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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을 입은 지 어느덧 30년이 돼 간다. 처음 입대해 신병교육대대에서 교육받았고, 다시 부사관학교를 거쳐 하사로 임관했다. 그때는 꿈이 있었다. 나중에 육군 주임원사를 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초급간부 기간 그 목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기행병과는 당시 육군 주임원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고민하던 중 준사관인 멋진 선배님을 만나 목표를 변경했다. 준사관에 도전한 지 3번 만에 합격해 지금까지 행복하게 군 생활을 하고 있다.
군 생활 중 3가지 목표와 계획이 있었다. 첫 번째는 아내와 결혼해 10년 이내에 집을 장만하는 것이었다. 조금씩 아끼고 적금을 모아 6년 만에 작은 아파트를 장만했다. 두 번째는 야전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알려 주고 싶어 교관 직책에 지원했다. 지금까지 13년째 교관으로 후배를 양성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군인으로서 마무리를 잘하자’이다. 그러기 위해 고민하고 또 준비하고 있다. 먼저 특급전사 도전이다. 2017년과 2019년, 지난해까지 3차례 특급전사에 올랐다. 체력측정, 사격, 정신전력, 주특기 평가, 응급처치 등 힘든 면도 있었다. 바쁜 업무 중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체력을 키웠고, 정신전력 평가에 대비해 외워지지 않는 부분을 반복해 읽고 썼다. 사격에서는 노안으로 걱정이 많았지만, 집중력을 발휘해 19발을 명중시켰다. 특급전사로 확정됐을 땐 정말 하늘을 날 듯이 기뻤다. 주변에서 준위는 상위 계급으로 진급도 없는데, 왜 그리 열심히 하냐며 묻기도 한다.
그 이유는 군무원이 되고자 준비 중인 큰딸과 학군단에서 예비군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작은딸에게 자랑스러운 선배이길 원해서다. 체력이 부족했던 작은딸은 학군단에 합격하기 위해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뛰고 연습해 결국 합격했다. 딸이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고마웠다. 두 딸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아빠, 군 선배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 그래서 전역할 때까지 몇 번 남지 않은 특급전사 도전 기회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끝으로 매일 짧지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중 하나가 ‘세 줄의 일기 쓰기’다. 과거 국방일보를 보다가 당시 김성구 샘터 대표이사가 쓴 ‘하루 세 줄’이란 글을 읽고 시작한 게 벌써 3년이 지났다. 첫 줄은 오늘 하루 가장 안 좋았던 일, 둘째 줄은 좋았던 일, 그리고 마지막은 내일의 목표나 할 일을 기록하는 것이다. 간단하지만 하루를 돌아보며 인생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어 좋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추천한다.
이제 군 생활의 정점을 지나 내리막을 향해 가고 있지만, 군복을 입고 있는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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