단 추적격멸TF 장병들.
화물차를 이용, 돌파를 시도하는 적 운전자를 제압하고 있는 육군53사단 추적격멸TF 장병들.

이어 추적격멸TF가 차량 운전자를 끌어내 제압했다. 확인해보니 운전자는 적군이었고, 화물차 내부에서 다량의 폭발물이 발견됐다.

이에 53사단 위험성폭발물개척팀(EHCT)와 공군5비 폭발물처리반(EOD)이 투입돼 폭발물을 수거·처리하는 것을 끝으로 훈련은 종료됐다.

사단은 다양한 위험 대응역량을 점검한 이번 훈련을 통해 전시 미 증원전력 전개의 완전성을 제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실전 같은 훈련을 위해 차륜형 장갑차, 드론, 무인기(UAV), 지뢰방호차량, 폭발물처리 로봇 등을 운용하며 도시지역 방위에 특화된 전력의 실효성을 검증했다고 전했다.

53사단 노현석(대령) 코끼리여단장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전시 연합전력 창출의 출발지인 부산은 전·평시 완벽히 지켜야 할 지역”이라며 “이번 훈련을 통해 우리의 임무를 제대로 완수하기 위한 소중한 경험을 했으며, 앞으로도 연합전력 및 통합방위요소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원준 기자 < wonjun44@dema.mil.kr >
백승윤 기자 < sose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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