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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하부는 왜 빨간색으로 칠할까

입력 2022. 08. 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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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수(吃水·draft)는 물에 잠기는 부분 

먼 수평선으로 보면 회색이 관측 힘들어

두터운 검은색은 만재배수량 기준선 표시 


선박에서 물에 잠기는 부분을 흘수라고 부르며 대체로 빨간색으로 칠한다.  진수식을 앞두고 있는 세종대왕함. 국방일보DB
선박에서 물에 잠기는 부분을 흘수라고 부르며 대체로 빨간색으로 칠한다. 진수식을 앞두고 있는 세종대왕함. 국방일보DB


함정의 규모나 제원을 말할 때 굳이 높이가 얼마라고 제시하는 예는 그리 많지 않다. 물론 함정의 높이를 안 재거나 밝히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흘수(吃水·draft)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가 더 많이 쓰인다.


흘수란 배처럼 어떤 물체가 물 위에 떠 있을 때 물에 잠겨 있는 부분의 깊이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수면에서 배의 최하부까지의 수직의 거리(높이)를 이른다. 함정의 앞(함수)과 뒷(함미) 부근에 짧은 선(線)과 함께 숫자로 표기된다.


군수지원함인 소양함의 쓰여진 흘수. 검은 색으로 칠해진 두터운 선은 만재배수량 기준선을 나타낸다. 국방일보DB.
군수지원함인 소양함의 쓰여진 흘수. 검은 색으로 칠해진 두터운 선은 만재배수량 기준선을 나타낸다. 국방일보DB.


흘수는 적재 및 용적량과도 관계가 있어 함정에 실리는 적재물의 무게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대체로 만재 때를 기준으로 한다. 함수와 함미의 수치가 다르며 수온과 계절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점이 특징이다. 왜냐하면 수온이 높으면 밀도가 낮아지고 밀도는 부피에 반비례하므로 흘수가 높아진다(올라간다). 


흘수가 올라간다는 것은 배가 그만큼 가라앉는다는 뜻이다. 함정에 물건을 가득 실었을 때 바닷물이 배의 닿는 만재흘수선은 항행의 안전상 허용된 최대 수치이다. 만재흘수선 이상으로 올라가면 항해할 수 없다. 또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때도 흘수는 길이, 폭과 함께 기준 수치를 초과하면 안되는 요소가 된다. 최근 파나마 운하를 통과를 허용하는 최대 흘수는 15.2m이다. 


우리 해군의 주요 함정 흘수는 7600톤급의 세종대왕함(DDG-991)이 6.25m, 1800톤급의 한국형 호위함(FF)이 3.5m, 1만4500톤급의 대형수송함(LPH) 독도함이 6.6m이다. 


■ 함정에 왜 빨간색이... 


함정이 흘수선 아래 즉, 물에 잠기는 부분을 보면 거의 다 빨간색이다. 그 위로는 회색이 칠해져 있고, 빨간색과 회색 사이에 검은 선이 두텁게 칠해져 있다.


우선 왜 빨간색일까. 


대형 선박에는 녹을 방지하는 ‘방청도료’와 조개와 같은 바다생물이 함정에 달라붙는 것을 막기 위해 ‘방오도료’(오물을 방지하는 페인트)를 칠한다. 이 ‘방오도료’에는 생물체의 신진대사를 방해하는 ‘방오제’가 30∼40%나 들어가 있는데, 주된 성분이 ‘아산화동(Cu₂O)’이다. 이 물질은 붉은색을 띤다. 함정 흘수선 아래 부분이 빨간색이 된 이유다. 관측을 방해하는 위장이 목적이 아니다. 


배가 바다를 오가다 보면 어마어마한 양의 조개류와 해조류가 들러붙기 마련이다. 이는 배 전체 무게를 상승시켜 항해속도와 연료효율을 낮추고 선체를 상하게 한다. 


무인청소로봇 '치로'가 함정에 달라붙는 조개 등 바다생물들을 제거하고 있다.
무인청소로봇 '치로'가 함정에 달라붙는 조개 등 바다생물들을 제거하고 있다.


다음 회색을 쓰는 이유. 


무기체계들은 대체로 주변 환경과 조화되게 색을 칠해서 그 모습이 잘 관측되지 않도록 위장형 도색을 한다. 바다는 파란색 계열이므로 함정도 위장하려면 파랑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수평선 근처에서 해무(해무)와 어울어지면 회색 계열의 물체가 오히려 관측에 곤란하다고 한다. 


 셋째, 두터운 검은 색 줄은 만재배수량 기준선(만재선)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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