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53보병사단 김승교 예비군지휘관
의식 잃은 외국인 심폐소생술로 구조
예상하지 못한 사고 현장을 맞닥뜨리면 누구나 당황해 외면하려 한다. 하지만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군인은 누구보다 먼저 나선다. 전국 곳곳에서 이웃을 위해 행동에 나선 장병들의 미담이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육군5포병여단 선봉대대 이현식(원사) 탄약반장은 지난달 13일 퇴근하던 중 경기도 포천시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도로 중앙의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차량을 갓길에 정차하고 현장으로 뛰어간 이 원사는 다친 운전자를 갓길로 대피시키고 119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했다.
운전자의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을 확인한 이 원사는 2차 사고 방지에도 힘썼다. 사고 차량의 파손 부속품을 제거하고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뒤따르는 차량을 통제했다.
부상자를 구조대에 인계한 이 원사는 경찰에 상황을 설명하고 교통 통제도 끝까지 함께 했다.
이 원사는 “군인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하다”며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군인으로서 명예로운 일이고, 큰 행복 중 하나”라고 말했다.
도움의 손길은 국적을 가리지 않았다. 육군53보병사단 범서1읍대 김승교 예비군지휘관은 휴가 중이던 지난 3월 20일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외국인을 발견했다. 그는 신속하게 환자의 의식과 호흡을 확인하고 즉시 심폐소생술에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고 한 청년이 다가와 심폐소생술을 도왔고, 주변 시민들이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 덕분에 외국인은 무사히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김 지휘관은 “자칫 귀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급박한 순간에 망설임은 사치라고 판단했다”며 “심폐소생술을 함께한 청년과 도와주신 지역 주민, 그리고 소방대원의 긴급한 대처가 없었다면 위기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며 당시 자신을 도와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위급한 상황에 처한 시민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도운 간부의 사연도 감동을 준다. 주인공은 육군31보병사단 김호규대대 유성식(대위) 중대장. 유 대위는 지난달 27일 수색정찰 복귀 중 전남 신안군의 한 도로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80대 여성을 발견했다. 안전한 곳에 차량을 세운 그는 어르신의 상황을 살피고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
이어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인근을 지나는 차량의 감속을 유도한 뒤 구조대가 어르신을 응급조처하고 병원으로 후송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평소 외할머니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유 대위는 “현장을 목격하자 외할머니 생각이 났다. 머릿속에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후송된 할머니께서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들었는데 꼭 회복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제가 아닌 다른 군인이라도 당연히 그랬을 것이며, 앞으로도 군의 일원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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